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하나금융, 외환 인수 안된다"
    "MB 정권, 금융 장악 시나리오 완결판"
    By 나난
        2011년 02월 21일 02: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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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금융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노동계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미국계 사모펀드 회사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불법심사 의혹 등에 대한 진상규명과 하나금융으로의 인수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 금융노조와 외환은행지부는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중단”을 요구하며 “금융당국이 인수를 승인할 경우 전면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은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의 대주주로서 외환카드 노동자 8명을 정리해고한 것과 관련해 “원천무효”라며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21일 기자회견에서 “하나금융지주가 과도한 차입 등으로 무리하게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국가적 자산인 외환은행의 외국환 및 해외영업, 기업금융 부문의 심각한 부실화는 물론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동반부실로 인한 금융산업 공멸마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의 무리한 자금조달이 경영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자금 조달 계획에 따르면, 전체 4조8,400억 원 가운데 45%인 2조2,000억 원을 내부에서 조달하고, 나머지 30%인 1조4,600억 원을 유상승자로, 25%인 1조2,000억 원은 회사채로 마련한다는 것이다.

       
      ▲ 한국노총 금융노조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경우 전면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금융노조)

    노조는 “약 5조 원의 인수대금 중 절반이 넘는 외부자금은 빚 아니면 펀드로 돼 있어 이면계약이 의심되고, 하나금융이 자랑하는 내부 조달조차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에서 배당을 빼온 것”이라며 “향후 이들 자회사의 성장동력이나 금융위기 재발시의 대책은 말할 것도 없고, 은행과 증권사를 지주사를 위한 현금착취의 수단으로 여기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환은행의 수익력과 건전성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면 하나금융의 자금조달이 그나마 불가능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외환은행의 자산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한 다음, 외환은행은 그 빚을 갚느라 껍데기만 남게 되는 가장 악질적인 차입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조는 하나금융의 △해외 밀실협상 뒤 사후통보 △실사 없는 본계약 체결 △자금계획 없이 인가신청 등의 행동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의 유일한 무기한 김승유 회장의 정치력으로, 그 원천은 대통령과의 친분에 있다는 것이 금융가의 상식”이라며 “외환은행 인수는 현 정권의 금융장악 시나리오의 완결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부적절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면 합병 회사가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결국 도산으로 이어진다”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그런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도 없고 경영능력도 부족한 하나금융은 인수자격 없다”며 “한국노총 2011년 총투쟁에 있어 외환은행 지부가 선봉에 서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미국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산업의 무분별한 자율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며, 금융산업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자율성을 규제하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전근대적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금융산업의 대형화 정책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날 “금융당국이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졸속 처리하고, 하나금융에 인수승인을 내줄 경우 금융노조와 산하 33개 지부는 강력한 전면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이는 곧바로 범국민적 항쟁과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 펀드가 지난 2004년 외환카드와 외환은행 간 합병 시점에서 8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것과 관련해 사무금융노조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소유할 대주주 자격이 없다면 자격 없는 론스타 펀드에 의해 자행된 외환카드 노동자 8명에 대한 정리해고는 당연히 무효”라며 지난 10일부터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론스타는 2010년까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투자한 원금 2조 1,548억을 모두 회수한 상태며, 하나금융지주에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경영권프리미엄까지 포함해 팔 수 있게 돼, 매각 대금 약 5조 원을 모두 순 수익으로 챙기고 한국 땅을 뜨게 됐다. 이에 론스타의 먹튀행각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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