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아바타, 트위터에 파견하라
    By mywank
        2011년 02월 23일 05: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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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이용한 ‘소리 없는 시위’가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유행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등 현행법상 규제 대상도 아니어서, 마음껏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이들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집시법 걱정없이 마음껏 시위

    우선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은 지난 22일부터 온라인 공간에서 종합편성채널(종편)에 진출한 ‘조·중·동 방송’에 반대하며 트위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언소주 측은 일본 업체에서 개발한 ‘아이에스 퍼레이드’(IS Parade)란 트위터 연동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시위를 추진했다.

    ‘아이에스 퍼레이드’는 트위터에 특정한 ‘해쉬 태그’(#·주제별 분류 기능, 블로그 키워드와 유사)를 단 글을 올리거나, 그 글을 ‘리트윗’(RT·퍼뜨리기)한 이용자들이 ‘온라인 행진’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언소주 측은 ‘조중동 방송’ 반대를 의미하는 ‘#nocjdtv’란 해쉬 태그를 사용해,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있는 단체 홈페이지에 ‘온라인 행진’을 위한 별도의 공간(☞바로가기)을 마련했다.

       
      ▲언소주 측이 시도한 트위터 시위 방식 중 하나인 ‘온라인 행진’ 

    예를 들어 트위터에 ‘#nocjdtv’란 해쉬 태그를 달고, ‘조중동 방송’ 등에 대한 의견을 올린 트위터 이용자는 ‘아이에스 퍼레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되는 ‘온라인 행진’에 자동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자신의 의견이 말풍선 형태의 ‘구호’로 화면에 나타내게 된다. ‘#nocjdtv’란 해쉬 태그를 단 글을 리트윗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 역시 말풍선 형태의 구호로 보여지면서 행진 대오를 함께 형성하게 된다.

    언소주 측은 ‘조중동 방송 저지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준)’이 정한 ‘조중동 방송 저지의 날’이었던 지난 22일 이 행사에 동참하면서 하루 정도 트위터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었지만, 트위터 이용자들의 호응이 이어져 ‘조중동 방송’ 선정이 취소될 때까지 이를 계속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시위 못지않은 효과

    양재일 언소주 대표는 23일 <레디앙>과의 전화 통화에서 “바쁜 일정이나 경찰의 과도한 탄압으로 인한 부담감으로 오프라인 공간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특정 이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고 밝히고 ‘진짜 시위’ 같은 생동감도 느낄 수 있는 트위터 시위를 시도하게 됐다. 오프라인 공간 시위 못지않은 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표현의 자유’ 실태를 확인고자, 프랭크 라 뤼 유엔 특별보고관이 방한했던 지난해 5월에도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기구인 ‘표현의 자유 수호 문화행동 모임’ 측도 ‘#표현의자유_’라는 한글 해쉬 태그를 이용해 아이에스 퍼레이드 상에서 ‘온라인 행진’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아이에스 퍼레이드는 스크린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에서 ‘온라인 행진’ 모습을 상영할 수 있기도 하다.  

       
      ▲트위터 시위와 관련된 청년유니온 홈페이지 글  

    ‘청년유니온’도 지난 17~19일 피자업체들의 ‘30분 배달제’ 폐지를 요구하며 트위터 시위를 벌였다. 청년유니온 측은 특정한 해쉬 태그의 글들을 모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시스믹’(Seesmic)이란 트위터 연동 프로그램을 사용했으며, ’30분 배달제 반대’를 의미하는 ‘#no30service’란 해쉬 태그를 단 트위터 글들을 명동 일대, 역삼동 도미노피자 본사, 미스터피자 대학로점 앞에서 스크린으로 상영했다.

    당시 트위터에는 “목숨 가지고 ‘시한폭탄’ 돌리지 맙시다”(@6presepr9), “피자 30분 배달제 폐지 안하는 당신들. 나부터 사먹지 않을 겁니다”(@chdl76) 등 관련 해쉬 태그를 단 경고성 글들이 쇄도했으며, 트위터 시위는 이후 도미노피자의 ‘30분 배달제’를 폐지시키는 데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30분 배달제’ 폐지에 영향 미쳐

    이종필 청년유니온 조직팀장은 “예전에 해외에서 ‘그린피스’가 네슬레 본사에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트위터 시위를 벌인 적인 있었는데, 트위터의 용의한 접근성과 빠른 전파성을 활용해 ‘30분 배달제’를 시행하는 피자업체들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에서 트위터 시위를 진행했다”며 “당시 트위터 이용자들의 반응도 좋았고 피자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압력으로 작용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도 최근 시도되고 있는 트위터 시위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인 ‘유저스토리랩’의 김봉단 기획팀장은 “특정한 조직에 가입하지 않아도, 따로 많은 시간을 내지 않아도 해쉬 태그란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간단하고 부담 없이 시위에 참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트위터 시위의 장점”고 밝혔다.

    그는 또 “보통 오프라인 시위에서는 특정한 인물이나 단체들이 참여를 호소하는데, 트위터 시위는 온라인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소통하는 ‘트친’(트위터 친구)들의 리트윗 등을 통해 알려지기 때문에 시위 참여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이 덜하다”며 “하지만 접근성과 전파성이 좋은 반면, 순간적으로 메시지들이 전달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시위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는 문제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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