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총장이 피진정인, 초유 사태
By mywank
    2011년 02월 08일 01: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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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현병철 위원장의 독단적인 조직운영을 비판해온 노조 간부를 해고하자, 인권위 노조가 8일 사상 처음으로 인권위 위원장과 사무총장(이하 피진정인)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공동행동) 등 인권단체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현 위원장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나서는 등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인권위원장-사무총장 피진정인으로

인권위는 지난달 2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준) 인권위지부에서 부위원장으로 활동해온 강인영 차별조사과 조사관에 대한 일반계약직 공무원 재계약 심사에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5년 안의 범위에서 계약을 연장해온 관례를 깨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해 논란을 빚었다.

   
  ▲8일 심광진 전국공무원노동조합(준) 인권위지부장이 조합원들과 함께 강인영 조사관 해고사태에 반발하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다음달 1일자로 계약이 만료되는 강인영 조사관은 지난 2002년 별정직 공무원으로 입사했으며, 2년 뒤 인권침해 조사2과에서 정책과로 부서를 옮기면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신분이 변경됐다. 이후 5년간 계약을 연장한 뒤 지난 2009년 계약직 공무원으로 신규채용을 거쳐 현재까지 9년간 인권위에서 근무했으며, 인권위에서 성차별 및 성희롱 업무분야의 전문성 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강 조사관은 또 지난 2009년 5월부터 인권위지부 부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현 위원장의 비민주적 조직운영 사안과 인권위 직원들의 노동조건 사안 등에 대한 문제제기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를 두고 인권위지부 측은 “현 위원장 체제를 비판하는 활동에 대한 ‘보복조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암울한 현실 상징’ 흰국화 들고 진정

인권위지부의 심광진 지부장과 조합원 10여명은 8일 오전 11시 ‘암담한 인권위의 현실’을 상징하는 의미로 흰색 국화꽃을 손에 들고, 인권위 건물 7층에 있는 인권상담센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인권위 노조는 진정서에서 “그간 위원회(인권위)는 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5년의 범위에서 계약을 연장해왔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그런 위원회가 피해자에 대해서만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피해자가 인권위지부의 부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위원회의 운영과 관련해 비판적인 활동을 해 온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위원회의 결정은 피해자의 조합 활동을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준 ‘차별행위’이므로 이에 대한 조사 및 구제를 원한다”고 진정 사유를 밝혔다.

   
  ▲심광진 지부장이 인권위 직원에게 진정서를 건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심광진 인권위지부장은 진정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현 위원장 체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강인영) 부지부장에 대해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불이익이 돌아갔다”며 “인권위 계약직 공무원의 경우 그동안 5년 범위 안에서 계약이 연장돼온 관례를 비춰볼 때, ‘보복조치’가 아니었나는 생각이 든다. 인권위에 쓴소리를 한 것에 대한 부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인권위지부 활동을 지지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비조합원인 박병수 침해조사과 조사관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합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강 조사관은 구성원 중 누구보다 뛰어난 분이었다. 쓴소리에 대한 불편함에 따른 조치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강 조사관에 대한 진정 사건은 인권위의 관련 소위원회를 거쳐, 3개월 내에 차별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인권단체들, 현병철 사퇴 거듭 촉구

비판적 구성원에 대한 인권위의 일방적인 해고조치에 대한 반발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80여개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공동행동’은 8일 성명을 통해, 강 조사관을 해고한 인권위의 행태를 규탄하고 현 위원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성명에서 “강 조사관 해고는 현 위원장과 손심길 사무총장이 인권위를 자신의 입맛대로, 정부의 눈치를 보아가며 장악하려는 음모”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재계약 중단은 사실상의 해고이다. 비정규직 보호에 앞장서야할 인권위가 비정규직 해고에 앞장서는 것은 인권위가 ‘인권옹호기관’을 포기하고 ‘인권침해기관’을 대대적으로 선포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명박 정부와 현 위원장은 인권위 파행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그 출발은 인적 쇄신”이라며 “무자격 위원장은 사퇴해야 하고, 새로운 인물로 인권위가 다시 구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인권위원 인선절차를 정비하고, 직원 채용의 투명성을 확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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