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사주일가, 장자연씨 만났다"
        2011년 03월 15일 09: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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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안락이란 얼마나 불운인가
    인간의 문명이란 얼마나 무명인가
    인간의 장소란 얼마나 허망한가"

    시인 고은의 ‘일본에의 예의’라는 시 일부다. 한겨레 1면에 실린 이 시에서 시인은 "인류는 인류의 불행으로 자신을 깨닫는다"고 노래했다.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각성뿐이랴. 눈앞에 닥친 재앙은 인류의 끈끈한 우정을 확인시키기도 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닥친 대지진 참사를 지켜보며 한일과거사 문제를 천착했던 시민사회에서 위로와 추모의 목소리는 잇따라 내고 있다.

    "지진보다 무서운 건 쓰나미, 쓰나미보다 더 무서운 건 통제 불능 상태가 된 원전."

    조선일보가 1면 팔면봉에서 촌평한 대로 일본열도에 추가 재해가 엄습하는 중이다. 대지진 직후 가동이 중단된 후쿠시마 원전은 1호기에 이어 이날 3호기에서도 폭발이 발생하면서 원전 사태가 또 다른 위협으로 부상했다. 다음은 15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1000구…1000구…쌓이는 비탄>
    국민일보 <후쿠시마 원전 또 폭발…2호기도 위험>
    동아일보 <연료봉 2차례 완전노출…"원전 긴급사태">
    서울신문 <원전 1·2·3호기 노심 용해…’방사능 패닉’>
    세계일보 <끝없는 주검의 행렬…일 열도 통곡하다>
    조선일보 <후쿠시마 원전 2호기 통제불능 위기>
    중앙일보 <원전 도미노 폭발…1·3호 이어 2호기도 위험>
    한겨레 <해안가 주검 2천구 발견…일 전력난 ‘계획정전’ 돌입>
    한국일보 <"끝모를 재앙 언제까지"…원전 또 폭발>

    원전 핵연료봉 노출, 사망자 1000명씩 발견…재난 계속

    원전 폭발, 거듭되는 여진, 쓰나미의 공포…. 대지진이 강타한 일본열도에 추가 재해가 꼬리를 물고 있다.도쿄전력은 14일 제1원전 2호기가 이날 냉각 기능을 완전 상실해 긴급 해수 주입을 시도했지만 수면이 계속 내려가 2시간 30분 동안 핵연료봉이 모두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1, 3호기의 해수 주입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다시 수면이 오르긴 했지만 도쿄전력은 "연료봉이 일부 손상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2호기 연료봉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해수주입이 어려워졌고, 이날 밤 늦게 다시 완전 노출돼 방사능 대량 누출 우려가 증폭되는 등 극단적인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한국일보 1면 보도다.

    실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0㎞남쪽에 위치한 제2원전의 모니터링 지점에서 이날 오후 10시7분께 평상시의 260배에 달하는 1시간당 9.4마이크로시벨트에 해당하는 방사선이 검출됐으며, 이는 1원전 2호기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일보는 아사히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 3월 15일자 한국일보 1면

    한편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현재 도호쿠, 간토 지역 12개 도ㆍ현 경찰이 확인한 사망자는 1886명에 이르고 행방불명자는 2369명, 부상자는 1919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일보는 "실종자를 포함하면 이미 희생자는 4만 명이 넘어섰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직격탄 맞은 ‘원자력 대안론’…일 사고 계기로 ‘환경재앙’ 재확인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를 계기로 ‘원자력 대안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기후변화 시대의 대안에너지로 주목받아 왔으나, 이번 사고를 통해 안전성이 취약하다는 결정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2024년까지 원전 14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우리나라의 원전 확대 정책도 재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향신문 6면 보도다.

       
      ▲ 3월 15일자 경향신문 6면

    현재 정부는 원자력을 "신고유가 시대와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원전 수출을 녹색성장의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 원전이 추가 붕괴한 1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전 기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원전 사고를 계기로 향후 원전 확대 정책은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제적으로 각국에서 추진 중인 원전 계획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전 수출 드라이브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 국내적으론 "경북 울진·영덕, 강원 삼척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규 원전 부지 선정과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심사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봤다.

    유족 인터뷰 안 하고 시신 수습 멀리서 찍고…절제 돋보인 NHK

    "일본 NHK 화면으로 전해지는 쓰나미의 위력은 말 그대로 공포, 그런데 그것을 전하는 앵커나 기자의 목소리는 차분하다. 감정의 과잉이 없다. 절제가 있다."(@syh24)

    동일본 대지진 참사에 대한 일본 공영방송 NHK의 절제된 보도가 화제다. 중앙일보는 10면에서 "인터넷·트위터 등에서 한·일 간 재난방송을 비교하며 우리의 침착한 보도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보도했다.

