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통합, 본질적 문제를 대면해야 할 때
        2011년 03월 09일 02: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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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의 전국위원들은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을 바란다면, 정말로 필요한 일은 두 당의 지도부를 이루는 이들이 스스로의 양심에 명확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PD와 사민주의는 전혀 다르다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진보신당이 분리된 결정적인 이유는 민주노동당의 중심세력을 이루는 이들의 패권적 태도와 함께, 결정적으로는 이들이 종북주의의 노선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상의 어떤 이야기들을 보더라도,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으로부터 분리된 이유는 NL과 PD의 노선상의 차이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80년대에 운동권에 있었던 이들은 모두 알겠지만, 이는 아주 오래된 뿌리를 갖고 있는 역사입니다. 사람이 바뀌어도 그 사고의 틀과 방식은 그대로 전승되나 봅니다.

    지금 진보신당이 겪고 있는 혼란은 진보신당의 다수파를 이루는 이들이 스스로의 사고방식과 사고의 틀이 이 PD라는 것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오는 것 같습니다. 글 쓰는 이는 이 정당의 실 구성원들과 세대가 다르고, 그들의 경험들을 모르기 때문에, 외부로 드러나는 표현들을 놓고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PD와 사회민주주의라는 것이 전혀 다르며, 역사 속에서 뚜렷이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이들이 알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외부로 나타난 글들을 볼 때는 대다수의 중심 성원들이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복지강령이라고 불리는 공통점을 놓고 야권의 통합, 혹은 재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도, 스스로 PD이었던, 혹은 그런 ‘호칭’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사고방식과 틀을 가지고 있었던 진보신당 내부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통합이나 재편에 대해 반발하고 반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들의 약속, 즉 계약이 어겨진 것이고, 복지강령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개인적 이유들(‘정치적 욕심’으로 불리는) 때문에 공통의 신의를 어긴 것이라고 느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의 정체성 분명히 해야

    그러므로, 현재의 문제들이 풀리기 위해서는 즉,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통합이 중심 당원이었던 이들 수준에서 설득력을 갖고 진행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당의 정신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지도부의 양심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까닭은 당의 정신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강령이 어떠한 맥락을 표현한 것인가를 정확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이번에 진보신당의 강령을 작성한 김상봉 씨(이렇게 부르는 것이 결례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와 민주노동당의 강령을 작성한 장상환 씨가 대담의 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압니다. 글 쓰는 이는 정확하게 이 두 분의 대담을 모두 시청할 수는 없었는데, 이 자리를 마련했던 ‘진보작당’의 이수현씨가 정리해 놓은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는 분명해졌는데, 민주노동당의 강령이 사회주의 강령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강령을 민중민주주의적으로 바꾸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식의 장상환 씨의 발언을 역시 위 글에서 읽었는데, 이는 장상환 씨의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민중민주주의는 역사 속의 공산당원들이 그들의 상황과 지리적 위치 속에서 사회구성체니 하는 이야기를 하며, 혁명의 과제가 민중민주주의적인 것이다라는 식으로 표현했던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그것의 본질은 그들이 이야기해 온 방식 안에서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라는 것이지요.

    어쨌든, 민주노동당은 강령작성자의 발언에 의할 때, 사회주의의 강령을 갖고 있으며, 진보신당은 이에 대한 완전한 표현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는 기실 어려운 일인데, 지금 진보신당 안의 대표적인 대중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정씨 같은 경우는 자신을 사회민주주의로 표현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른바 진보를 이야기한 이들에서 지금 이야기되는 복지국가와 복지강령은 그 내용이 명백히 세계적 수준에서의 사회민주주의적인 경험을 통해 제안되고 있는 것일 터이므로, 진보신당 안의 PD 운동가들은 이 사실을 빨리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기지 노선

    2008년 경에 진보신당이 만들어질 때, 세간의 사람들은 PD와 NL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역사적 용어로서 그것은 NLPDR(National Liberation People’s Democratic Revolution;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론)에서 따진 것으로, NL은 민족해방을 PD는 민중민주주의를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둘 다 구러시아 볼세비키 공산주의 혁명으로부터 시작된 구공산권의 세계혁명이론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80년 광주민주화 운동(광주민중항쟁으로 불렸던) 이후, 이러한 이론들이 국내의 학계와 운동권을 통해 받아들여졌고, 많은 교수들과 변혁운동가들(당시 그렇게 흔히 불렀던)이 이를 더 남한의 상황에서 세분화하기 위한 논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여기에는 북한의 노선이 남한에 들어오는 상황도 역시 마찬가지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아는데, 북한 또한 구러시아 공산당 혁명 이후 그들의 이념적 물리적 지원을 받아 세워진 공산국가로서 역시 이 이론을 건국이념으로 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민주기지 노선’이라 불린 것이고, 역시 북한을 민주기지로 삼아 남한에 대해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 혁명을 완수한다는 그러한 논리인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또한 한국전쟁은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마도 개인적으로 이 역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시대의 증인이 주대환 씨일 것이라고 글 쓰는 이는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주대환씨에게는 사회주의자와 사회민주주의자가 무엇이 다른가가 학계의 역사책이나 이론서를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운동의 역사를 통해서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PD와 NL은 형과 아우?

