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사민주의자가 본 3대 세습
        2011년 03월 18일 08: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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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사회민주주의의 길』의 저자인 주섭일 한국사회민주주의연대 고문이 새 책 『북의 3대 세습과 평양의 봄 』(사회와 연대, 15000원)-사회와연대, 336쪽 15,000원)을 펴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북한의 3대 세습 문제를 독일 통일과정 등과 비교해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는 베를린장벽 붕괴와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의 유혈 시민전쟁을 거쳐 모스크바에 이르기까지 공산주의가 점점 망해가는 ‘풀 스토리’를 조망하고, 이를 북한의 3대 세습문제와 연결시켜 분석하고 있다.

    2부에서는 어떻게 한반도를 관리-경영해 평화적 분단 종식에 성공할 수 있는지, 유럽 대변동의 사례를 예시하며 검토했고, 3부에서는 한국정치의 실패 원인을 유럽의 사례를 들어 진단했다. 저자의 대안은 사회민주주의이다.

    여기서 저자는 사민주의의 기원을 설명하며 그 시작이 엥겔스의 유서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을 강조하고 있다. 엥겔스는 1895년 3월 마르크스의 저작인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의 재판본 서문을 썼는데, 저자는 엥겔스가 이 서문에서 공산당선언의 오류를 고백하면서 ‘폭력혁명의 시대가 갔고, 선거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사민주의의 기원은 엥겔스의 유서"

    엥겔스의 유서로 평가되는 이 서문에서 엥겔스는 ‘선거야말로 프롤레타리아의 가장 효과적인 해방수단’ 이라고 (인용을 빌려) 얘기했다.(이에 대해 일부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이 서문이 독일 사민당의 압력 때문에 이렇게 쓰여졌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4부에서 저자는 유럽 생활에서 직접 체험한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를 3대 세습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북한 및 우리나라의 상황과 함께 비교 검토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아랍의 재스민혁명과 평양의 봄을 비교하며 책을 맺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무바라크 30년 독재를 전복한 카이로의 봄은 이제 21세기 제2 민주혁명의 대변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의 공산주의 독재 멸망이라는 민주혁명 1파가 종결된 후 20년 만의 세계차원의 민주혁명 2파이다. 제 1파를 간신히 모면한 북한이 이번에도 소나기를 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책은 북한의 세습문제를 단순히 북한의 문제 혹은 대한민국의 문제라는 좁은 시각에서 바라보지 않고 공산주의, 즉 전체주의의 몰락이라는 세계사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자신의 오래된 신념을 감추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노력온 저자는 이 책에서 이렇게 일갈한다.

    “한국정치인에게 한반도도 냉전이 해체되었으며 김정일 체제가 정상적이라는 착시현상이 중병 상태이다. 특히 진보를 표방하는 야권 정치집단의 착시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는 공산주의 멸망-냉전해체가 되었지만, 한반도는 전혀 아니다. 냉전은 김정일의 지난 20년간 스탈린체제 고수로 나치즘의 아류 전체주의로 변질되었다. 현재 (북한은) 김정일-김정은의 전체주의 폭군체제일 뿐이다.”

    혹자는 사민주의자들의 북한관이 우파의 시각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사민주의자들은 이런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체주의란 결코 인간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최악의 체제이며 우리가 반드시 타도해야 할 반인간적인 사상의 감옥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공산주의나 혹은 그 어떤 다른 이념적 포장지로 꾸며졌는지 상관없이, 일당체제와 전체주의는 반드시 몰락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재스민 혁명을 보며 새삼 절감하고 있다.

    저자는 1937년 생으로 서울대 문리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로 활동했다. 1972년부터 80년까지 중앙일보 주 프랑스 특파원을 지냈고, 1989년부터 1995년까지는 세계일보 유럽총국장을 맡았다. 95년도에 귀국한 저자는 북한의 3대 세습에 이은 연평도 포격을 바라보며 냉전시대와 같은 불안과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현재 한국사회민주주의연대 고문으로 활동 중인 저자는 『프랑스혁명과 한말 변혁운동』, 『한지붕 유럽 그리고 분단 한국』, 『지도자와 역사의식』 등을 저술했고, 자크 아탈리의『인간적인 길』을 국내에 소개해 번역 출판하도록 하는 등 프랑스 사민주의의 철학과 이론을 국내에 소개하는데도 큰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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