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호 장관, 벽보고 서있어 봐”
    By mywank
        2011년 01월 19일 0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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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굽혀펴기, 운동장 돌기, 교실 뒤 서있기 등 간접체벌을 허용하는 방침에 대한 학생들이 반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수도권지역 중·고생 20여명은 19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앞을 찾아 집단적인 항의행동을 했다.

    분노한 중고생들, 교과부 앞으로 

    이날 학생들은 “이주호 장관 벽보고 서 있어”, “너네가 함 당해봐” 등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피켓에 적어 ‘교육을 가장한 폭력’을 강요하는 어른들의 행태를 비난했다. 또 간접체벌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교과부의 ‘인성 및 공공의식 함양을 위한 학교문화 선진화 방안’(선진화방안)에 대해서도 “학생인권을 침해하고 교장 독재를 강화하는 ‘개드립’”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중고생들이 19일 교과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접체벌 허용방침에 항의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개드립’은 요즘 학생들 사이에 많이 사용되는 ‘인터넷 신조어’로써, 적절하지 못한 애드립(임기응변)을 비꼬는 표현을 일컫는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 17일 일선 학교에서 간접체벌을 허용하고, 학교장이 학칙을 통해 학생의 권리행사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으며, 이런 내용들은 앞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실화될 예정이다.

    19일 오전 11시 30분 교과부 앞 항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수원 매현중학교 3학년 김성호 군(닉네임: 클린앤)은 “교과부가 학교에서 간접체벌을 해도 괜찮다고 하는데, 학생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은 뻔뻔한 태도인 것 같다. 학교를 망치지 말고 학생들에게 ‘고춧가루’를 뿌리지 말라”며 “‘개드립’은 이제 그만하고, 제발 좀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학생들에게 고춧가루 뿌리지 말라"

    서울 삼각산중학교 3학년 최훈민 군은 “요즘 학교 문제를 비판하는 학생회 신문을 만들려고 하는데, 학교에서 발행을 계속 막고 있다”며 “지금도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탄압하려고 하는데, 간접체벌까지 허용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기자회견 직후 학생들이 이주호 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 측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팔굽혀펴기, 운동장 돌기 등 간접적으로 고통을 줘서 ‘교육’하겠다는 발상은 교과부가 학생인권에 별 관심이 없고 무지하기 짝이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교과부는 ‘직접 때리는 것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빈곤한 인권의식을 자랑처럼 떠벌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간접체벌 방침을 비판했다.

    기자회견 직후 학생들은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교과부가 있는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미신고 불법집회”라고 주장한 경찰 측의 제지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고함을 치며, 연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학교현장의 ‘비폭력’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외침에 여전히 어른들은 ‘폭력’으로 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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