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온 멸균하면 돼” vs "상식 이하 얘기"
        2011년 02월 18일 10: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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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가축이 매몰된 지역에서 나온 침출수를 “퇴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해 야권의 강한 비판을 받은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당 구제역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7일 <SBS> 라디오 ‘서두원의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재차 “퇴비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기술 공법으로 재생비료 만들 수 있어"

    정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폐가축 침출수는 화학적 무기물이 아닌 생물학적 유기물”이라며 “축산분뇨가 그대로 하천으로 흐르면 크게 환경오염을 일으키지만 퇴비로 만들어 논밭으로 가면 큰 자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기술 공법으로 고온멸균에 의해 재생비료를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과 네티즌 등이 ‘가축의 사체에서 나온 독성이 있는 침출수를 퇴비로 쓴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지적에 대해 “동물이 매몰지에 들어가면 현장 주위에 있는 미생물균에 의해서 정화가 되는 과정을 겪는다”며 “치명적인 독성이 있다는 건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과거에도 구제역이 발생해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는 보고는 없었다”며 “일단은 3~4개월 정도 지나면 침출되는 것은 자연의 정화에 의해서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그것이 지하수로 오염이 된다거나 하천 주변으로 나가는 것은 전수조사를 통해 뽑아내 거기에 대한 대비책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강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짧은 시간에 광범위하게, 혹한기에 매몰이 돼서 우려를 안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침출수 오염이)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라며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더 중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이미 전날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침출수의 병원성 세균 등은 아주 농도가 높은 유기물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데 이어 17일에도 배재근 서울 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P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식선 이하의 표현”이라고 일축했다.

    "3개월 후 종식 아니라, 그때부터 2차 오염"

    배 교수는 “농림부 비료관리법에도 가축의 분뇨를 퇴비를 할 때 유기물 농도, 질소 농도를 규제하고 있다”며 “거름을 만들 때 적어도 3~6개월 이상 부숙을 시킨 후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 매몰지에서 발생되는 침출수는 퇴비로써는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듣기로 매몰지 지반 침하가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고 악취가 굉장히 심하게 난다고 들었다”며 “(정운천 최고위원이)3개월 내 종식이라는 표현을 썼던데 3개월 내 종식이 아니라 3개월 내 시작이지 않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부터 대안을 만들고 종합대책이 수립되어서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가야지 종식됐다는 표현은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구제역 자체가 3월에 종식이 되더라도 2차 환경오염은 그때부터 시작”이라며 “첫째가 지하수 오염이 가장 우려가 되고, 그 다음 지반 침하가 되고, 균열 등이 일어나면 악취가 굉장히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결국 악취와 침출수가 표면으로 유출되면 벌레와 곤충이 매개하게 되고, 병균들이 2차 감염의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운천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전문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은 발언”이라며 “구제역 때문에 국민들과 축산농민들이 정신적 고통을 많이 당하고 있지 않는데 이 침출수를 농지에다 뿌리겠다는 것은 정서적으로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구제역 바이러스가 열로써 사멸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장을 보면 철저하게 매몰이 되지 않았다”며 “이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그 사체에서 어떻게 생존해있는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을 한다는 것은 참 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아울러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바이러스가 1천만 마리의 소를 감염시킬 수 있다”며 “지금 어떤 형태로 침출수가 빠져나오는지도 확인이 안 되고 이미 침출수가 식수나 강변에까지 퍼져 악취가 나는 것이 확인되는 마당에 퇴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환경 재앙까지 유발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농 "정상적인 정신 발언 아니다"

    위두환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그동안 소나 돼지 등 가축의 사체나 그 부유물로 퇴비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며 “농민들이 그렇게 해오지 않은 이유는 예기치 않은 질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지적했다.

    그는 또 “정운천 씨가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구제역 매몰지의 침출수를 떠다가 농사를 짓고 침출수가 흘러든 상수원의 수돗물을 가족과 함께 마셔보라”며 “이는 정상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의 발언이 아니다. 국민들과 농민들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이나 농업, 축산 등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정운천의 발언이 "말도 안 된다"라면서도, 이 문제가 정치적 공방으로 번저가는 데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노 코멘트" 처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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