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금실의 '성지순례' 이야기
    By mywank
        2011년 01월 28일 11: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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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은 보이는 사람, 보이는 사물에 대한 자세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신과 세계에 대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부정하거나, 보이는 것만을 있다고 믿는 것은 있음과 없음을 인간의 지각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것이 된다. 지각을 넘어선 보이지 않는 신에 대해 의심을 버리고 무조건 순종하며 따르는 것이 믿음의 본질이다.

    기독교는 구도의 종교가 아니라 순종의 종교이다. ‘이 도마 일화’는 그 예시로 자주 거론되곤 한다. 하느님을 보지 않고서도 그 말씀을 무조건 따르는 게 신앙의 본질이라곤 하지만, 바로 그걸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본문 중)

       
      ▲책 표지 

    『오래된 영혼』(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3,000원)은 참여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금실 씨가 천주교 신자라면 평생에 한 번은 찾고자하는 로마와 바티칸시티를 비롯해, 수비아코, 피렌체, 시에나, 아시시 등의 성지를 찾으며 쓴 ‘성지순례’ 이야기이다.

    2004년 불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강금실 씨(세례명: 에스더)는 2008년 통합민주당의 18대 총선 선대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인에서 자신의 ‘본업’인 변호사로 복귀했다. 이후 “젊은 시절 습득한 행위 패턴이 반복되는 좁은 틀 안에 갇혀 있다는 답답함을 느꼈다”고 밝힌 강 씨는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서 종교와 과학, 생명과 영성 등 일련의 생명문화 강의를 듣게 된다.

    이 강의의 커리큘럼 중 문화탐방 프로그램이 있었고, 강 씨는 각지의 천주교 성지들을 찾아가 예수와 사도가 걸은 ‘죽음의 길’, 성인들이 갈구한 ‘구도의 길’을 직접 보고 걷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또 지금 종교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이유, 믿음과 용서의 의미 등을 고민한 흔적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강 씨는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을 그린 미켈란젤로, 성당 등의 건물마다 보이는 조각상,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오모’(둥근 천장) 등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비롯해, 베네딕도와 프란치스코 성인의 소박한 삶 등을 성지순례의 현장에서 생생하게 소개하기도 한다.

    종교는 소외된 ‘사람’뿐만 아니라 소외된 ‘자연’까지 함께 생각해야 하며,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 그리고 우주만물의 관계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하나의 사랑으로 서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그의 신앙 고백은 잔잔한 울림으로 메아리친다.

    ‘신앙인’ 강금실이 쓴 이 책은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더욱 진실된 믿음을, 일반 독자들에게는 종교의 의미와 역할 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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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강금실

    1957년 제주도에서 태어나 1975년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1979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1년 23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법조인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83년~1995년 판사로 재직했고 2000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를 맡았으며, 2001년에는 민변 부회장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첫 여성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는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에서 고문 변호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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