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땅 파서 번 돈 1백만원 안돼"
By 나난
    2011년 02월 08일 11: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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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삭기(포크레인) 노동자의 평균 순수입이 100만 원도 채 되지 않으며, 평균 부채는 5,880만 원으로 약 30%가 신용불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84.1%가 수입 체불 경험이 있으며, 유보비율은 92.7%에 달했다.

건설노조가 지난해 9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 굴삭기 노동자 891명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의 열악한 작업 실태와 근로조건이 여실히 드러났다. 건설노조는 “일부에서는 4대강 공사 등 국책공사를 통해 굴삭기 노동자들의 수입도 높고 작업조건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지만 “조사 결과를 보면, 오히려 열악한 실태가 그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8일 건설노조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891명의 굴삭기 노동자의 평균 경력은 20년이고, 부양가족 4명의 가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삭기 노동자가 임대료를 받아 기름값, 수리비, 보험료, 할부금 등을 뺀 평균 순수입은 1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 체불 경험 84.1%

또한 굴삭기 노동자의 84.1%가 임대료 체불을 겪은 적이 있었으며, 체불된 금액의 경우 50% 이하로 받기가 일쑤인 것으로 밝혀졌다. 100% 받은 경우는 9.8%에 그쳤다. 또한 임대료를 전혀 받지 못한 경우도 24.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삭기 기사들은 임대료 체불의 원인으로 ‘건설사가 기성금을 받고도 임대료를 제때 지급하지 않는 관행'(62.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발주처 및 원청의 지급확인 관리부실’이 24.9%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굴삭기 노동자의 77.3%가 굴삭기를 할부로 구입해 월 평균 155만 원의 할부금을 갚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굴삭기 노동자는 평균 5,880만 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으며, 1억 원이 넘는 부채를 지고 있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조건 역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굴삭기 노동자의 70%가 법적 근로시간인 8시간 이상을 일하고 있었으며, 그나마 연장 근무를 하더라도 90% 이상은 초과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50%가 임대차계약서도 없이 작업을 하고 있으며, 허위세금계산서 발급을 강요받은 경험도 85.5%에 달했다.

건설현장 안전사고 발생시 굴삭기 노동자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진 경우도 62.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산재처리를 한 경우 14.3%에 그쳤다. 이 같은 굴삭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잉공급된 굴삭기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0.2%로 집계됐으며, 임대료 체불 및 어음 근절 대책이 필요하다는 응답 역시 68.7%로 높게 나타났다.

건설노조는 “굴삭기 노동자들은 소위 카드 돌려막기 인생을 살고 있다”며 “수입이 체불되어도 소위 특수고용직이라는 현실에서 노동부 체불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아무런 법적,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굴삭기 수급조절해야

이어 건설노조는 “건설기계 덤프와 레미콘 기종의 수급조절을 재연장할 필요가 있으며, 지난해 한 해 동안 4,022대가 증가되어 최근 4년 새 최대 증가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굴삭기에 대한 수급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또 “건설기계 노동자의 절반이 임대차 계약서조차 없이 작업하는 건설현장은 불법, 탈법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적어도 공공공사에서라도 정부가 고시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의무작성하도록 하는 법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노조는 △굴삭기 수급조절 △체불 및 어음 근절 △임대료 인상 △표준임대차계약서 의무작성 △안전사고시 건설사 책임 △건설기계불법행위 단속강화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등을 굴삭기 노동자 8대 요구안으로 마련하고, 향후 대정부 면담 및 굴삭기 노동자 근로실태 개선방안 마련 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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