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 UDT대원 기념촬영 거짓사진 '들통'
        2011년 01월 26일 10: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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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아덴만 여명이라 불리는 피랍 선원 구출작전이 성공한지 닷새가 흘렀지만 국방부의 이중적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작전을 수행한 대원들이 과거에 찍은 사진마저 작전 직후 촬영한 것으로 꾸며 언론에 제공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전과에 대한 홍보를 위해서라면 작전 기록과 기밀유출 뿐 아니라 거짓 정보까지 닥치는대로 동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부산일보와 미디어오늘, 아시아투데이에 대해 전대미문의 초강경 ‘징벌’을 감행하면서 작전성공 홍보엔 이렇게까지 거짓사진마저 동원한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라는 지적이다.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병세가 위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차 수술에 실패하고, 국내 의료진이 현지에 급파됐다.

    26일자 신문에는 이번 군 작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것도 조선일보에서였다.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칼럼을 통해 우리가 ‘테러와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 인명 피해를 감당할 수 있는지, 이번 작전은 그 기준에 부합했는지를 물었다. 그는 월드컵 패배는 실망을 주지만, 완전작전의 실패는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26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초동대응 실패/구제역은 인재>
    -국민일보 <구제역 방치 농가/보상금 삭감․고발>
    -동아일보 <‘똑같이 받다’ 곳간 바닥/‘낸만큼 받게’ 연금 수술>
    -서울신문 <혹한에 또 피멍…“이웃도 봄도 언제 오나”>
    -세계일보 <대기업보다 중견업체 선호>
    -조선일보 <연금지급, GDP 10% 넘어/일본 ‘복지 위기’ 닥쳤다>
    -중앙일보 <구제역 매뉴얼대로 하다 3조 날렸다>
    -한겨레 <‘뒷북’ 정부, 설 구제역 대책도 없다>
    -한국일보 <철부지로만 알았는데…“엄마, 내 몸이 이상해요”>

    UDT 사진 작년 것이 작전 성공 기념사진으로 둔갑, 조작했나?

    한겨레는 3면 머리기사 <작년 UDT 훈련 사진, ‘작전성공’ 기념사진 둔갑>에서 “해군이 24일 각 언론에 제공한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 성공한 청해부대 특수전요원’ 단체사진은 구출작전 직후에 찍은 것이 아니라 지난해 12월 10일 찍은 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은 이 사진을 제공하면서 “구출작전에 성공한 뒤인 21일 또는 22일에 특수전요원들이 최영함 선상에 모여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화일보(24일자)를 비롯해 조중동(25일자) 등 일부 신문들은 1면 등 주요 지면에 이 사진을 게재했고, “작전 성공 뒤 모여 찍은 사진으로, 부상을 입고 후송된 장병과 인질을 감시중인 장병은 빠져 있다”는 사진설명을 붙이기도 했다.

       
      ▲한겨레 1월26일자 3면

    한겨레는 제작과정에서 사진의 디지털파일 정보에 촬영일자가 지난해 12월로 기록돼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촬영시점을 명시하지 않고 보도했으며, 국방부에 추가 확인을 요구했더니 군은 25일 ‘삼호주얼리호 피랍이 일어나기 이전 교육훈련 때 찍은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에 따라 군이 홍보에 열을 올린 나머지 극적인 사진홍보를 위해 조작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이 같은 소식은 경향신문이 10면에 실었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한국일보도 각각 8면 하단에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청해부대 작전 뒤 단체사진이라더니…>라는 기사에서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침체됐던 해군이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개가를 올리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과다 홍보에 열을 올리다 자충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잉홍보 열올리며 언론사엔 과잉징계

    이명박 정부가 삼호주얼리호 1차 구출작전 실패 소식을 기사화한 언론사에 최고 수위의 취재제한 조처를 가하면서도, ‘작전성공 홍보’엔 ‘군사기밀 누설’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정부의 양 극단을 오가는 대응은 정권 유불리에 따라 언론을 누르거나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서 ‘한 얼굴’이란 지적”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종료 전 기사를 내보낸 뒤 국방부의 삭제 요구를 거부한 미디어오늘과 아시아투데이의 출입처 등록을 25일 취소했다. 인터넷 기사를 내린 부산일보엔 출입정지 1개월을 통보했다. 앞서 국방부는 세 언론사를 상대로 소속 기자의 출입 및 자료제공 금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 부처에 발송했다. 국무총리실의 경우 부처별 취재제한 기간과 수위 조율 몫을 맡았다.

       
      ▲한겨레 1월26일자 3면

    한겨레는 ‘3개 언론사 혼내기’에 정권 전체가 동원됐다고 할 만하다며 “본래 엠바고는 해당 언론사가 동의해야 성립되며, 파기 땐 언론계(출입기자단) 내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청와대가 직접 나선 출입처 등록 취소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비판했다.

