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첫 전국위, 독자파 판정승?
    2011년 02월 27일 02: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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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당 대회 준비위원회가 복수안으로 올린 진보대통합 참여 대상 기준과 관련, 당 전국위원들은 찬반 논쟁 끝에 57%의 찬성으로 ‘과거 신자유주의 세력의 경우 조직적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사실상 민주당, 국민참여당을 통합 대상에서 배제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안은 특정 조직을 배제하는 것보다는 가치와 정책을 기준으로 개방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된다는 내용이었다.

북한 조항, 수정안 75% 찬성 채택

이와 함께 북한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는 공통의 전제 위에 ‘독재세습권력’ 명시 등 보다 분명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복수안으로 올라갔던 ‘북한 관련 조항’의 경우 현장에서 제출된 수정안이 75% 찬성으로 채택됨으로써 복수안은 표결까지 가지 않았다. 

진보신당은 26일 오후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제2기 1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오는 3월 27일 열리는 대의원대회에 제출할 안건 심의하면서 이 같이 결정했다. 전국위는 이날 ‘2011년 당 종합실천계획(안)’과 함께 2011년 사업계획과 예산을 의결했으며, 각 부문위원장을 인준하고, 재보궐선거 후보 인준을 대표단에 위임키로 했다.

전국위원회가 이날 통과시킨 ‘2011년 당 종합실천계획(안)’은 ‘당 역량강화를 위한 종합실천계획(이하 당 역량강화 계획안)’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종합실천계획(이하 새 진보정당 계획안)’으로 나뉘어져 있다.

   
  ▲진보신당 전국위원회 모습. 

관심을 모았던 새 진보정당 계획안 가운데 참여 대상 기준을 놓고 전국위원들 사이에 활발한 찬반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자들은 가치가 기준이 되는 통합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이른바 신자유주의 세력의 ‘반성’ 문제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찬반 토론 끝에 참석 전국위원 80명 가운데 과반수인 46명의 찬성표를 얻은 ‘독자파’ 성향의 안이 채택됐다. 이에 따르면 참여 주체들은 “(공동의) 가치와 공동 실천강령, 새로운 사회 비전 마련과 진보대통합에 대한 조직적 결의가 있어야"하며 “이러한 기준에 반하는 정치활동을 했던 세력은 조직적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돼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반성’을 요구하는 대목으로, 현실 정치에서 진보정당의 강력한 정치적 힘에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관철되기 어려운 전제 조건으로 보인다.

이 같은 표결 결과는 진보신당 전체 당원 여론과 최근에 치러진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서 나타난 평당원 표심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새로 선출된 전국위원들의 성향을 봤을 때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신자유주의-분단체제 극복 등

이날 회의에서는 이와 함께 새 진보정당 건설의 가치 기준으로 신자유주의 극복, 분단체제 극복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실현, 생태․여성․소수자 등 진보적 가치와 복지국가 건설지향 등이 포함된 원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진보대통합 시기에 대해서도 “2011년 9월 전후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켰으며, 과거 진보정당 운동의 오류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내 민주주의 정착과 패권주의 극복을 위한 제도적 방안 강구”와 함께 “남북 양체제를 지양하는 진보적 통일을 지향”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북한과 관련돼 통과된 수정동의안 내용은 "한국사회에 기반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정당의 위상을 분명히 하되, 북한 당국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상대로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한다"고 돼있어 남한 진보정당이 독자성을 분명히 했다.

또한 "새로운 진보정당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포로가 된 남한과 낡은 국가사회주의의 틀에 갇힌 북한의 양 체제를 지양하는 진보적 통일을 지향하며, 그 출발점으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기존의 진보신당 강령에 표현된 내용을 원용한 것이다. 수정동의안은 참석 전국위원 80명 중 60명이 찬성했다.

수정동의안에는 ‘독재세습체제’라는 표현은 삭제됐으나, 북한 정권에 대한 독자성과 비판적 입장 표명은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최근 민주노동당이 강령 개정 작업을 하면서 북한 비판 부분을 삭제한 것과 맞물려, 통합 과정이 진행될 경우 뜨거운 감자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 기반, 비정규직-중소기업 노동자 등으로 확대

한편 이날 통과된 당 역량 강화 계획안에서는 △노동연대-사회복지 국가 △재벌, 대자본 등 독점 권력들에 맞선 사회경제 민주화 △생태․평화․교육 개혁 등을 중심 과제로 한 새 진보를 ‘3대 비전’으로 제시하고, 당의 기반을 조직 노동, 30~40대, 화이트칼라에서 비정규직, 중소기업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20대, 여성, 사회적 소수자로 기반을 넓히기로 했다.

아울러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동자 권리 실현, 복지․조세개혁. 재벌 등 독점권력 해체, 생태사회 전환, 반전 평화를 5대 실천 영역으로 삼아 이를 중심으로 활동해 나가기로 했다. 전국위는 이와 관련 이행 과정을 점검할 ‘당 역량강화 종합실천계획 이행평가단’을 전국위 산하에 설치하고 반기마다 전국위에 보고토록 했다. 

이번 2기 전국위원회 구성은 독자파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진보통합 참여 대상 기준 표결에서 나타난 결과가 그 분포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독자파 측이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핵개발 문제, 3대 세습 문제를 반대하며”라는 문구를 삽입할 것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을 “전국위원회 인준을 거쳐야 한다”는 수정동의안을 제출했지만 이는 부결되었다. 새 진보정당 건설과정에 진보신당이 “경직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결된 수정동의안 역시 북한 핵개발, 3대 세습 반대는 80명 중의 40명이, 추진위원회 전국위 인준 수정동의안은 79명 중 39명이 반대해 아슬아슬하게 부결돼, 2기 전국위원회 회의는 항상 뜨거운 회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신당은 이번 전국위원회에서 2011년 당 종합실천계획(안)이 통과됨으로써 오는 3월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의원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은 어려우나 이번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된 안은 향후 진보대통합 과정에서 진보신당의 기본 원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관계자들의 다수는 이번 2기 1차 전국위 회의 결과에 대해 독자파와 통합파의 “절충안”이라고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독자파들의 의견이 사실상 관철된" 독자파의 ‘판정승’으로 보기도 한다.

한편 이날 전국위원회에는 총 87명의 성원 중 80명이 참가하는 높은 출석률(91.9%)을 기록했으며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9시간 마라톤회의를 기록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의 진로와 관련해 전국위원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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