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구직자 74% "정부대책 효과 없어"
    By 나난
        2011년 03월 02일 02: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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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청년실업 대책이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 청년 구직자의 대다수가 “정부의 실업대책이 효과 없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다수의 청년구직자가 수입은 제로인 반면 자격증, 영어자격시험 등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한 취업사교육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청년유니온(위원장 김영경)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넉달간 서울, 부산, 청주, 인천 등의 청년구직자 및 취업준비생 645명을 상대로 벌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64.3%가 “취업준비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응답했으며, 66.5%가 구직비용으로 한 달에 30만 원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월 50만 원 이상을 구직비용에 사용하는 비중은 42.3%다.

    아울러 청년구직자 중 53.5%는 비정규직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정규직 근무 비율은 15.5%에 부과했다. 특히 청년구직자의 62.9%는 저축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으며, 41.9%가 부모와 함께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5%는 월세생활을 하고 있다.

       
      ▲ 청년유니온이 2일, 청년구직자 등 645명을 상대로 구직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사진=이은영 기자)

    청년구직자들은 학자금과 교육비로 인한 부채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125명 중 77명인 61.6%가 이로 인한 부채를 지고 있으며, 15.2%는 생활비 부족으로 인한 부채가 있음을 밝혔다.

    한편, 청년구직자들이 구직활동을 위해 매월 일정금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학자금 등으로 인한 부채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89%가 실업급여를 받아본 경험이 없었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이유는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아서’가 23%로 가장 높았으며, ‘고용보험 제도가 있는지 몰랐다’는 응답이 17.8%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청년구직자들은 정부의 청년실업대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응답자의 74.3%가 “정부의 청년실업대책이 효과가 전혀 없거나, 아주 조금 밖에 없다”고 답했다. “효과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4%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들은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31.5%)고 생각했으며, 비정규직 완화 등 고용안정 사업(29.5%)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청년구직자들의 활발한 취업활동을 위해 55.3%가 실업부조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김민수(20) 씨는 “지난해 7~8개월에 걸쳐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단 한 번도 실업급여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며 “고용보험에 한 번도 가입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면서 고용보험에 가입해 달라고 말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는 국가가 할 일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주고, 그 사람들이 꿈과 자아를 실현하면서 밥벌이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구직 경쟁 속에서 생계를 잇기 위해 청년들이 너무 힘든 조건에 놓여 있다”며 “실업부조라는 것은 취업이 힘든 청년들에겐 절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은 이날 실태조사를 발표하며 “고용안전망을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의 복지”라며 “이미 실업부조 도입, 실업급여 수급요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책임있는 논의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고용안정을 위해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부실한 고용안전망의 개선이며 청년층을 포괄하는 새로운 고용안전망의 구성”이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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