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아들, 이대로 보낼 수 없다"
        2011년 01월 27일 1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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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삼성전자 LCD사업부 천안공장 기숙사에서 자살을 선택했던 고 김주현(남/26)씨는 사망 17일 째인 27일, 여전히 삼성전자의 침묵 속에 싸늘한 안치실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과 관련시민단체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주현씨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 및 삼성전자 및 고용노동부, 경찰의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루 14~15시간에 이르는 강도 높은 근무시간과 휴일근로, 호출근로 등으로 충분한 수면은 커녕 식사조차 제때 할 수 없었던 김 씨는 직업성 피부질환까지 시달리면서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5개월 치료가 필요했던 김 씨에 대해 회사규정으로 2개월의 병가만을 부여했고, 김 씨는 업무복귀 첫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고 김주현씨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사진=정상근 기자) 

    그러나 삼성전자는 몇 차례 김 씨가 자살시도를 했음에도 이를 방치했고 고인이 사망한 뒤에야 유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며 슬픔에 잠긴 고인의 부친을 모텔로 불러내어 금전적 보상을 제안하며 3일장으로 장례를 치를 것을 종용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경찰은 고인의 사망행적이 담긴 CCTV를 김 씨 측에 공개하는 것을 막아서는 등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이 안타까운 죽음의 원인은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이라며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인 삼성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회사는 수차례 자살시도를 방치한 과실 책임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죽음에 대해 한 점 의혹 없도록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칠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은 “건장하고 젊은 사람이 왜 삼성전자 근무 1년 만에 죽음의 길을 선택했는지 명백하게 밝히고 삼성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고인이 여러 차례 투신을 시도했고 이를 회사가 인지했음에도 방치했다는 점도 따져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이 사건을 조사하는 진정한 경찰인지, 삼성의 한 부서인지 알 수 없는 행태를 벌이고 있다”며 “경찰이 확보한 CCTV는 회사의 편집본이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회사로부터 직접 CCTV를 받기로 했음에도 경찰은 넘기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지적했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삼성의 무노조 정책에 맞서 제대로 대응하고, 삼성 내부에서 고통스럽게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적극적으로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며 “이번 사건을 삼성의 무노조 정책을 전 사회적으로 문제제기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유족들은 2주일째 빈소(순천향대 천안병원)를 지키며 △삼성의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경찰의 철저한 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인의 부친인 김명복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족 모두의 마음이 무겁고 아버지는 아들을 편히 보내지 못하는 것 같아 죄인 같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김 씨는 “한시라도 가족들은 주현이가 편히 눈을 감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이대로 절대 장례를 치를 수 없으며 주현이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이유가 뭔지 알아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장에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주현이를 방치한 삼성이 나를 모텔로 불러내 돈으로 해결하려 했던 것에 울분을 토하며 삼성은 진심으로 우리의 요구에 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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