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위원장, 이용득 당선
    By 나난
        2011년 01월 25일 04: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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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3년간 한국노총을 끌어갈 지도부에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58)-한광호 화학노련 위원장(54) 후보조가 당선됐다. 이들은 투표 참여 선거인단 2,611명(재적 2707명) 중 1,396표를 획득, 53.4%로 과반을 넘기며 당초 예상을 뒤집고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신임 이용득 신임 위원장 당선자는 노동법 전면 재개정과 한나라당과의 정책 연대 파기, 민주노총과 공조 방침 등 굵직한 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 향후 노사정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예상 뒤집고 1차 투표서 확정

    한국노총은 25일, 서울 KBS 88체육관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제 23대 임원선거를 실시했다. 이번 선거에는 기호 1번 김주영 전력노조 위원장(50)-양병민 금융노조 위원장(52) 후보조와 기호 2번 문진국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62)-배정근 공공연맹 위원장(53)후보조, 기호 3번 이용득-한광호 후보조가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용득 후보조가 1396표를 얻어 김주영 후보조(523표), 문진국 후보조(643표)을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된 것이다. 

    이용득 신임 위원장은 당선 소감에서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한국노총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을 무력화시키고, 말살시키려는 노동법을 전면 재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파기”될 것이라며 “향후 대의원대회 취임식에서 정책연대 파기를 결정하는 의사봉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 향후 3년간 한국노총을 이끌어갈 지도부에 이용득-한광호 후보조가 당선됐다.(사진=이은영 기자)

    한국노총은 2월 중 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신임 지도부 공식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며, 신임 지도부는 오는 2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당선자는 당선 확정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법 전면 재개정을 위해 “민주노총을 찾아 (김영훈)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며 “노동계가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공조할 사항이 많을 것이며, 상호간 협의하고 사안에 따라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대통령 뜻대로 끌려가는 데 아니다

    이 당선자는 또 지난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복수노조 시행과 관련해 “불법 노조 활동을 묵인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의 뜻대로 끌려가는 게 노동조합이 아니”라며 “현장 뜻대로 노동조합을 운영하고, 현장과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3년간의 공백기간을 갖고 돌아왔음에도 이렇게 압도적 지지를 얻은 것은 현장이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협상할 건 협상하고, 투쟁할 땐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용득 당선자는 투표에 앞서 진행된 정견 발표에서도 그는 “현장을 무시하고 시행된 타임오프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며 “개정 노동법은 단체행동을 어렵게 만들고, 노동자끼리 싸우게 하는 악법”으로 “싹 뜯어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광호 신임 사무총장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민심은 천심”이라며 “동지들의 뜻을 가슴에 안고 (한국노총) 재건에 몸 바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노총이 다시 하나로 거듭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 한국노총이 25일, 서울 KBS 88체육관에서 제23대 임원선거를 실시했다.

    한편, 이번 한국노총 임원 선거에서는 모든 후보가 노조법 전면 재개정과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를 공약으로 내걸어 주목됐다. 기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이어오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한 복수노조 시행 등으로 노조법이 개정된 것에 대한 현장의 반발을 반영한 것이다.

    오는 7월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혼란이 야기될 전망인 가운데 이날 이 당선자의 정책연대 파기 선언이 실질적인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한때 양대 노총 통합을 강조했으나, 노동법 개정 문제로 충돌한 적이 있는 이용득 당선자가 민주노총과 어떤 관계를 맺어갈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용득 당선자가 노동법 전면 재개정 등 당면 과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민주노총과 공조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노총은 "공식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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