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 양극화? 정규직 74.8-비정규 52.8%
    By 나난
        2011년 02월 21일 11:0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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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제조업이 밀집된 울산 북구지역 노동자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규직이 48.8%, 비정규직이 51.2%로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배우자를 둔 경우는 74.8%, 비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배우자를 둔 경우는 52.8%인 것으로 집계돼 빈곤의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70.3% 비정규직

    이 같은 결과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울산북구비정규직지원센터가 지난해 10월에서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울산 북구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533명이 참여했으며, 방문조사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전체 51.2%의 비정규직 중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1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정규직의 70.3%가 여성이었으며, 미혼 남성의 경우 61.4%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부가 모두 정규직인 가정이 74.8%, 모두 비정규직인 가정이 52.8%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같은 고용형태 차이는 가정의 걱정거리를 묻는 설문에서도 많은 차이를 드러냈다.

    가정의 가장 큰 걱정이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답한 비율이 정규직 노동자가 35.0%, 비정규직 노동자가 43.1%로 모두 높게 나온데 반해, 정규직이 ‘자녀 양육문제’(31.3%)를 고민하는 동안 비정규직은 ‘고용불안’(27.6%)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노동복지 서비스나 여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45.3%)라고 응답해, 이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중 특수고용 노동자의 경우 1주일에 70시간 이상 일하고,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에도 56시간으로 근무하며, 정규직 노동자보다 평균 8시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은 정규직의 58.6%인 156만 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또 이직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경우 34.8%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28.6%가 ‘정리해고 또는 감원’을 이유로 이직을 했다. 특히 이들 중 50%는 이직을 통해 정규직으로 고용 형태가 변화하기보다는 또 다시 비정규직으로 이어지며 2년 이상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에 정규직 임금의 58.6%

    산재처리의 경우 정규직의 41.9%, 비정규직의 44.2%가 ‘가벼운 사고나 질병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산재처리를 하지 않았으며, 정규직의 12.9%, 비정규직의 19.4%는 ‘산재보험처리보다는 공상처리한다’고 응답했다. 간접고용의 경우 21.2%가 ‘관리자가 산재신청을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대외적으로 잘사는 이미지를 가진 울산 북구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역의 풍족함 뒤편의 그늘에서 열악한 노동조건과 임금 수준을 견뎌내며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부부가 모두 비정규직인 가정의 비율이 높아서 임금과 근로시간 및 노동조건 전반에서 정규직 가정과 빈곤의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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