• 남녀 구분 기준을 버려라
        2011년 03월 19일 08: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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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어요-교과서 밖 남녀평등 이야기』(카리나 루아르 지음, 이현정 옮김, 웅진주니어, 8000원)는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선사시대를 시작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해 왔고,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각 나라와 문화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흐름을 알기 쉽게 들려준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평등으로 향하는 지름길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와 함께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남녀차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게 하는 것이 교육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라나는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선사시대 때 남자와 여자는 힘이 세고 약함에 따라 해야 할 일을 정했던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떤 일을 맡아서 하는 것이 생활하는데 더 효율적인가를 따져 각각의 역할을 결정하였다. 분명 남자와 여자는 신체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그에 따라 차별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재능과 성향을 고려하여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따라 할 일을 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남녀평등의 생각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성경’이 보급되기 시작한 후부터였다. 하느님이 최초의 인간 ‘아담’을 만든 후 아담의 몸 일부를 떼어 내서 그것으로 배우자인 ‘하와’를 만들었다는 창세기 속의 이야기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하와’는 남자보다 모든 면에서 부족한 존재, 따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따 먹자고 유혹한 좋지 못한 행실의 여자라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이러한 생각은 일반 여성들에 대한 이미지로까지 확산되어 신성하지 못한 여성은 신의 말씀을 들을 수도 없고, 성직을 맡을 수도 없으며,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도 없고, 의사 결정도 주도적으로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여성들은 이러한 부당한 차별과 억압의 시간을 참고 견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목소리와 움직임으로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고자 노력하였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때 프랑스 여성들은 문을 박차고 거리로 나와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1조 – 모든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나며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를 외치며 ‘여성은 남성에게 양보하도록 만들어졌다. 여성 교육은 남성에 비해 과해서는 안 된다. 유쾌하고 즐겁게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여야 한다.’는 장 자크 루소를 비롯한 수많은 남자들의 생각에 맞서 싸웠다.

    또한 미국 여성들은 1888년 ‘국제여성회의’를 창립하여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힘썼고, 이에 자극을 받은 주변 나라들에서도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와 선거권 획득을 위한 노력을 거듭하여 마침내 노르웨이와 에스파냐에서는 1913년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하였다.

    1979년 제34차 국제 연합(UN) 총회 때 ‘여성 차별 철폐 협약’이 채택된 후 더디긴 하지만 세계 각국의 여성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남자와 여자가 차이로 인해 차별받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남자와 여자가 완벽한 평등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성별 상관없이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갈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계속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어요-교과서 밖 남녀평등 이야기』는 책 곳곳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부터 남녀로 구분 짓는 모든 기준들을 버리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것을 권한다. 단순히 남녀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아이들이 차별 없는 세상에서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 *

    저자 – 카리나 루아르

    카리아 루아르는 프랑스 툴루즈에 살고 있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자연스럽게 남녀평등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성 단체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냈으며 최근에는 제3세계 아동의 권리에 관한 책을 썼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성별에 따라 구별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고 딸에게는 인형과 분홍색 옷만을, 아들에게는 축구공과 파랑색 옷만을 입히는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림 – 페넬로프 페슐레

    어렸을 때부터 이미 ‘여자’와 ‘남자’로 구별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불쾌하다고 느꼈다. 여자는 이래야 하고,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을 거부하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그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살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타고난 성별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대우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역자 – 이현정

    196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이갈리아의 딸들』,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거짓된 진실』, 『무엇이 괴물일까?』등이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기획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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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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