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를 폭력으로 길들이지 말라"
    By mywank
        2011년 01월 21일 10:09 오전

    Print Friendly

    이번에 교육과학기술부가 들고 나온 ‘학교선진화’ 방안에 대해 다들 알고 있는가? 대략적으로 그리고 청소년활동가 입장에서 ‘편파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직접체벌금지는 안 돼도, 간접체벌은 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게 학교 선진화인가?

    또 지금도 막강 권력 교장님에게 학칙 제정의 모든 권한과 함께 합법적으로 그리고 자의적으로 애매모호한 학교질서라는 기준을 가지고 통제할 수 있도록 교장권력을 강화하고, 출석정지의 본격적인 도입을 통한 징계수위 강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도 아래 ‘어르신’들에게 의견을 ‘살짝’ 내는, 활성화라 하기에도 부끄러운 학생자치 활성화 방안 등이 이번 교과부가 들고 나온 시행령 개정안에 담긴 내용이다. 교과부에서는 이런 정책들로 학교문화를 선진화시키겠다고 한다.

       
      ▲김성호 학생 (사진=손기영 기자) 

    간접체벌 허용, 교과부가 교육감들 길들이겠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인다. 아니면 정말 학생들을 쥐어짜는 게 교육선진화와 혼란을 막기 위한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 것 인가? 매로 때리나 얼차려를 시키나 모든 체벌은 학생들과 교육을 짓밟는 폭력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께서 담배를 피우는지는 몰라도 직접흡연이나 간접흡연이나 몸에 해롭다는 건 장관도, 대부분의 사람들도 알고 있는 상식일 것이다.

    억압적 학교 문화 계속될 것

    체벌도 마찬가지다. 몽둥이로 때리든 얼차려를 시키든, 직접때리거나 간접으로 때리거나, 폭력이라는 점에서는 매 한가지다. 학생들의 존엄성이 무너지고, 학생들이 폭력에 길들여질 위험성이 높고, 폭력에 찌들어 소통이 불가능한 위계적이고 억압적인 학교문화도 여전히 지속될 것이다.

    출석정지도 마찬가지다. 체벌이 문제가 되는 건 단순히 체벌이 신체적인 고통을 유발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학생을 통제에 길들이며 수동적인 대상, 쉽게 말하자면 까라면 까는 노예로 만들어내고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체벌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체벌의 위험성을 유지 또는 더 강화시킨 출석정지라는 위험한 통제수단을 대안이라 들이미는 건 개그 아닌가? 이런 걸 학교에 갖다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학교를 ‘짤리고 안 짤리고’의 문제이기 때문에 출석정지는 체벌보다 더 심하게 학생들을 통제 하게 된다. 물론 학생을 직접적으로 고통을 주는 폭력은 없어지겠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까라면 까는 노예, 생각없는 아메바로 짓눌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게 남았다. 바로 교장 독재다. 학칙 제정 시 학교장이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교과부의 발표는, 쉽게 말하면 학교에서 교장한테 권한을 팍팍 줘서 교장독재체제를 완성시켜 학생들을 통제하겠다, 뭐 그런 이야기일 것이다.

    지금도 학교안에서 학교장의 재량은 심각할 정도로 엄청나다. 학교장 말 한 마디에 학생회신문 발행이 금지되고 있는 판국에 권한 강화라니-_-… 정리하면 결국 독재 아닌가? 박정희 시절의 영향인지 언제부터 독재를 선진화라 일컬었는지;; … 독재=선진, 이게 무슨 개드립이자, 선진화에 대한 모욕이란 말인가.

    독재는 선진? 개드립치지 말라

    대충 이 정도 분석(?)을 해보니 교과부가 생각하는 학교선진화는 이런 거 같다. 학생인권을 무시하고, 학생을 통제하며 교장한테 힘을 줘서 교장 1인 독재 체제로 가는 선진적인 학교. 그런게 바로 교과부가 생각하는 선진적인 학교인 거 같다^^… 제 정신이 아닌 거 같은데 이런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행보 말고 교과부는 어떤 행보를 취했는가? 아무것도 안 취했다!

    정말 학교선진화를 원한다면 학생들에게 미성숙하다, 책임이다 하면서 자기들이 만들어온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책임전가로는 안된다. 이번에 교육예산이 얼마나 깎였는가? 약 2조원 정도 삭감됐다. 예산투입조차 안 하는 교과부가 소통이 불가능한 콩나물 교실에서 선진화를 말한다는게 너무 웃긴 발상아닌가?

    교과부가 해야 할 일은 교육청 길들이기가 아니다. 학생들에게 책임을전가하는 것도 아니다. 인권침해와 폭력을 방관하며 교장독재를 강화시키는 건 더더욱 아니다. 교과부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지금의 인권과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쉴 수 없는 잘못된 학교 교육시스템과 문화를 바꿔내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이다. 정신 차려라, 교과부.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