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깨어난 인디언들의 목소리
    By 나난
        2011년 02월 26일 03: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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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하나의 사람일 뿐이다. 나는 부족의 목소리이다. 그들의 마음을 나는 말한다. 나는 더 이상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당신들은 나에게 백인의 권리를 거부한다. 내 피부는 붉지만 심장은 백인과 똑같다.” (모도크족의 킨트푸애시)

       
      ▲ 책 표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인디언에 관한 역사책인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한겨레출판, 18,000원) 개정판이 나왔다. 지난 2002년 저자가 사망한 후 유명한 소설가 햄프턴 사이즈의 헌사가 실린 개정판을 번역했다.

    저자가 여러 해 동안 수집한 회의와 재판 기록, 자서전 등을 바탕으로 희생자인 인디언들의 말을 직접 인용하여 집필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서부 개척이라는 미명 아래 저질러진 백인들의 잔인한 약탈과 그에 맞서 싸운 인디언들의 눈물겨운 투쟁, 그리고 비운의 멸망 과정을 잘 묘사한 이 책은 미국 서부 개척사 이면에 숨겨진 인디언들의 멸망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신은 진정 우리에게 축복을 내렸다. 황금은 여기 우리의 발치에 널려 있어 그저 주워 담기만 하면 된다”고 했던 미군 소령의 말이 당시 백인들의 신념을 대변한다. 땅을 빼앗기 위해 워싱턴의 정책입안자들은 ‘명백한 운명’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명백한 운명’이란 유럽인과 그 후손들이 신대륙을 다스리도록 운명 지어져 있으며, 지배민족으로서 당연히 인디언의 땅과 삼림과 광산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백인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양도 서류에 백인 식으로 서명을 했다. “백인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이 지역의 어느 곳에도 정착할 수 없으며 어느 부분도 점유할 수 없다. 또한 인디언의 동의 없이는 이 지역을 통행할 수 없다(1868년 조약)”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수없이 파기된 조약에 관한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백인들이 땅 값으로 건넨 것은 인디언들이 신기해하는 ‘구슬 몇 개’가 전부였다. 그 후 30년간 인디언들의 씨를 말릴 때까지, 백인들은 계속 거짓말로 땅을 차지했고, 꾸준히 백인의 말을 믿었던 인디언들은 결국 멸족당한다. 이 책은 전체 1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당대의 시대상황을 알려주는 연보와 인디언들의 말을 먼저 인용하고, 본문 곳곳에 사진 자료들을 배치하여 전체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 * *

    저자 –  디 브라운

    1928년 2월 28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앨버타에서 태어나 2002년 12월에 사망했다. 미국 남서부의 유전지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본명은 도리스 알렉산더 브라운(Dorris Alexander Brown). 1942년에 소설 《현수막을 높이 흔들라Wave High The Banner》를 출간하며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일리노이 대학에서 도서관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72년 은퇴할 때까지 같은 대학교 농대 도서관에서 사서로 재직하면서 여가시간에 작품활동을 했다.

    역자 –  최준석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원대 교수를 거쳐 현재 전북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판초빌라》, 《제로니모》가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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