    경향 “부산일보 미디어오늘 아시아투데이 보도, 과연 작전에 차질줬을까”

    한겨레는 사설에서도 “‘아덴만 여명작전’ 이후 군과 정부 당국의 대처가 단단히 잘못됐다”며 “기밀 누설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전공을 홍보하는 데 골몰하면서, 제 뜻과 다르게 보도한 일부 언론사에 대해선 상식 밖의 제재를 가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군당국이 스스로 기밀 누설을 서슴지 않으면서 언론한테만 일방적으로 보도유예를 요구하고 그것을 지키지 않았다고 제재를 한다면 그 정당성을 누가 인정하겠는가”라며 “정부의 이런 처사는 결국 제 뜻과 다르게 보도한 언론매체에 보복 차원에서 재갈을 물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협할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1월26일자 사설 
       
      ▲경향신문 1월26일자 사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부산일보나 다른 신문들의 보도가 얼마나 작전에 차질을 주었는지에 대해 균형있는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들의 보도는 이미 실패한 작전에 관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1차 작전 실패후 군은 해적들이 본거지와 교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자전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들어 “한국언론 보도가 이들의 귀에 들어갔으리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인질 구출작전 성공에 도취한 군과 정부가 미주알고주알 무용담을 털어놓는 바람에 군사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돼 여당 의원들까지 이를 문제삼았다. 엠바고 파기에 대해 정부의 단호한 제재가 우스꽝스럽게 여겨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석해균 선장 상태 위중한 듯

       
      ▲세계일보 1월26일자 1면

    세계일보는 1면 기사에서 “외교통상부는 아덴만 여명 작전 도중 해적에게 총상을 입고 오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석해균 선장의 현지 의료 지원과 향후 국내 후송을 위해 25일 국내 전문 의료진을 파견했다”며 “파견된 의료진은 아주대 의대 이국종 외상외과 교수 등 전문의 2명과 간호사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이 교수는 석 선장 병세와 관련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석 선장이 ‘범발성 혈관 내 응고 이상증’을 보이며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는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석선장, 총탄 박힌 채 한국으로 후송>라는 기사에서 “’아덴만 여명 작전’의 영웅인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25일로 예정됐던 2차 수술을 포기한 채 고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선은 “한국 의료진과 가족이 26일 이곳에 도착해 석 선장을 후송하기로 결정할 경우 석 선장은 이르면 금주 내 한국 귀국길에 오를 전망”이라며 “석 선장의 한국 후송 방침이 결정됨에 따라 당초 25일 살랄라 술탄 카부스 병원에서 받기로 예정됐던 석 선장의 2차 수술은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석 선장의 상태에 대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팔·다리 골절로 인한 과다 출혈 등 2차 합병증이 우려되고 있다”며 “다리뼈 접합 등을 위해 25일 하려던 2차 수술을 미룬 것도 혈액 응고와 지혈 효과를 하는 혈소판 수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은 서울대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송경준 교수의 말을 빌어 “정강이뼈 등 긴 뼈가 부러지면 출혈이 계속되고 주변 근육이 손상되는 등 2차, 3차 합병증세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계속된 출혈은 혈소판 수치를 저하시킨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서울신문은 삼호해운 관계자의 말을 빌어 “오만 현지에 있는 직원이 파악한 결과 석 선장은 중요한 수술을 무사히 마친 상태에서 부가적인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오만 의료진은 몸에 맞은 총탄 3발 중 1발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논설위원 “완전작전의 실패는 국가적 재앙”

    한편, 한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이번 작전이 갖는 위험성과 향후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주목된다. 김창균 위원은 조선일보 ‘김창균 칼럼’ <결과는 ‘완전작전’이어었지만…>에서 “전력에서, 작전에서, 장비에서, 준비에서 우리 군은 해적을 압도했다”며 “그러나 인질 구출이라는 또 다른 측면에선 선뜻 자신 있는 답이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그 근거로 우리 특수부대 병력이 선원 전원을 구출하는데 2시간 가량 걸린 것을 두고 “엔테베 작전을 수행했던 이스라엘 특수부대는 ‘교전 7분 내에 적을 제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테러범들이 인질들에 보복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 설정한 시간표”라고 비교했다.

    또한 그는 석해균 선장의 부상과 인질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완전히 준비된 작전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선원들은 ‘구출작전이 시작되자 해적들은 선원들이 뒤집어쓰고 있던 이불을 하나하나 들춰내 선장을 찾아낸 뒤 조준 사격을 했다’고 증언했다. 만일 해적이 전체 선원들을 향해 난사를 했다면 훨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조선일보 1월26일자 34면 

    김 위원은 “아덴만의 여명은 너무나 완벽한 결과가 나왔기에 당연히 묻고 답해야 문제들이 생략된 채 페이지가 넘어가려 하고 있다”며 “‘테러와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 인명 피해를 감당할 수 있는가. 이번 작전은 그 기준에 부합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월드컵 4강 신화가 재연되지 않듯, 완전작전도 늘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월드컵 패배는 실망을 주지만, 완전작전의 실패는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미호 곧 해결?

    동아일보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한국 어선 금미305호 석방을 위한 케냐 정부와 해적 간의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어 억류된 한국인 2명이 조만간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된다. 동아는 1면 기사에서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금미305호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케냐 몸바사 항에서 선박대리점을 운영하는 김종규 씨가 금미호의 사실상 선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케냐 국적”이라며 “한국인 2명과 중국인 2명을 제외한 선원 39명도 케냐인”이라고 강조했다고 동아는 전했다. 동아는 “금미305호 석방 협상의 주체는 한국이 아닌 케냐 정부이며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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