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들 희망의 바탕
    By 나난
        2011년 01월 29일 02: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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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중국인들에게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 더 나은 삶이 가능하다는 확신 같은 것이 존재한다면, 그 바탕에는 언제나 대장정이 있을 것이다. 혁명 1세대에서 3세대로 이어지는 지금껏 대장정은 중국의 세대를 뛰어넘어 살아 숨 쉬는 역사다.

    『소설 대장정』 1~5권(웨이웨이, 보리, 각권 11,000)은 바로 중국 인민 스스로의 눈으로 그 정신의 원류, 곧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저자는 대장정에 대한 치밀한 고증을 거친 뒤 빛나는 문학적 상상력으로 대장정을 완벽에 가깝게 되살려냈다.

    한국어판을 펴내면서 중국 혁명이나 중국 근현대사가 낯설고 어려울 독자들을 위해 출판사는 900여 컷에 이르는 선야오이의 그림과 함께 실었다. 이 책은 또, 소설의 흐름과 긴장감을 살리고 독자들이 손에 쥐고 읽기 쉽도록 모두 다섯 권으로 나누어 펴냈다.

    중국의 대장정을 두고 각지의 찬사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대장정에 대해 “위대한 인간 서사시”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것은 ‘행군’도, 군사 작전도, 승리도 아니며 인간 생존이라는 위대한 승리였고, 장제스의 포위망에서 벗어나려는 결정적이고도 끝없는 퇴각이면서도 결국 마오쩌둥과 공산주의자들에게 중국을 안겨 준 것이었다.

    1934년 10월 15일, 중국 공산당은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 정부의 5차 포위토벌을 물리치지 못한 채 장시 루이진에 수도를 둔 중앙소비에트구역에서 ‘작전상 후퇴’를 단행했다. 8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아우르는 도망자 행렬, 쓰라린 패배의 기억을 걸머진 채 느릿느릿 움직이는 이 거대한 공화국은 적들의 공세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오직 덜 싸우기 위해 중국에서 가장 험준하고 힘겨운 지역을 걸었으며 18개의 산봉우리 24개의 강, 평균 해발 3,000m가 넘는 초지를 두 번이나 가로질러야 했다. 368일에 걸쳐 12,500km를 싸우며 걷고 난 결과는 참혹했다. 장시를 떠날 때는 8만 명이 넘었고 대장정 동안 숱한 인민들이 홍군에 들어왔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전사는 8천 명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중국 공산당은 가난하게 살아온 민중들과, 집권 세력에게 혹독한 핍박을 받으며 고난 속에서 살아온 이민족들을 만나왔으며, 이는 향후 통치기반의 어느정도의 힘으로 작용했다. 이 험난한 여정은 마오쩌둥의 말처럼 ‘혁명의 씨앗’을 뿌리는 ‘파종기’가 되었으며 결국 공산당은 중국 전역을 장악했다.

    이 책은 1980년대 중반, 중국 고문서보관소에 묻혀 있던 대장정 관련 자료들이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많은 대장정에 대한 책들이 출간되었지만 이 책은 대장정을 흡인력 있게 되살렸고 77명의 실존 인물과, 23명의 꾸며낸 인물들을 씨줄과 날줄 엮듯 촘촘히 엮어 대장정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대장정에 관한 진실을 소박한 문체로 쉽고 명쾌하게 풀어내려 노력한다. 치밀하게 찾아낸 증거 자료들을 ‘소설’이라는 장르의 성격과 품격에 걸맞게 버무려낸 솜씨도 돋보인다. 풍성한 재미는 바로 거기에서 온다. 이야기가 사라져 가는 세상, 소설이라는 장르가 점점 힘을 잃어가는 시대에 이 책의 의미가 강하게 다가오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화가 선야오이가 장정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여섯 해 동안 그린 900여 컷의 그림은 한 폭 한 폭이 이토록 치밀하고 정교하다. 그는 혁명 전사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고 박제동 화백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화가가 완벽하게 소화한 다음 ‘딱 그 사람’으로 재현해내어 자유롭게 연출해냈다. 이런 그림은 처음 보았다”는 찬사를 보냈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대장정이라는 거대한 서사 속에 가려진 속살도 드러내며 중국 공산당이 이뤄낸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결코 거저 얻은 ‘승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정한 민족의 자부심이 실린 영웅담에 그치지 않고, 진보와 해방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희망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출판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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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웨이웨이

    1920년 허난 성 정저우에서 태어난 웨이웨이는 사범학교에서 공부했고, 나중에 옌안에 있는 항일군정대학교를 나왔다. 시와 수필, 소설을 여러 편 발표했고, 1959년부터 1978년까지 20년 동안 저명한 장편소설 <동방>을 써서, 1982년 1회 마오둔 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자커우에 보내노라> <전선으로> <여명의 풍경> <누가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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