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의료가 부담 높여? 헛소리 말라"
        2011년 02월 01일 11: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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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의 무상시리즈 발표에 보수진영들이 총력을 기울여 반대하고 나섰다. 조중동을 위시한 보수언론들은 무상복지 정책을 ‘포퓰리즘’, ‘국가재정파탄’, ‘건보료 폭탄’, ‘건강보험 붕괴’ 등 온갖 악질 수식어를 갖다 들이댄다.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무상의료에만 30조가 들어간다고 주장하였고, 대표적 의료민영화 학자인 연세대 이규식 교수는 무상의료에 무려 53조가 들어갈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반대론자들의 뻥튀기 솜씨 눈부셔

    이들이 목표하는 것은 ‘무상의료’ 저지이다. 이를 위해 3배 이상 보험료가 올라간다, 국가재정이 파탄난다, 건강보험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해댄다. 뻥튀기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건강보험과 국민건강에 대한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이들의 노력이 가상하기 그지없다.

    무상의료를 저지하려는 이들의 논리는 간단히 말하자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거다. 무상의료를 하게 되면 본인부담이 줄게 되어 의료이용이 급증할 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보험재정이 파탄날 것이라는 거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의료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특성 중 하나는 서비스가격에 비탄력적(price inelasticiy)이라는 거다. 이것이 일반상품과는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의료서비스는 필수재로서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낮아 과중한 본인 부담이 있더라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또 무상의료를 실시해 의료 이용시 본인 부담이 줄더라도 의료 이용이 남발하지는 않는다는 거다. 우리 국민들은 건강보험의 과중한 본인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또다시 건강보험료의 몇 배에 이른 비용을 민영의료보험에 지불하고 있다. 이것 역시 의료서비스의 가격 비탄력성 때문이다.

    상식적으로도, 내가 아프지도 않는데 병원 가서 약을 먹거나, 주사 맞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프지도 않은데, 병가를 내고 가족들 고생시켜가며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없다는 거다. 이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가 RAND 연구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자. 의료서비스 가격에 따라, 의료 이용 양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라 할 수 있다.

       
      ▲ 의료서비스 가격대비 의료이용양상(표=진보신당 건강위원회)

    본인 부담 없어도 불필요한 의료 이용 없어

    이 표는 본인부담액(user fee)를 0%, 25%, 50%, 95%에 따라 저-중-고 소득층별로 의료이용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나타내 준다. 본인부담을 0%로 완전히 무상의료로 하더라도 실제 불필요한 이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본인부담이 증가함에 따라서 완만하게 의료 이용은 감소한다. 급격하게 감소하지 않는 이유는 의료서비스는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서 기울기 감소가 더 크다. 저소득층일수록 본인 부담이 오르게 되면 필요한 의료 이용이 더 줄어든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위 연구는 무상의료를 하더라도 불필요한 의료이용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본인 부담이 줄어들수록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즉, 무상의료를 하게 되면 불필요한 의료서비스가 남발된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충족됨을 의미한다. 무상의료를 왜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연구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의료 이용이 약간 증가한다. 그것은 의료서비스의 가격 장벽이 사라지게 되어 필요 의료서비스가 충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더라도 가격에는 비탄력적이다. 보통 의료서비스의 가격탄력성은 -0.2% 정도이다. 가격이 10%가 감소하게 되면 의료수요는 2%쯤 증가한다는 거다. 이를 현재 건강보험에 적용해보도록 하자.

    현재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 등 진보진영이 요구하는 보장률 목표는 80%이다. 특히 전면적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입원진료비의 보장률은 90%로, 연간 100만원이 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평균 60% 정도이니 이를 80%로 올리게 되면 가격은 20%가 감소한다. 가격탄력성을 고려할 때 의료수요는 4%가 증가한다.

    무상의료 1단계 소요 비용 2조원

    즉, 무상의료 1단계에 추가 소요되는 재원은 전체 재정의 4%, 약 2조원 가량이 추가로 들어간다. 물론 이 2조는 불필요한 서비스가 아니라 그동안 과중한 본인부담으로 인해 의료 이용을 하지 못하였던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증가한 것일 뿐이다.

    현재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는 2010년 기준으로 보장률을 80%로 올리는데 소요되는 추가재원을 12조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격탄력성을 고려할 때 2조 가량이 추가가 된다는 계산이다. 뭐, 이 정도는 충분히 수용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외래보다는 입원보장률을 90%로 올리고, 100만원 상한제를 하자는 것이니 만큼, 실제 보장성 확충으로 인한 가격탄력성(입원의 가격탄력성은 외래보다 훨씬 낮다)을 고려할 경우의 의료비 증가는 더 적을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무상의료에 30조, 심지어 53조까지 들어간다고 겁박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를 3배로 올려야 한다면서 국민들에게 이를 감당할 자신이 있느냐고 협박한다. 저들의 주장에 속지 말자.

    저들은 오직 무상의료를 저지하기 위해 엉터리 근거를 갖다 대며 국민들을 겁박하는 것조차도 서슴치 않는다. 상식적으로 무상의료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면 왜 그 수혜자들인 병원협회와 의사협회가 쌍수를 들고 환호하기는커녕, 외려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을 반대하겠는가.

    우리 국민들은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가계 파탄과 그로 인한 헤어날 수 없는 빈곤의 위험을 항상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을 벗어나고자 건강보험료보다 2~3배에 이르는 비용을 민영의료보험에 쏟아 붓고 있다. 진보신당의 분석에 의하면 민영의료보험 규모는 2008년 기준으로 22조~28조(주 계약기준)에 이른다.

    무상의료를 하게 되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확 줄게 되어 있다. 40%에 이르는 본인부담액을 고스란히 건강보험 재정으로 돌리기만 해도 충분하다. 더욱이 민영의료보험의 지급률이 30~40%밖에 안되는 사행성 게임보다 못한 것을 감안할 때 무상의료야 말로 서민들의 가계부담을 줄이고 실질소득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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