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치 사관학교가 문을 연다
        2011년 02월 24일 01: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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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 진영에서는 보통 정치인 개인 또는 개별적 리더십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다. 정책, 조직, 구조 등의 가치나 용어들을 개인, 리더 등의 표현보다 우선시 한다. 하지만, 진보정당이 국회의원을 배출한 현실 정치세력으로 등장하면서 대중적인 정치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또한 양자가 선택적 관계도 아니다.

    대중적 정치인, 그것도 진보 쪽의 대중 정치인이 만들어지기에는 여러 모로 척박한 사회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아주 드러내놓고 진보진영의 현실 정치인들을 키우기 위해 정치 아카데미를 연 곳이 있다. ‘정치바로’가 바로 그 곳이다. 현실정치에서 진보적 정치인으로 입문하고 커나갈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강사와 학생 논의해서 커리큘럼 정해

    지난해 11월 6일 예비반을 편성해 ‘0차 강의’를 거친 ‘정치바로 아카데미'(원장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가 오는 3월 개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1회, 총 4개월 20강좌로 되어 있는 이 강좌는 정치와 외교안보, 리더십, 대안전략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분과별 담당 강사제를 통해 효율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분과별 담당 가사와 학생 운영위가 함께 논의해 커리큘럼을 결정한다.

    정치바로 측은 “기존의 여러 학습모임이 수강생 확보를 위해 여러 방면의 저명한 강사를 섭외하다보니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대신 깊이 있는 학습과 토론이 진행되지 못해 고민의 수준이 발전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와 같은 학습방식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부터 이어져온 0차 강의를 수강중인 예비반의 경우 정치 분과는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가 담당강사로 전체 강의를 진행했고, 외교안보 분과는 김연철 인제대 교수가 진행했다. 아울러 정치특강으로 김종인 의원, 외교안보 분야는 김종대 디엔디포커스 편집장과 임동원 전 통일원 장관이 특강을 하기도 했다. 

    정치바로 측에 따르면 예비반은 주로 진보정당의 지방의원과 활동가들이 수강생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진보 양당의 정치인들과 정치 지망생 등이 현자 수강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강연에 나선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는 “예전 권위주의 때야 정치라는 것이 권위주의에 독점되거나 타협적인 세력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만, 민주화가 되면서부터는 정치의 세계에서 진보의 가치를 실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며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진보의 가치를 정치의 방법으로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의 가치를 정치의 방법으로 실현

    그는 “그러나 진보진영에서는 진보적 가치에 대한 헌신은 투철한 데 비해 정치가 어떻게 움직이고 정치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진보적 정치학’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우리 사회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분들이 많은 곳이 진보진영인데도 그동안 정치를 익히는 것이 부족해 성과를 못 냈다 생각해서 강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예비반을 진행해보니 유익했다”며 “참여했던 사람들이 단순히 시간이 남아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정치활동을 하는데 유익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안보-헌법-경제 등 그간 이념적으로 다룬 주제를 구체적 정책분야 까지 염두에 두고 다루니, 매우 좋아했던 것 같다”며 “나 같은 경우는 자신이 정치를 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좋은 진보정치가들이 정치에서 역할을 많이 할수록 진보도, 사회도 발전하는 것”이라며 “원래 이런 것을 진보정당이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당장 당이 현안대응도 해야 하고 자원도 적기 때문에, 비록 정치바로가 당 밖에서 하는 것일지라도 이런 기회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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