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AE원전에 28년간 10조원 이상 지원"
        2011년 01월 31일 03: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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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의 대가로 우리 정부가 수출입은행을 동원해 원전 수주 건설금액의 절반 가량인 90억~110억 달러까지 지원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원전 건설자금 일체를 UAE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혀왔다는 점에서 1년 동안이나 은폐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대출기간 28년

    또한 수출입은행을 통한 대출 기한이 무려 28년에 달하고 대출해줄 자금을 마련을 위해 적잖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30일 밤 방송에서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11월 야당의 한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문건을 입수했다”며 “원전수주 금액의 절반 가량인 90억 달러에서 최대 110억 달러까지 지원할 계획이며, 대출기간이 28년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원전 수주한 지 1년이 지난 작년 말 정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580팀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이슬람채권 과세특례가 왜 빨리 통과돼야 할 필요가 있느냐, 시급성이 있느냐 물어보니, 기재부 차관이 UAE 원전문제와 관련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30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

    MBC는 “이슬람채권 과세특례, 즉 우리 정부가 UAE에 대출해줄 원전 건설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이슬람권의 오일머니를 빌려올 계획을 세워둔 것”이라며 임종봉 1차관이 이정희 의원에게 “UAE 와 계약 내용 자체가 저희가 반 정도 파이낸싱(금융조달)을 하도록 돼 있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정부가 UAE에 10조원 넘는 돈을 빌려줘야 한다는 계약조건을 국민에게 왜 공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통상적인 업무로 굳이 밝힐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이었다고 MBC는 전했다.

    여당 의원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해외 원전 건설비용의 절반 이상을 대출해주기로 계약한 것은 우리나라가 단 한 차례도 시도해보지 않은 막대한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입은행이 지금까지 해외 플랜트 사업에 지원한 금융규모는 10개 나라에 21억 달러가 전부였다고 MBC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이를 1년 이상 공개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186억불의 수주금액 전부를 UAE 정부가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홍보를 했다라면 이것은 잘못된 사실을 전달한 것이고 따라서 원전 건설공사의 어떤 이익을 과대 홍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도 방송에서 “여태까지 했던 거 모두 합한 것보다 5배가 넘는 금액을 앞으로 UAE 원전을 위해 지원하도록 정부가 국민하고 의논 없이 했다는 것인데 굉장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뿐 아니라 MBC는 “UAE에 빌려줄 100억달러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규모가 너무 크고 대출기간 28년으로 전례 없이 길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수출입은행은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MBC는 “국내 민간기관을 설득해 대출 참여시킬 계획이었지만 1년이 다 된 지금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금융기관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K은행관계자는 MBC와 인터뷰에서 “은행들이 아무래도 다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데, 그렇게 장기로 시중은행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을 거에요. 너무 규모가 크다보니 국내에 있는 금융기관들만 가지고 이걸 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국가신인도에도 영향

    UAE에 빌려준 돈을 나중에 이자를 붙여 돌려 받는 것이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라는 정부의 설명에 대해 MBC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의문을 제기했다.

    “UAE에 돈을 빌려주려면 우리 은행도 해외에서 돈을 빌려와야 한다. 그런데 UAE는 국가 신용등급이 우리 보다 높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대출금리가 우리 보다 낮다. 다시말해 우리가 UAE보다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 싼 이자로 돈을 대출해주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MBC는 “무디스에 따르면 더블 A로 우리보다 두 단계나 높다”며 김상조 교수의 말을 빌어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다가 UAE 정부에 빌려주고 그것을 낮은 금리로 돌려받는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상당한 정도의 금융 비용을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달 여당 단독으로 강행처리된 2011년 새해 예산안엔 수출입은행에 1000억원의 예산을 출자하는 계획이 들어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수출입은행은 올해도 5000억원(현금 1500억원 및 현물 3500억원)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MBC는 “UAE에 빌려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을 수혈해서라도 자산건전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라며 “전문가들은 UAE 대출 자금조달이 늦어져 만약 원전공사가 차질 빚게 되면 제2, 3의 해외 원전수주를 준비하는 우리 나라의 신인도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엄청난 거짓말 탄로"

    임명현 MBC 기자는 방송에서 “파병논란을 감수해가면서까지 따낸 원전수주이기에 투명하지 못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손해보는 사업이 아닌지 걱정도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전날 방송에 대해 “대통령이 UAE 원전수주를 강조하면서 UAE 파병을 날치기 처리 했다”며 “파병만 해주면 원전수주가 된다고 했지만 또 이렇게 참으로 엄청난 거짓말이 탄로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터키 원전이 어떻게 됐는가. 다 수주된다고 했다가 일본으로 넘어갔다”며 “우리는 UAE 원전수주에 대한 내용을 정부가 숨김 없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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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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