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데스크 ‘PC방 실험’ 패러디 봇물
    By mywank
        2011년 02월 14일 04: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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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일구 앵커의 ‘어록’과 취재 기자들의 과도한 ‘연출’ 등으로 ‘예능데스크’란 비아냥을 받고 있는 MBC의 ‘주말 뉴스데스크’가 이번에는 억지스런 ‘PC방 실험’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인터넷게임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폭력성’을 보여주겠다며 예고 없이 PC방 컴퓨터들의 전원을 끈 것을 두고,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 실험을 패러디한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MBC ‘주말 뉴스데스크’는 취재기자가 군 혹한기 훈련에 참가해 상의를 모두 벗거나, 해빙기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직접 물속에 빠지고, 구제역 방역초소 인근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등의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면서 ‘시청률을 위한 의도적 연출’이란 비판이 일고 있으며, 앵커의 어록 역시 상대적으로 ‘흥미 끌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어록과 과도한 연출, 억지스런 실험까지

    ‘주말 뉴스데스크’는 최근 연임을 노리는 김재철 MBC 사장이 시청률 제고 등을 명목으로 지난해 가을개편에서 시간대가 오후 8시로 1시간 앞당겨지고 뉴스의 형식도 대폭 손질된 바 있으며, 최근 발생되는 문제 역시 과도한 시청률 경쟁에 따른 ‘연성 보도’의 폐해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당시 개편에서는 MBC의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후 플러스’와 ‘김혜수의 W’가 폐지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언론노조 MBC 본부는 특보를 통해 “MBC 보도국에선 시청률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흥미 위주의 선정적 기사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편집회의에서조차 ‘주말 뉴스는 의미보다는 시청률이 우선’이라는 이야기가 오간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주말 뉴스데스크의 ‘PC방 실험편’ 

    지난 13일 저녁 방송된 MBC의 ‘주말 뉴스데스크’는 ‘잔인한 게임 난폭해진 아이들, 실제 폭력 부른다’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유충환 기자가 폭력적인 장면이 담긴 인터넷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의 문제를 전했다. 취재기자는 이런 청소년들의 폭력성을 보여주겠다며, 이들이 모여 인터넷게임을 하고 있는 PC방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고 예고 없이 컴퓨터들의 전원을 꺼버리는 실험을 했다.

    이후 갑작스런 정전 상황에 당황한 청소년들이 “어? 뭐야! 아~ 씨X!! 이기고 있었는데! 미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으며, 취재기자는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옵니다.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겁니다”며 밝히며 인터넷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14일 오후, MBC ‘주말 뉴스데스크’ 인터넷게시판에는 60건이 넘는 항의 글이 올라오는 등 MBC 측 보도 태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L97845’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에요. ‘마봉춘 뉴스’가 망해간다고 하더니, 뉴스가 아니라 ‘예능’이 되는군요”라고 비난했으며, 네티즌 ‘magicchance’는 “동 시간대 개그콘서트의 ‘대항마’로 급 부상중”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주말뉴스데스크, 개콘 대항마로 급부상"

    네티즌 ‘lhw0714’는 “PC방에서 전원을 내려 사용자들이 욕 나오게 만드는 장면. 저건 ‘당연한’ 반응입니다”라며 “요즘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폭력적인 장면에 쉽게 노출돼 있는 건 사실이죠. 하지만 위 (보도의) 영상자료는 억지입니다. 좀 반성하세요”라고 지적했다.

    ‘주말 뉴스데스크’ 인터넷게시판에는 패러디 글도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 ‘PUDIDIC’는 “기자들이 기사 작성에 몰입해 있는 MBC 사무실, 카메라를 설치한 뒤 기사 작성 중인 컴퓨터 전원을 모두 꺼봤습니다. ‘어? 뭐야! 아~씨!! 잘 쓰고 있었는데! 미치겠다’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옵니다. 기사 속 범죄자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겁니다”라고 비아냥거렸다.

    네티즌 ‘jy486ch’도 “(MBC) 기자들의 폭력성을 알아보기 위해, 기사 송고 중인 노트북을 꺼보겠습니다”, “MBC 취재차량 기사의 폭력성을 실험하기 위해, 타이어에 펑크를 내보겠습니다”, “MBC 기자 자녀들의 폭력성을 실험하기 위해, 자녀가 컴퓨터를 하고 있는 자택의 전원을 꺼보겠습니다” 등의 패러디 글을 잇따라 올리며, 해당 보도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트위터에 글을 남긴 네티즌 @cdsway는 "(MBC) 기자들의 수준도 조중동화 돼가는 건가? 비판정신은 실종되고 자극적인 것만 찾아해매는구나"라고, 네티@yeinz는 "MBC 주말뉴스데스크. 뉴스의 틀에 박힌 형식을 깨는 건 대환영인데, 형식을 깨면서 동시의 ‘수준’도 깨져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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