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륜경정 발매 여성, 96.4% 근골격계 질환
    By 나난
        2011년 03월 03일 05: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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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로 이뤄진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 발매 노동자의 71.4%가 고객으로부터 언어 및 신체적 성희롱을 겪었으며, 인격적 모독은 물론 위협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복된 발매작업으로 인해 96.4%가 신체의 한 부위 이상에서 근골격계 질환 통증을 겪고 있으며, 스트레스 지수는 한국인 평균을 30% 이상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작업장의 구조와 노동환경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성희롱 경험 71.4%

    공공운수노조(준) 국민체육진흥공단비정규직지부가 3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 발매노동자 여성노동권 포럼’을 개최하며 발매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및 사업장 내 감정노동 업무스트레스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수도권 12개 지점 여성 노동자 1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95명 중 125명인 71.4%가 고객으로부터 언어 및 신체적 성희롱을 경험했으며, 186명 즉, 96.4%가 인격모독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고객으로부터 위협을 경험한 비율 역시 94.9%로 높게 나타났다.

       
      ▲ 공공운수노조(준) 국민체육진흥공단비정규직지부가 3일,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 발매노동자 여성노동권 포럼을 개최했다.(사진=이은영 기자)

    실제로, 한 남성 고객의 경우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많은 틈을 타 여성 노동자의 엉덩이를 손으로 더듬기도 했으며, 그는 발매창구에서 표를 사며 여성 노동자의 손을 만지려하기로 했다. 김성금 국민체육진흥공단비정규직지부 사무국장은 “표를 주면 창구에 손을 넣어 손을 쓰다듬거나, ‘여자 손을 만져야 오늘 돈을 딴다’며 노골적으로 손을 만지겠다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경륜경정장의 경우 현금이 오간다는 특성상 돈을 잃은 고객의 욕설을 여성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들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김 사무국장은 “청구에서 돈이 제대로 계산돼 나갔음에도 ‘계산이 틀렸다’며 ‘도둑년 소굴’이라고 욕을 하기도 한다”며 “여성으로서 수치스럽기도 하고, 평가에 영향을 미칠까봐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회사 측의 제대로 된 대응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회사로부터의 조치 여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82.3%가 “없었다”고 응답한 것. 광명지점의 경우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13명이 모두 “없었다”고 응답해 100%를 차지하기로 했다.

    정신적, 육체적 피로 99%

    이에 따라 경륜경정 발매 노동자들의 정신적․육체적 피로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98.4%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육체적 피로감을 느끼는 비율은 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77.6%가 “힘들다”고 답했다.

    신체부위별 통증 호소율과 관련해서는 경륜경정 발매 노동자의 대다수가 목, 어깨, 손목과 손가락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어깨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90.8%로 가장 높았으며, 목 부위가 74.4%, 손목과 손가락 부위가 70.8%로 뒤를 이었다. 팔과 허리도 각각 62.1%, 56.9%로 나타났다.

    아울러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와 관련해 1개 부위 이상에서 통증을 느낀다는 비율이 188명으로 96.4%를 차지했으며, 이 중 3개 부위 이상에서 통증을 느끼는 비율 역시 76.4%로 높게 나타났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관련해 경련경정 발매 노동자들은 직무스트레스도 한국인 평균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평균 직무스트레스가 50.59점인데 반해 발매 노동자들은 64.27점인 것으로 집계된 것. 구체적으로 보면, 직무에 대한 의사결정의 권한과 직무에 대한 재량활용성의 수준을 의미하는 직무자율면에서 경련경정 노동자들은 한국인 평균인 60.20점보다 16.05점 높게 나오며 직무자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에 대한 안정성의 정도로 구직기회, 고용불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직무불안정 부분에서도 한국인 평균 44.31점인데 반해 이들은 74.65점으로 직업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김철홍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 교수는 “경륜경정 발매 노동자들의 근골격계질환은 제조업과 전혀 다르지 않았으며, 실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며 “반복성이 높은 작업과 불규칙한 생활, 고밀도의 노동작업 등으로 인해 근골격계질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80%가 높은 수준의 피로도를 호소하고, 96.4%가 적어도 한 부위 이상에서 근골격계질환 통증을 경험하고 있다”며 “아울러 성희롱, 인격적 모독 등이 심각하게 경험되고 있는 바, 작업장의 구조개선과 노동강도, 스트레스 상담 등의 신속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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