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무릎기도’ 취재 통제 파문 확산
    By mywank
        2011년 03월 07일 03: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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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죽이기’에 앞장선 윤길용 MBC 시사교양국장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무릎기도’ 사건을 취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최승호 PD 등 ‘PD수첩’ 제작진 교체가 일방적으로 강행된 가운데, 김재철 사장의 연임 이후 회사 경영진의 ‘PD수첩 죽이기’가 더욱 노골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작진 교체 이후, 취재중단 지시

    이에 반발한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7일 오전 집단적으로 시사교양국장실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면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들은 당초 7~8일 예정한 ‘연가투쟁’을 잠정 중단한 채, 7일 오후 2시부터 비상총회를 개최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사교양국 PD는 7일 오후 <레디앙>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장 내일(8일) ‘PD수첩’ 방송 건이 중대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시기 PD들이 집단적으로 자리를 비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해 ‘연가투쟁’을 잠시 연기하기로 했다”며 “(시사교양국장이) 이런 사안까지 취재 중단을 지시하는 것은 너무도 과도한 ‘눈치 보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7일 시사교양국장실에서 집단 피켓시위를 벌인 MBC 시사교양국 PD들 (사진=@ball_pd) 

    ‘PD수첩‘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시사교양국 PD들이 구성한 ‘사사교양국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무릎기도’ 사건은 오는 8일 ‘PD수첩’의 ‘생생 이슈’ 코너에서 10여분 분량으로 방송될 예정이었으며, 담당 PD 제안에 대해 ‘생생 이슈’의 데스크를 맡고 있는 홍상운 PD에 이어 김철진 ‘PD수첩’ 부장도 취재를 동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5일 김철진 부장이 윤길용 국장에게 아이템 보고를 한 뒤 상황은 달라졌다. 당시 김 부장은 “보고를 했는데 윤 국장이 안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의도된 행위가 아니라 일과성 해프닝인데 아이템으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윤 국장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후 담당 PD는 재고를 거듭 요청했지만 김 부장은 “재고는 없다”며 취재 중단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시사교양국장 "무릎기도는 해프닝"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7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윤 국장이 ‘PD수첩’은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이나 기독교 문제가 포함된 그 어떤 아이템도 다루지 말라는 포고령을 매우 거칠게 선포한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말로는 권력 비판을 보장한다면서 실제로는 첫 결정을 ‘PD수첩’의 비판을 막는 쪽으로 내린 윤길용 국장에게 우리는 최소한의 신뢰도 가질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또 “우리 시사교양국 PD들은 PD수첩과 시사교양국을 길들이려 점령군으로 온 윤길용 국장을 비롯한 세력에 강력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PD 출신의 이근행 전 언론노조 MBC 본부장(해직 상태)도 7일 자신의 트위터(@mbcleepd)를 통해 "반복되는 ‘장로 대통령’ 논란을 해프닝 거리로 무시할 거면, 대통령이 부흥회를 해도 우린 할 말 없겠지요"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언론노조 MBC 본부도 7일 오후 회의를 열고, 취재 중단 지시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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