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 로드맵 "2011년 9월, 새진보정당"
        2011년 02월 10일 12:29 오후

    Print Friendly

    진보신당의 향후 진로와 방향을 결정할 ‘종합실천계획’이 지난 8일 나왔다. 오는 26일 전국위원회와 3월27일 예정된 당 대회를 통해 확정될 종합실천계획안은 진보대통합,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대한 진보신당의 공식 입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자유주의-분단체제 극복, 복지국가

    진보신당 당 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마련한 이번 안은, 우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시기와 관련 그 동안 특정 시기를 못박는 것에 회의적이었던 진보신당에서 이번에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한 것과, 진보정당 통합의 주요 가치에 대해 단일안을 만들어낸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진보정당의 통합 대상 또는 범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복수안을 마련했다.

    이번에 합의된 실천계획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로드맵에 따르면 1단계는 2010년 9월부터 2011년 3월까지로 이 기간 동안 “당 내외 논의 등 가능성과 조건을 확인”하는 것으로 돼있다. 2단계(2011.4~2011.6)에서는 “가치, 대상, 방식, 선거, 쟁점 등을 합의”하며, 3단계(2011.7~2011.9)에서는 “승인 절차 및 강령, 당헌 준비 및 창당”을 준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실천계획안은 또 새로운 진보정당의 3대 가치로 △신자유주의 극복 △분단체제 극복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실현 △생태・여성・소수자 등 진보적 가치와 복지국가 건설을, 10대 실천과제로 비정규직, 보편적 복지 구현, 교육 평준화와 의료공공성 확대, 중소상인 생존권, 금융자본 규제와 재벌 지배구조 해체, 환경, 소수자, 총선 비례대표-대선 결선투표 등을 담고 있다.

    쟁점으로 예상되었던 2012년 총선에서의 야권연대에 대해서도 계획안은 “비정규직, 부자증세, 비례대표 확대 등 진보정치세력의 핵심 정책에 대한 합의 등 가치 연대와 호혜 존중의 방식을 전제로 야권연대를 추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대선에서의 야권연대 대응의 경우에는 총선 결과에 따라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통합의 가치와 시기에 대해서는 독자파와 통합파 간 어느 정도의 합의는 이루어졌으나, 진보대통합 대상에 대해서는 팽팽히 맞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복수안으로 제출될 예정이다.

    대상에 대한 결정은 당 공식 의결단위에서

    통합의 대상과 관련 1안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을 배제하는 것으로 구체적 문항은 “공동의 가치와 실천강령, 새로운 사회비전 마련과 진보대통합에 대한 조직적 결의가 있어야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가치 기준에 반하는 정치활동을 했던 세력은 ‘조직적 성찰’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혹은 국민참여당을 ‘전과가 있는 정파’로 보고 이들의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상 배제 효과를 가져오는 문구이다.

    2안의 경우 ‘조직적 성찰’을 전제하는 조항을 없애자는 입장으로 특정 정파를 배제하지 말고, 가치 중심으로 열어놓고 보자는 입장으로 평가된다.

    김은주 진보신당 부대표(새 진보정당 건설 소위 위원장)는 “과거 성찰에 대한 부분은 통합 대상과 관련된 것으로, 제한 없이 진보대통합의 문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과 (민주당과 참여당을)논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이견이 존재했다”며 “다른 부분은 어느 정도 서로 양보가 이루어졌지만 대상과 관련된 부분은 의결 단위를 통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북한문제에 대해서도 복수안이 제출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사회에 기반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정당의 위상을 분명히 하되 북한당국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상대로서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한다”는 1안과 “남한 자본주의 국가권력과 북의 독재 세습권력을 공히 극복 대상으로 규정”하는 2안으로 갈린다.

    이와 함께 “새로운 진보정당은 북한의 핵 개발 문제, 3대 세습 문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는 1안과 “새로운 진보정당은 남한의 자본주의 국가권력과 북의 독재 세습권력을 공히 극복대상으로 규정하고,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평화체제 구축, 남북한 억압체제를 극복하는 진보적 통일을 지향한다”는 2안으로 나뉜다.

    2안의 경우 통합을 강하게 비판하는 소수의 위원들이 주장한 것으로 북한 정권에 대해 ‘독재세습 권력’ 등의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북쪽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2안의 경우 통합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에게 북한 문제에 대한 태도 전환을 강하게 압박해, 논의에 걸림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기 정해졌지만, 안 되면 독자생존으로 갈 수도

    이창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소위 위원은 “민주당-참여당의 참여 문제와 북한 문제는 단일안으로 만들어내지 못할 만큼 예민한 사항”이라며 “시기 문제도 9월로 정했지만 그때까지 안 되면 독자적 생존으로 갈 수 있다는 해석의 여지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향후 예정된 전국위원회나 당 대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계획안에서 제외된 최종승인 절차와 관련해서도 대의원대회를 통한 확정과 전당원 투표를 통한 확정 등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이 부분 역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신 진보신당 기획실장은 “계획안을 당 내에서 최종 승인하는 기구가 당 대회여야 한다는 의견과 전국위에서 당원 총투표에 부의하자는 입장이 있었다”며 “현재 당헌 상 이와 관련한 해석의 문제가 있고 정당법과 관련되어서도 확인을 해야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전국위에서 최종적으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단일안 도출 과정에 있어 새 진보정당 건설의 대상만큼 첨예했던 시기나 총선에서의 야권연대와 관련된 부분을 조율한 것은 일정한 성과로 볼 수 있다. 김은주 부대표는 “처음부터 단일안을 만들어 대의기구에 제출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고 이창우 위원은 “내부 이견이 합의가 안 되어도 다수안으로 단일안을 올리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이창우 위원은 “독자파와 통합파 사이에 원칙 있는 토론을 통해 어느 정도 상호간 불신을 극복하고 신뢰도 쌓았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서로에 대한 이견도 ‘화해할 수 없는’ 영역이 아닌 ‘좁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상당부분 의견이 좁혀진 단일안을 제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신 실장은 “그동안 다른 진보정당들이 진보대통합에 대해 결의를 한 적은 있지만 이번 계획안이 전국위를 통과한다면 아마 진보신당이 가장 구체적인 방안이나 내용, 방식, 원칙, 단계별까지 그 실행방안을 가장 먼저 채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