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철, 칼 빼드나?…노조, 파업 예고
    By mywank
        2011년 02월 17일 11: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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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철 사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MBC에는 다시 총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MBC 노사 간에 단체협약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측은 “3월 중 중대 결단을 내리겠다”고 경고하며 사실상 ‘총파업 준비태세’로 돌입했다.

    김재철 연임, MBC노조 투쟁은?

    MBC본부의 확인 결과, 김재철 사장은 차기사장 후보에 나서면서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측에 MBC 조직을 통폐합해 30% 수준으로 줄이고, 올해 지역 MBC 2~3곳을 추가 통폐합한 뒤 오는 2013년까지 전국적으로 지역MBC 통폐합(광역화) 작업을 마무리하는 경영계획서를 제출했다. 또 지난 16일 방문진 면접에서는 PD수첩 ‘광우병 쇠고기 편’ 제작진에 대한 중징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재철 사장 연임에 따른 우려는 이미 MBC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MBC 회사 측은 전체 인력의 5%인 70여명을 개인 인사평가 최하등급인 ‘R등급’으로 강제 할당하려고 해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진주-창원 MBC의 통폐합이 추진되고 PD수첩 ‘4대강사업 편’이 방송 직전 불방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노조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회사에 들어서고 있는 김재철 사장 (사진=언론노조 MBC 본부) 

    오는 21일 차기(제9대) 집행부 출범식을 갖는 언론노조 MBC본부는 우선 연임에 성공한 김재철 사장의 향후 행보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정영하 MBC 본부장 당선자는 17일 노조 특보를 통해 “9기 집행부는 지금부터 3월 중순까지 김재철 사장의 행보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그의 행보를 지켜 본 뒤 3월 중에 중대결단을 내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2월 말에서 3월까지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조직 개편과 (지역MBC) 광역화의 밑그림, 본사 임원과 지역사 사장 인사, ‘R등급’ 사태 후속 조치 등을 보면 연임에 성공한 김재철 사장이 MBC를 어떻게 끌고 가려하는지 그 실체가 밝혀질 것”이라며 “이에 맞춰 (MBC 본부는) MBC 사수투쟁의 총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정영하 당선자 "3월 중 중대결단"

    정 당선자 발언과 관련해 MBC본부 측은 “김재철 사장 움직임을 보고, 그가 노사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파업 돌입 여부 등 투쟁 수위를 올리는 방안을 확정 짓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기 초반 노조의 반발 등으로 몸을 사렸던 김재철 사장이 정권의 ‘신임’을 얻어 연임에 성공하면서, 구조조정, 비판적 프로그램 탄압, 과도한 시청률 경쟁 등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주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결국 합법적인 파업권을 갖게 된 노조의 총파업은 사실상 돌입시점 결정만 남겨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 16일 열린 마지막 조정위원회에서 “노사 양측의 의견 차이가 커서 조정안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섣불리 조정안을 내는 것이 오히려 노사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회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해지한 단협 문제와 관련한 노사 간에 조정은 최종적으로 결렬된 바 있다.

    한편 김재철 사장 연임과 단협 결렬에 따라 MBC에서 총파업이 이뤄질 경우, KBS, SBS 등 다른 방송사들과의 ‘연대투쟁’이 현실화될지 여부도 관심사이다. 지난해 3월 총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킨 이후, 돌입시점 결정만 남겨놓은 언론노조 SBS본부는 신입사원·부장급 직원에 대한 연봉제 도입과 기자·PD·아나운서 조합원 10여명에 대한 비제작부서 발령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언론노조 "어떤 폭압에도 MBC 사수"

    지난해 7월 임단협 결렬에 따라 총파업을 벌인 뒤 이를 잠정 중단한 언론노조 KBS 본부도 최근 파업 참가 조합원 60명에 대한 대량징계가 예고되고 있는 등 방송3사 노조가 ‘연대투쟁’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최근 <레디앙>과의 통화에 “아직 상황을 점치기는 어렵지만, MBC 신임사장 선임이 가시화되고 단협 해지에 대한 중노위 조정이 끝내 결렬될 경우, ‘방송3사 연대투쟁’ 등 집단행동을 검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김재철 사장 연임과 관련해, 언론노조는 17일 성명을 내고 “MBC 조합원들을 비롯한 1만 4천 언론노동자들은 이 치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퇴행적 만행을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드린다”며 “정권과 그 충견 김재철이 어떠한 폭압을 가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공영방송 MBC를 사수할 것이다. 원귀가 되어서라도 반드시 공정방송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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