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야권연대 중심축으로 부상?
        2011년 03월 10일 04: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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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삼성반도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전주 버스 등 해결의 기미가 없는 5대 노동현안에 대해 야권이 진상조사단 구성과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한나라당에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과 해당 노조 조합원들은 10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2월 임시국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야권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미 이같은 요구를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야권의 이같은 요구에 회의장을 몇 차례 퇴장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현재 환노위는 공전 중인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고용노동부 소관 법안심사가 우선이라 주장하며 해당 사안에 대한 정치권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속해왔다.

       
      ▲5대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진상조사단 구성과 청문회 촉구 기자회견(사진=정상근 기자) 

    최근 야권이 노동문제를 놓고 공조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번 기자회견도 다가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야권연대를 위한 정책적 폭 좁히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5당이 합심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야권이 손에 손잡고 연대해 통합의 길로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5대 노동현안 중 하나인 전주 시내버스 파업 문제와 관련, 민주당이 조속한 해결에 나설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나서고 있지만 민주당 소속인 전주시장과 전라북도지사는 노동부와 같이 해당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바라보고 있어, 민주당 내부의 혼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을 열게 된 데에는 민주당의 역할이 일정 부분 작용했고, 정동영 최고위원도 9일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에서 노동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민주당이 과거보다 노동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이 되는 분위기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리해고 1년 반 만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들의 가족 14명이 목숨을 잃었고, 한진중공업에서도 또 다른 죽음이 예고되고 있으며,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은 백혈병 등 죽음의 병마와 싸우고 있다”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차별의 고통을 받고 전북버스 분쟁은 복수노조의 악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성명서는 또 “환노위 민주당,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상조사단 구성과 청문회를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철저히 묵살하고 있다”며 “노동자들과 그 가족의 삶을 외면하는 정치는 존재 이유가 없고 국민의 목숨과 노동의 권리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국회의 의무이며 정당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행태는 예고된 살인에 대한 방조이며 노동현장 양극화에 대한 묵인”이라며 “한나라당은 ‘5대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진상조사단 구성과 청문회’를 즉각 수용하고 더 이상 결정을 미룬다면 남는 것은 국민의 차가운 심판 뿐이며, 앞으로 발생할 모든 사태의 책임은 온전히 한나라당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3대 노동정책인 노사관계 합리화, 고용의 유연성, 법질서 확립은 노조를 어떻게 하면 약화시킬까, 비정규직을 어떻게 양산할까만 고민하고 노동현장 곳곳의 폭력진압과 노동자들의 사망, 분신, 부상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제 이 정권의 노동정책은 대법원의 판결까지도 무시하고 짓눌러 버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용진 진보신당 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은 최대 현안인 5대 노동문제를 놓고 야당과 노동계가 함께 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대의 흐름이 4대강을 넘어 노동문제까지 연대의 힘을 확장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부대표는 이어 “우리가 힘을 합쳐 진상조사와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정책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 정부 들어 이 나라는 재벌공화국이 되었다”며 “사측이 노사 합의서를 내팽개쳐도 누구 하나 제제를 가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죽어도 누구 하나 나서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이 진상조사단과 청문회 구성을 제안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김영대 국민참여당 최고위원도 “이명박 정부의 탄압적 노동정책으로 노사합의도 부정당하고 삼성반도체 산재 문제도 정책으로 외면되고 있다”며 “야5당이 힘을 합쳐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을 끝장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버스 장기 파업과 관련 박용진 부대표가 “정리해고,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며 “민주당이 책임지는 지자체에서 버스파업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자 사회를 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힘을 모으는 발언을 해달라”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부대표는 “책임을 털어내기 위해 함께 싸움에 나섰다는 것은 높이 평가하나 전주 지역부터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며 “노동 문제 해결 없이 복지국가와 야권연대를 이루기는 어렵다”며 “민주당이 책임을 갖고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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