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변사태 훈련 중단, 대화 시작하라”
    By mywank
        2011년 02월 28일 01: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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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대북 심리전 행위를 맹비난하며 ‘임진각 등을 향한 직접 조준사격’을 경고한데 이어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키 리졸브’(Key Resolve)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강행되면서,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다시 남북 관계에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자,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28일 대규모 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하고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을 한미 양국 정부에 촉구했다.

    다시 긴장감 높아지는 한반도

    최근 국방부 장관이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 기간을 전후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사태를 겪으며 남북 양측의 적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전면전’으로 확대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올해 ‘키 리졸브’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경우, 북한의 ‘급변사태’ 등에 대비하는 훈련이 진행되고 지난해 불참했던 미국 군의 항공모함이 2년 만에 다시 투입된다. 또 사상 처음으로 우리 예비군 전력이 전방지역에 배치돼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참여연대 등 23개 단체들은 28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키 리졸브’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평화네트워크 등 23개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28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양국 정부가 선택해야 할 ‘단호한 의지’(Key Resolve)는 군사훈련 강행이 아니라, 대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여야 한다”며 ‘군사훈련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참가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은 상대방을 자극하고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 아니라, 상호간에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며 “우리는 한미 양국 정부가 키 리졸브 훈련 중단이라는 용단을 내려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의 주도성을 발휘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진정성 있는 대화 나서야 할 때"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규탄 발언에서 “그동안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보다는 오히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해왔다”며 “특히 이번 훈련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내용으로 진행되는데, 북한을 자극해 ‘붕괴’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군사훈련으로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누구도 바라지 않는 상황”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키 리졸브’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하는 말풍선 형태의 피켓을 들고 광화문 일대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김정진 진보신당 부대표는 “이번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다고 하는데, 이는 한미 양국 정부가 ‘다른 나라'(북한)의 내정에 간섭하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어떤 조건도 달지 말고 북한당국과 대화에 나서야 하며, 북한당국도 남한당국에 진지한 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의 남북 대결적인 태도 때문에, 다시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오고 있다. 지금 즉시 ‘전쟁 훈련’ 비용을 복지에 돌려야 한다. ‘전쟁 놀음’에 돈을 쏟아 붓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네오콘’에 꼼짝 못하며 있는데, 오마바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즉각 남북 대화, 6자 회담에 나서야 한다. 평화 없이는 복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말풍선 들고 광화문 일대 퍼포먼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키 리졸브’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며 ‘남북 관계자 잘 풀려야 맘 놓고 취업 준비도 하지. 이건 뭔…’, ‘지난번에도 군사훈련 하더니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잖아’, ‘미친 거 아냐. 제대 후 취업도 힘든데, 남북 관계가 악화되니까 내 삶도 힘들어 지네’ 등의 내용이 적힌 말풍선 형태의 피켓을 들고 광화문 일대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진보연대는 ‘키 리졸브’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규탄하기 위해, 28일 오전 11시 성남 한미연합사 전쟁지휘소(TANGO)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으며, 이번 군사훈련 기간 동안 서울 주요지역에서 1위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또 다음달 5일 오후 6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등과 함께 ‘한미연합 전쟁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실현 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야권도 일제히 대화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현안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백해무익한 대북 ‘삐라’ 살포를 즉각 중단하고, 북한이 심리전과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최선의 방법은 대화이다. 남북이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훈련이 개념계획 5029를 실행 가능한 작전계획으로 전환시킨다는 데서 북한을 자극할 소지가 다분하다. 개념계획 5029는 북한 궤멸을 염두에 둔, 미국에 의한 북침계획”이라며 “미국의 북침계획에 정부가 손바닥을 마주쳐주는 것은 정략적 이해에 혈안이 돼 한반도 평화를 송두리째 팔아먹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야당 ‘대화 촉구’…여당 ‘침묵’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늘부터 시작된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연합 군사연습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계속되고 있는 대북 전단 및 물품 살포 역시 중단돼야 한다”며 “북측은 ‘서울 불바다’, ‘조준사격 격파’ 등 군사적 위협 발언을 자제하기 바란다. 또한 지금이라도 남북은 대화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조영권 사회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군사연습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맞춰져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는 통일을 앞당기는 기회가 아니라 핵전쟁과 국제전을 포함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없애기는커녕 무력 충돌의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는 키 리졸브 한미합동 군사연습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키 리졸브’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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