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양당, 통합 논의 내부 갈등 심각
        2011년 01월 26일 03: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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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처음으로 열린 ‘진보대통합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결과를 둘러싸고 각 정당 내부에서 마찰음이 터져나와 주목된다. 통합을 주장하는 진영에서는 연석회의 합의문이 미진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진보신당 내부에서는 합의문에 당 입장이 반영되지 못했다며 협상단 경질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김은주 부대표 "실무대표 행위 용납 못해"

    진보신당 김은주 부대표는 24일 당게시판을 통해 “연석회의 실무협상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표는 “대표단회의에서 통합의 시기를 ‘2011년’으로 못박는 것과 관련해, 특정시기를 명시하지 않도록 하며 ‘분당의 원인 해소와 진보정치의 혁신을 위해 노력한다’는 등의 문구를 삽입하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합의문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표는 “다른 내용은 다 얘기해서 협상하고 조율했으면서 그 어떤 문제들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의 공식 실무협상 대표들이 당의 공식 입장을 본인들 마음대로 선별하여 논의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에 협상 대표단의 책임과 역할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향후 실무협상에 대한 신뢰를 보장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협상단 교체를 주장했다”며 “이 주장에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한 대표단은 없었고, 그 대신 교체 범위와 누구로 할 것인가는 추후 의견수렴을 거쳐 다시 논의하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김 부대표가 말하는 것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이의 대표적 쟁점인 이른바 ‘분당에 대한 평가’ 부분으로, 첫 연석회의 합의문에는 이와 관련된 언급이 없었다.

    이에 대해 협상 실무단인 박용진 부대표는 “당 대표단 워크숍에서 나왔던 부분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고, 그러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이 문제로 협상단을 교체한다면 전원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석호 총장은 대표단회의 자리에서 본인만 교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자간 회의서 분당 평가 논의 안 맞아"

    그러나 이에 대한 진보신당 내부의 의견은 나뉘어져 있다. 한 측에서는 “협상단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진보대통합 과정에서 협상의 원칙과 전략의 문제가 제기된 것”이라며 “대표단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을 협상단이 임의로 반영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문제이고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또 다른 측에서는 “결정된 사안을 제기하지 않은 것 자체는 분명 문제이나 협상의 특성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또 양당 간의 협상이 아닌 여러 세력이 모이는 연석회의에서 분당에 대한 평가 항목을 넣는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분당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통합을 양당 중심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27일, 대표단회의를 통해 협상단 교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나 다른 협상 담당자를 찾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미 박용진 부대표가 한 차례 협상대표에서 사임할 것을 요청했으나, 조승수 대표는 “재고해 달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협상 진행의 일관성을 놓고 봐서도 현재의 협상단 교체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조직들 가운데 일부에서는 협상에 참여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실무대표단이 양당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 통합파 "지도부 소극적" 비판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통합을 강조하는 측과 이에 소극적인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전자의 입장을 가진 쪽에서는 이번 연석회의 합의문이 “진전되지 않은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민주노동당 한 관계자는 “연석회의 차기 모임도 불투명한데다 이번 합의문도 예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대표회담 합의문에서 정체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석회의 개최의 의미를 찾아볼 수가 없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지금 일정을 잡고 통합 준비를 본격화해도 올해 안 통합이 어려울 텐데 협상의 중심성을 놓고 (양당 중심과 연석회의 중심을 둘러싼)논쟁을 확대하는 것이 옳은가”라고 반문하며 “이런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당 지도부가 통합에 소극적이라는 걸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양당 중심 통합을 강조하기 위해 진보신당에 25일 ‘양당 1차 실무협의’를 제안했으나, 진보신당은 연석회의 내의 실무협의를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진보신당은 27일 대표단회의를 통해 최종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통합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권영길 원내대표는 당 기관지  <진보정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진보대통합이) 진전이 잘 안되는 것은 ‘절박성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부에서는 ‘속으론 진보통합은 할 생각이 없는데 국민들의 눈, 진보개혁진영 전체의 준엄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서 그냥 통합하겠다고 하는 측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도 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 인터뷰에서 “통합이 구호에 그치면 2012년 희망이 없다”며 “여러 가지 이유와 작은 당위성을 갖고 진보대통합을 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기갑 의원 역시 당내외에서 여러 차례 조속한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내부 논쟁 첨예화 가능성

    민주노동당의 주류가 통합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내 통합파와 일부 의원들의 이 같은 통합을 강조하는 입장이 향후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통합논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들지 여부가 주목된다. 

    연석회의 합의문이 원칙적인 부분만 제시됨으로써, 앞으로 연석회의를 둘러싼 민주노동당과 진보정당 사이, 그리고 양당 내부에서 이같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당 내부의 통합지향  세력과 독자 행보 선호 세력들 사이의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첨예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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