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참여당이 진보대통합에?
        2011년 02월 14일 04: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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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대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더 나아가 진보개혁 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통합 경로에 대한 ‘진언과 고언’들이 중원의 고수는 물론 장삼이사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10년 말까지 진보정당들은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구성에 합의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아직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게 당사자들의 말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경우 진보정당 통합의 핵심 두 주체인 것은 분명하지만 당내 의견도 모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 당위론’만 무수히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분열은 공멸이라는 문제의식과 대중의 요구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을 때 정치적 조직으로서 치명적 ‘응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진보정당 사이의 통합 논의를 가능하게는 만들긴 했으나, 셈법들이 다르다.

    진보양당이 분당이 괜한 것이 아닌 것처럼, 어떤 형태로든 또다른 통합 역시 그리 쉬운 일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분당 원인이 해소돼야 실질적인 통합 논의가 가능하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2012년을 준비하는 각 당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진보정당 사이의 통합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레디앙>은 통합논의가 본격 궤도에 진입할 수밖에 없는 2011년을 맞아 구 민주노동당의 분당 이후를 돌아보고 그동안 벌어졌던 통합논의의 흐름을 진단하며 향후 통합논의의 미래를 예측하는 기획기사를 준비하였다. 이 기획은 모두 8회 연재될 예정이다.<편집자 주>

    초대받지 않은 손님?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소장은 지난달 25일 보도된 <한겨레> 인터뷰에서 “진보대통합에 참여당이 들어가는 것은 야권의 연대연합이 갖는 위력을 더 크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진보대통합을 언급했다. “파티에는 초대받아 가는게 좋다”며 참여당을 배제한 현 논의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진보는 참여당을 파티에 초대할까?

    현재 진보대통합이 논의되는 틀은 공식적으로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한 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라고 볼 수 있다. 연석회의에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 3당과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연관단체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연석회의 구성 단계부터 국민참여당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진보진영 내에서는 아직 참여정부 시절 비정규직법과 한미FTA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많으며, 참여정부의 적자를 자임하는 유시민 원장과 국민참여당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진보진영은 여전히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에 대해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국민참여당도 굳이 이에 대해 반박하지 않고 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지난해 10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연석회의의 틀을 제안하면서 “신자유주의 정당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참여당은)통합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재확인했다.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역시 “참여당은 진보대통합의 쟁점이 아니며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이를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진보대통합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사람들 역시 국민참여당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배제’하는 것이 중론이다. 이들은 “참여정부 시절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반성이 없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으며 “선거연합 정도는 몰라도 통합의 대상은 분명히 아니”라는 입장이다. 진보의 고유 분야인 ‘노동’을 고려하더라도 참여당의 참여는 쉽게 고려될 수 없다.

    주체보다 가치가 우선 돼야

    그러나 국민참여당도 진보대통합의 대상에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진보진영에서 참여당의 문제는 조심스러운 만큼 이러한 의견들은 “원칙과 가치를 기준으로 통합의 대상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표현으로 표출된다. “세력 간 통합논의가 타 정치세력에 대한 ‘배제론’으로 나타나는 상황은 소수화 전략”이라는 것이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연합론은 어떠한 세력을 넣고 빼는 문제가 아니”라며 “가치를 중심으로 대통합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보편적 복지’가 연합론의 중심이 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주장하는 ‘가치’ 중심의 통합은 ‘보편적 복지’가 중심이며, 여기에는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참여당의 참여 문제를 거론하는 측도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달 6일 라디오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국민참여당과 당의 진로를 놓고 폭넓은 논의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으며 진보신당 내부에서도 “단순히 민주노동당-사회당과의 통합만으로는 국민들에게 ‘도로 민주노동당’의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진보대통합과 복지국가를 위한 시민회의’도 대표적으로 ‘비민주 통합진보정당’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석회의 구성 과정에서 시민회의의 참여도 다소 논란이 된 바 있으며, 이후 연석회의에서 진보대통합논의가 진전을 보더라도 이 문제를 놓고 논란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진보진영에서 워낙 국민참여당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에 참여당과의 통합을 언급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정희 대표의 ‘참여당 포함’ 발언을 두고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강한 비판이 쏟아졌으며, 진보신당의 적극적 통합파들도 이 문제는 말을 아끼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진보의 우경화

    진보진영 내에서는 통합은 둘째 치고 연합을 위해서라도 국민참여당에 대해 “과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민주당, 그것도 일각에서만이 ‘반성문’을 제출했을 뿐, 국민참여당은 오히려 참여정부 당시 입법되었던 비정규직법이나 한미FTA 추진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독자파 진영에서는 한미FTA 재협상에는 반대하면서 한미FTA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참여당과의 연대연합 논의가 나오는 것 자체가 “진보의 우경화”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치를 기준으로 통합하자는 미명하에 정작 총선과 대선만이 고려된 통합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더 나아가 진보신당 독자파들의 경우에는 민주노동당이 ‘반MB연대’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면서 국민참여당은 물론 민주당과의 선거연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작 국민참여당의 입장은 어떨까? 김영대 참여당 최고위원은 “진보대통합에 대해서는 우리가 먼저 제안할 입장이 못된다”며 “하지만 진보진영에서 요청이 있다면 당 논의를 거쳐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생각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겠다 뜻으로 풀이된다.

    김영대 최고위원은 진보진영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진보진영에)너무 나가있지 않느냐, 조금 더 우리 쪽으로 와라’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진보진영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바라고 있으며 하나의 기준을 놓고 여기에 무조건 들어와라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통합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인물은 참여당, 조직은 민노당, 정책은 진보신당"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진보대통합 열차에 국민참여당 티켓은 없어 보인다. 진보정당 간 통합논의에 대해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비민주 통합’ 진영에서도 참여당을 거론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심상정 전 경기도지사 후보가 유시민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루었다가 당내 역풍을 맞을 만큼, 선거연합조차도 쉽지 않다.

    하지만 진보대통합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결국 그 목표가 총선에서의 원내 교섭단체 확보와 이를 바탕으로 진보적 연립내각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바대로 진보대통합 논의과정에서 국민참여당 문제가 불거질 여지는 충분하다. 현재 야권에서 차기 대선후보로 높은 지지를 받는 사람이 유시민 원장이기 때문에 참여당을 제외하고 연립정부 구성논의를 벌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뿐 아니라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에서도 다양한 연대연합의 주판알이 튕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대통합은 많은 야권세력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록 진보진영 내에서는 참여당 문제가 큰 논란거리가 될지 않을 수 있으나 이를 바라보는 외부 인사들에게 국민참여당 참여문제는 큰 관심거리다.

    “인물은 참여당, 조직은 민주노동당, 정책은 진보신당”이라는 유시민 원장의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 발언은 국민참여당의 실제 대선 전략일지, 그렇다면 진보진영이 이를 받아들여 참여당을 ‘파티’에 초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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