    NHK는 11일 오후 2시46분 강진 발생 직후 자막으로 속보를 내보냈고 즉시 특보체제로 전환했다. 그리고 한 시간여 뒤에는 센다이 상공에 헬리콥터를 띄워 도로·주택·비닐하우스 등이 쓰나미에 삼켜지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화재 정보, 정부 발표 등을 신속 보도하면서도 과도한 공포감을 막기 위해 절제된 톤을 유지했다. 사망자 유족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고, 시신 수습 장면도 멀리서 카메라로 잡았다.

       
      ▲3월 15일자 중앙일보 10면

    중앙일보는 "비탄에 빠진 시민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라면서 "한국 방송사들은 상대적으로 흥분된 어조,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언론학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선문대 이연(언론광고학부) 교수는 "국내 일부 뉴스에서는 ‘폭삭 무너지다’, ‘쑥대밭이 됐다”휘청거린다’, ‘가라앉는다’ 등의 자극적 표현을 써 일본 현지의 보도보다 오히려 흥분한 모습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광운대 전진호(국제협력학부) 교수는 "일본의 차분한 방송은 장례식장에서도 대성통곡하지 않는 일본인 특유의 죽음관,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메이와쿠(迷惑) 문화’ 등이 바탕이 됐다"면서도 "NHK 첫 보도에선 달리는 차가 떠내려가는 장면 등이 생중계로 잡혔지만 그 이후엔 끊어 버렸는데, 한국 방송은 해외토픽 전하듯 반복 재생해 선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20년째 수요시위 위안부 할머니들 "16일은 지진피해자 추모의 날"

    ‘과거사를 잊어선 안 된다. 그러나 지금은 비탄에 빠진 이웃을 위로할 때다.’

    일제 식민통치의 만행을 비판하고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해온 시민사회단체들도 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 사람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있다. 경향신문 14면 보도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6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릴 예정이던 ‘수요시위’를 일본의 도호쿠 강진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추모의 자리로 대체하기로 했다. 1992년 수요시위가 시작된 이래 집회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95년 일본의 한신 대지진 이후 16년 만이다. 수요시위는 설·추석 연휴는 물론 경찰이 서울 시내 모든 시위를 금지한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주간에도 빠짐없이 열렸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파렴치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그 나라 국민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는데 그(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번 수요일에는 모이긴 하되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이 생존하길 기원하는 묵념을 하고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 3월 15일자 경향신문 14면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 18개 단체도 14일 공동성명을 내고 "국경과 민족을 초월해 이 참사를 동아시아의 아픔으로 인식하고 모두가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친일 잔재 청산작업을 해온 민족문제연구소도 이날 논평을 통해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일본 사회에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수많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며 "동아시아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일본 사회가 용기를 가지고 비극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조선일보 사주일가, 장자연씨 만났다"

    탤런트 고 장자연씨의 ‘연예인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장씨가 조선일보 사주 일가인 ㅂ씨를 만났다’는 참고인 진술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가 13면에서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하지만 ㅂ씨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이런 진술을 무시하고 ㅂ씨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3월 15일자 한겨레 13면

    한겨레는 장씨가 지난 2009년 3월 자살한 뒤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한 인사의 발언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이 인사는 "지난 2007년 10월 서울 강남의 한 중국집에서 있었던 모임에서 조선일보 사주 일가인 ㅂ씨, 장자연씨 등과 함께 만났다"며 "장씨가 생전에 작성한 문건에서 ‘조선일보 사장’이라고 밝힌 사람이 ㅂ씨인 것으로 안다"고 한겨레 인터뷰에서 밝혔다. ㅂ씨는 조선일보의 한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고 이 인사는 ㅂ씨와 장씨가 평소에 알고 지낸 사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덧붙였다.

    국민일보 "’장자연 편지’와 유사한 편지 추가 발견"

    한편 탤런트 고 장자연씨 자필편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4일 장씨의 지인을 자처하는 수감자 전아무개 씨의 압수물품 가운데 ‘장자연 편지’라고 주장하는 필체와 유사한 필체로 작성된 2종의 편지 원본 10장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이 편지가 전씨의 아내와 아내의 친구 명의로 지난해 6월 29일∼7월 1일 작성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전씨는 기록상 결혼한 적이 없고, 1999년 2월 첫 수감된 이후 3개월을 제외하고 계속 수감돼 있었다는 점에서 편지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적감정을 의뢰했다. 국민일보 12면 보도다.

       
      ▲3월 15일자 국민일보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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