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선하고 합리적이라고?
        2011년 02월 19일 05: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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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당신은 신문을 보다가, 책을 읽다가, 뉴스를 보다가, 토론 게시판을 보다가 ‘이거 헛소리 같은데 왠지 마땅히 반박은 안 돼서 속 터지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이런 경험 때문에 심신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께 새로 나온 책 『가짜 논리-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줄리언 바지니 지음, 강수정 옮김, 한겨레출판, 12,000원)를 권한다.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방법

    이런 주장을 한번 보자.

    “노동력을 착취하는 작업장의 상황이 열악한 건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로 그곳을 선택했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형편없는 일이라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영국 정책분석센터

    어째 노동자들의 파업 소식만 들리면 꼭 나오는 논리다. 언뜻 보기에 정당해 보이는 이 얘기. 직업을 선택하는 건 개인의 문제니 착취당하는 것에 불평하지 말라는 얘기다. 왠지 성질은 나지만 또 언뜻 합리적인 말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가짜 논리’다.

    우선은 사람들이 가끔 끔찍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해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괜찮아지는 건 아니다.

    저자는 “개인의 선택이 오로지 당사자만의 문제가 되려면 그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이 합리적인 기대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공정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군다나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발언은 우리로 하여금 ‘현대판 노예주가 된 듯한 자괴감’에서 벗어나게 해줄 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논리의 가면을 쓴 거짓말들에 속지 않기 위해 필요한 무기, ‘논리’를 독자들의 손에 쥐어주려고 한다. 그리고 이건 내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말이건, 내가 찬성하는 입장의 말이건 동일하게 적용된다.

    당신이 선하고 합리적이라고?

    어떤 주장에 찬성한다고 해서,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엉터리 논리까지 찬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부실한 논리에 대한 검증은 우리가 찬성하는 주장에도 가해져야 하며, 아마도 이것이 저자의 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 길일 것”이라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저자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은 선하고 합리적이라 생각”하며, 이런 믿음이야말로 “허술한 논리에 면역된” 근본적인 이유라고 말한다. 또한 이런 자만심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추론에서도 늘 빈틈을 꼼꼼히 살펴야 하며, 명료한 사고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어떤 오류의 법칙들을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명하다고 여겨지는 전제와 주장들에 대해 의심하는 태도”임을 짚어주고 있다.

                                                      * * *

    지은이 – 줄리언 바지니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런던대학교에서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7년 창간한 계간지 <철학자의 잡지Philosopher’s Magazine>의 공동 발행인이자 책임편집자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옵서버> 등 여러 잡지의 철학 칼럼니스트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적극적이고 예리한 분석력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글쓰기로 ‘가장 대중적인 철학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주요 저서로는 《유쾌한 딜레마 여행》 《행간의 철학》 《호모 사피엔스, 퀴즈를 풀다》(공저) 등이 있다.

    옮긴이 – 강수정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뒤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자라는 종족》,《나의 엄마, 타샤 튜더》 《거꾸로 가는 나라들》《크리에이티브 마인드》《아버지가 없는 나라》《신도 버린 사람들》《앗 뜨거워》《독서일기》《우리 시대의 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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