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을 찾아 우시네
        2011년 03월 15일 01: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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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을 찾아 떠나셨네
    한강에도 금강에도
    낙동에도 영산에도
    강은 없었네
    제방 아래 고수부지 곁
    강으로 가는 길목을 막아선
    가물막이 오탁방지막 명품 보 공원 야구장 선상 카지노

    강은 포클레인이 삼켜버렸네
    벌린 입 속 치솟은 이빨 사이
    허리 부러진 단양쑥부쟁이
    꼬리 잘리고 눈깔 빠진 꾸구리가 있네
    재두루미 발자국이 있네
    강의 철거민들이 무한궤도 아래 깔려 있네

    강이 소신공양하네
    뼛속까지 신나를 들이마시고
    상류에서 하구 실개천 지천까지
    활활 입술이 타고 활활 모래섬를 밀어내고 활활 귀 코가 녹아내리고 활활 여울이 생매장되고 활활 살가죽이 뒤집히고 활활

    포클레인 속에
    예수가 부처가 우주가 갇혀 계시네
    강을 찾고 있네
    눈물을 찾아 우시네
    우시다 돌아앉으셨네

    먼 훗날 찾아올 내 마음
    어느 여울 자갈 아래 잠들어 있는

    눈물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강
    그 강을 찾지 못하셨네

       
      ▲사진=이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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