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연 사건, 여당 침묵 속 야권 수사 촉구
        2011년 03월 09일 11: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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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9년 소속사로부터 성상납 등을 강요받고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달리한 연기자 고 장자연씨가 친필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연예산업의 추악한 이면과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침묵

    그러나 이번 사태에 조선일보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어서, 조중동에 약한 정치권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느 정도 선까지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심상정, 이종걸, 이정희 등 야권 정치인들이 특정 신문의 실명을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렸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실명공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찰의 부실수사를 비판하고 강력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고인의 편지 내용이 진위여부를 포함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별다른 언급이 없다.

    이는 홍준표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고 장자연씨가 자살한 직후인 2009년 3월 원내대책회의에서 “‘장자연 리스트’를 통해 대한민국 권력층 또는 상류층의 섹스 스캔들을 청소하고 있다”며 “여야 가리지 말고 대상이 그 누구라도 증거가 있을 때에는 철저히 수사해서 엄벌에 처할 수 있어야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깨끗한 나라로 거듭 태어나게 된다”고 말한 것과 대비된다.

    당시 홍 전 원내대표는 “이번만큼은 검찰이나 경찰에서 박연차 리스트,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서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해서 엄벌에 처해주시길 바란다”며 “일각에서 이것을 두고 표적수사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난센스로 나쁜 짓 하지 않고 돈 먹지 않으면 처벌받을 이유도 없고 오해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의 경우 당과 여성위원회 차원에서 각각 수사촉구 논평이 나왔고 당 내 정치인들도 적극적으로 이번 사태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7일 최고위원회에서 천정배 최고위원은 “고 장자연씨가 세상을 뜬지 꼭 2년이 지난 시점에 자필편지 50통이 공개되었는데 경찰은 진실을 은폐하기 급급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 위에 군림하는 악마 처벌해야"

    이어 “검찰과 법원도 술자리를 만든 사람만 처벌하고 이른바 악마들은 처벌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31명의 악마가 누군지 잘 아는데 법위에 군림하는 악마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배숙 최고위원도 “장씨의 죽음이 개인의 죽음을 넘어 사회 전반에 대한 부패의 온상인 성상납의 실태를 고발하는 것”이라며 “엄정한 수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도 박선영 대변인을 통해 “무려 41명의 경찰 전담수사반이 40일 동안이나 고강도 수사를 벌인 끝에 종결한 사건이 또다시 대한민국을 의혹 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다”며 “경찰이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도 제대로 찍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자연씨 사건은 단순한 한 여성 연예인의 불행이 아니라 여성 연예인을 성적 노리개로 만드는 고질적인 연예계 성상납 비리에 철퇴를 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참에 권력과 성의 연결고리도 끊어야 하며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한이 있어도 이번만큼은 장자연씨 사건수사의 마침표를 확실하게 찍어라”고 촉구했다.

    진보정당 역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당 공식 논평으로 발표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한 신인 연기자의 삶이 자살이라는 형태로 철저히 파괴되었지만, 그 죽음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사회권력층의 성상납 관행은 조금도 단죄 받지 못했다”며 “장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는, 한스러운 죽음을 선택한 고인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도 세계여성의날 기념사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장자연씨가 보여준 바가 있다”며 “죽음으로 호소한 것을 모두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자라나는 10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꿈꾸고 있는 여성 연예인의 실상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도 8일 논평을 통해 “2년 전 경찰의 수사가 부실했고 편지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은폐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권력을 가진 자는 죄가 없다는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통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찰과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일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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