    이 역사는 세계사 속에서 러시아 사회민주주의의 레닌(구소련 공산당)과 독일사회민주주의의 카우츠키의 논쟁으로 현실적인 분기를 표면화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1917년 2월 혁명 이후, 러시아에서 사회민주주의자들이 무력으로라도 권력을 잡는 것이 옳으냐, 그냥 민주공화국의 한 일원으로 남는 것이 옳으냐의 논쟁을 통해 진행되었는데, 국제적인 차원에서는 위의 두 사람의 논쟁(투쟁)으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레닌을 러시아 사회민주주의로 표현한 이유는 1917년 혁명 때까지도 러시아의 볼세비키들은 스스로를 다른 유럽 세계의 사회민주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사회민주주의자로 불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월 혁명 이후, 이들은 각국의 사회민주당들로 나뉘어진(붕괴된) 2인터내셔널을 대신하여 코민테른, 즉 3인터내셔널을 창건하였는데 이 때에부터 스스로를 공산당으로 부르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독일이나 유럽 여타의 사회민주당들과 자신들을 분리하기 위해서 자신들을 그렇게 부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당 대의 운동가들에게는 각각 자신의 운명을 건 선택들이었을 것이고,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PD와 NL은 둘 다 이 공산주의 운동의 역사에서 나온 소산의 남한적 상황을 보여줄 뿐입니다. 둘 다는 위 역사에서 파생된 사회주의 혁명론의 강조된 측면들입니다.

    북한이 맑스레닌주의로 불린(레닌-스탈린주의라고 해야 적절할) NLPDR론으로 건국을 해서 이들의 지원을 받다가 국제적 정세들의 변화가 있었던 어느 시기에 그것이 더 발달했다는 주체사상이라는 형태로 통치이념을 겉칠하였기 때문에, 남한에선 특히 두 파가 분리되게 된 것이라고 보입니다. 구소련 공산당국에 의해 출간된 세계혁명이론과 북한에서 출간된 남한혁명이론이 남한에 커다랗게 두 개의 분파를 형성하게 된 것이지요. 형과 아우라고 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이에 비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회민주주의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앞의 PD와 NL은 공산주의 일당독재라는 것을 건국이념들로 삼은 세력들에 의해 배포된 것이고, 사회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기반 아래에서만 사회적 변화는 참된 의미를 갖는다는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질적 주제에 대면할 시기

    그래서 지금 진보정당들로 불리는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지도부를 이루는 분들이 정직하게 답하지 않고서는 결코 ‘진보’라는 이름 아래에서 통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겨지네요. 한국에서는 이러한 세계사적인 사건들에 다른 어느 나라들보다 직접적으로 영향 받고 있다고 여기는데, 그 공산권 역사의 전통 속에 수립된 국가가 북쪽에 나란히 있기 때문입니다.

    각 당의 성원들은 나름대로 자기 당에 대한 어떤 관념을 스스로 갖고 있겠지만, 당원들 각각의 개별적인 어떤 관념들이 그 당의 실질적이고 역사적인 특성을 표현해주는 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듭니다. 많은 일반 당원들과 당의 중심 성원들의 생각이 꼭 같지 않을 수도 있으며, 그러한 것에 아예 관심이 없는 이들도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데, 두 당의 통합을 놓고 핵심 성원들이 이 통합의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여 반대 의사를 표결에 부치게 되는 이면에는 이와 같은 까닭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도 ‘자본주의의 극복’을 당 강령에 넣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지만, 있었던 역사(구소련 및 몰락한 공산정권)와, 실재하는 역사(북한의 공산정권)에 대한 일관된 설명 방식이 이러한 정당 운동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80년대를 지켜보았던 세대에게는 안타까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지금이 그러한 더욱 본질적인 주제들에 대면해야 할 시기리라고 생각드네요. 적어도 두 당의 통합을 위한 진행이 이도 저도 잘 안 되고 있다면 거기에는 근본적으로 그러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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