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태 "민주당이 지역구 양보해라"
        2011년 02월 16일 05: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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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민주당 상임고문)이 16일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통 큰 양보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정세균 최고위원, 원혜영 전 원내대표 등이 연이어 재보궐선거에서의 민주당의 양보를 주문하는 가운데 원로급인 김근태 상임고문도 양보를 촉구하고 나서 민주당 지도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4월 재보궐, 비민주 야권단일후보 만들어야

    민주당도 당 내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타 야권에 비교적 신뢰를 얻는 이인영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민주주의 민생복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범국민연대와 야권연합추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 이 특위에서 민주당 텃밭인 순천 지역의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방향도 논의된 바 있으나 민주당 지도부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고 있다.

    김근태 고문은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물가 급등, 구제역사태, 전세 대란, 깊어가는 양극화 등 시급하고도 절박한 민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력을 얻기 위해서도 통 큰 양보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엇나간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실망과 반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는만큼 저들을 죽비로 내리 칠 수 있도록 야권이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분당, 김해, 순천 등에서 적어도 한 곳은 비민주당 야권단일후보가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것이 현실정치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으나 이렇게 어려운 고통도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며 그래야 국민 속에서 부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연대, 연합특위에서 위원들 간에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알고 있고 당내 여기저기서 얘기 된 것을 전해 듣기도 했다”며 “그런데 이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소극적이거나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쉽지 않은 길이나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며 “백척간두 진일보의 심정으로 손을 놓고 정치적 장래에 대한 미세한 계산을 멈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미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4.27 재보궐선거 (야권연대)논의가 빨리 시작되어야 한다”며 “단일화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의로 민주당이 먼저 신의를 지켜야만 내년 대선의 단일화도 성사될 수 있다”고 ‘통 큰 결단’을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7.28재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에게 양보를 약속한 바 있었다.

    최고위, 별다른 움직임 없어

    또한 원혜영 의원은 지난 10일 당 연대연합특위 전체회의 자리에서 “범야권에 분명한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현재 공석인 지역위원회를 그대로 공석으로 남겨놔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원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민주당 혁신과 야권연합은 지방선거와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한 약속”이라며 “약속 이행은 사회적 자본이고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밝혔다.

    연대연합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임종석 의원도 “순천을 양보해야 우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대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순천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고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경쟁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자는 방안을 제출했고 연대연합특위에서 이를 놓고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마뜩찮은 표정이다. 원혜영 의원의 지역위원회를 공석으로 남겨놓자는 주장에 대해 이낙연 사무총장이 “지역위원장 없이 어떻게 재보궐 선거를 치르느냐”고 답했고, 임종석 의원의 순천 양보 주장도 연대연합특위 내 다른 의원들로부터 “무조건 양보는 부적절하다”며 비판받았다.

    최고위원회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연대연합특위까지 구성된 상태이지만 분당, 김해, 순천 모두 공천신청자가 있어 민주당이 이들을 포기시키고 타 야당을 지지할 가능성은 낮다. 국민참여당이 연일 민주당의 약속을 거론하며 압박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그동안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를 양보한 적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의 원로 대접을 받는 김근태 상임고문이 구체적 지역까지 거론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당 내외 압박에 직면한 민주당이 과연 ‘양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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