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중 노사, 벌크선 파손 놓고 공방
    By 나난
        2011년 02월 22일 03:12 오후

    Print Friendly

    생산직 노동자 400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진중공업 노사가 이번엔 벌크선 파손 문제를 공방을 벌이고 있다. 회사 측은 당시 목격자인 경비원의 말을 빌어 조합원이 벌크선을 파손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노조 측은 벌크선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조합원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9시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1번 안벽에서 마무리 건조작업 중이던 18만t급 벌크선의 조타실이 파손됐다. 해당 사건은 경비원이 이를 발견하고 회사 측에 알리면서 드러났다.

    지회와 일부 언론에 따르면 해당 경비원은 ‘노조원 2명이 크레인을 타고 30m 높이의 선박에서 내려오는 걸 발견했다’며 ‘이들이 나와 마주치자 흉기로 위협하며 우리를 못 본 것으로 하라고 협박한 뒤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 측은 조타실 내부에서 레이더 등의 장비를 파손한 것으로 보이는 길이 1m 정도의 쇠파이프와 철판 등을 발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에 지회는 22일 “작업공구나 건조 중인 모든 부품과 건조선박에 대한 일체의 파손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이를 빌미로 경찰의 현장투입 기회를 엿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회는 “벌크선에 오르기 위해서는 크레인의 승강용 박스를 배 높이인 30m까지 올렸다 내렸다 해야 하고, 특히 크레인을 사용하지 위해서는 크레인을 운영하는 하청업체의 협조와 신호수가 반드시 배치되어야 한다”며 “또한 올해 초 회사 측은 배에 오르는 승강용 사다리를 모두 치워버려 조합원들이 30m 높이의 배에 오를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지회는 이어 “이번 벌크선 파손은 노동조합과 농성 조합원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정리해고 명단이 떨어지고 이에 격분한 조합원들이 경비실이나 정리해고 명단을 작성한 사무실을 파손한 몇 건과 관련해서는 해당 조합원이 경찰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은 적도 있으나, 노조는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규찰대를 만들어 조합원 안전과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정리해고 대상자 및 비대상자 가릴 것 없이 파업대오를 굳게 유지하고 있는 투쟁대오를 깨기 위한 회사의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을 이유로 사측이나 공권력이 불순한 생각을 절대 가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증거물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벌크선 파손 소행자의 행방 역시 정확한 사건경위가 가려져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