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노학연대로 투쟁 전국화"
        2011년 01월 18일 03: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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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벽두, ‘해고’라는 청천벽력을 맞은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과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가 합동으로 18일 오전 ‘청소노동자 근무환경 개선과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노조와 노학연대 중요성 강조

    간접고용이라는 큰 틀의 문제의식 속에 청소용역노동자들의 근로실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날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의 중요성과 함께 조직의 범위를 넓혀 산별 성격의 연대체를 구성하는 대안, 근본적인 직접고용 전환을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노학연대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청소노동자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좌담회(사진=정상근 기자) 

    이상선 공공노조 서울경인지역 공공서비스지부 조직부장은 “전국 2백여 대학, 1만여명에 이르는 그들은 원청인 대학교와 하청인 용역회사 사이에서 늘 저임금과 고용 불안정, 일상적인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단결한 힘을 바탕으로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그 조직은 현실에서 노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에 따르면 여성으로 이루어진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존재가 의식되지 않는 투명인간”이며 “비참한 상황에 놓여있는 가여운 사람”이라는 ‘연민’ 속에 존재하고 있다. 이 부장은 “2007년 기준 국가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청소용역노종자들의 월 평균 임금은 76.5만원”에 불과하며 “공적 대학과 사적 대학-병원은 이에 못미치는 73만원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 중 법정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노동자는 12.4%나 되며, 이들이 8시간 이상 노동에 휴일 없이 근무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악의 노동환경에 처한 셈이다. 이 부장은 “더욱이 이들이 받는 총 수령액은 12달로 나눠 미리 지급하는 퇴직금도 포함되어 있기에 실제 임금 수준은 더 낮다”며 “특근수당이나 연장수당, 휴일근로 수당은 한 푼도 없다”고 전했다.

    자기 돈으로 사람 ‘사야’ 휴가 갈 수 있어

    임금뿐 아니라 노동환경 또한 열악하기 그지없다. 이 부장은 “인원 부족 문제도 노동자들에게 전가되어 자기 돈으로 사람을 사야 휴가를 쓸 수 있으며 산업재해라는 개념조차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열악한 휴식공간과 소수의 남성 관리자가 다수의 여성 노동자들을 관리, 통제하는 등 성차별적인 지배 억압구조에도 놓여있다”고 전했다.

    이 부장은 이러한 형태가 “용역 노동자의 고용형태, 여성 노동에 대한 차별과 착취라는 구조적 원인 때문”이라고 전하며 “가장 오랫동안 광폭한 간접고용화를 겪어온 것이 청소용역 노동자로,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최저낙찰가를 부추기고 용역업체들만 덤핑계약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한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대체로 저임금에 몰리고 있고 이는 남성 중심의 노동시장 구조 때문”이라며 “특히 청소 노동은 ‘여자나 하는 노동’으로 치부되면서 사회적으로 평가절하되고 더욱 임금 수준과 노동조건이 열악해지는 불행한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황순식 진보신당 과천시의원은 과천시 청소업무 민간위탁의 실상을 전했다. 황 의원은 “과천시는 연봉 1천만원의 건물 청소용역 노동자(주로 여성)들과 위탁업체에 고용된 환경미화원(주로 남성, 연봉 2천~2천5백), 연봉 3천만원 수준의 상용직 직영노동자, 4천1백만원의 직영환경미화원으로 나누어진다”고 전했다.

    황 의원은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원가가 위탁 시 직영할 때보다 약 5천만원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4억원이 넘는 다량 폐기물 배출 사업장의 수입을 시 세입으로 잡으면 오히려 직영보다 1억5천만원의 비용이 더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노동자, 연봉 1천만원에서 4천만원까지

    중요한 건 ‘대안’이다. 이상선 부장은 노조 결성 후 단체협약을 체결한 서울대 시설관리 노조 등의 예를 들며 “청소 용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 사례는 이미 전국에 걸쳐 10개가 넘고, 이는 그동안 쌓인 분노들이 노조로 모여 분출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은 아직 개별 업체와 사용자의 부당함을 비판하는데 집중되어 있다”며 “개별사업장으로 쟁점이 좁혀질수록 투쟁은 사회적 쟁점이 되기 어려우며, 전국의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이 공통의 요구를 모아 공동의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우 연세대 학생은 ‘노학연대’의 경험을 전했다. 김 씨는 “(연세대 분회)노조 출범 이후 노동자들은 ‘자존감’을 얻었고, 노동자 개인의 삶 속의 질적인 변화도 이끌어 냈다”며 “학생들 역시 노동자들을 같은 학교의 구성원으로 여기고 예비노동자로서 삶을 고민하고 학내외 사회/노동문제에 대해 실천에 나서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황순식 의원은 “노동의 분리와 차별, 열악한 근무조건, 실제 비용 증가를 가져오는 민간위탁은 원가절감을 위해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같은 노동에 직영은 인건비가 포함되고 위탁은 인건비가 아니라는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정부정책의 기조 변화가 필요하며 지방정부는 조례개정 등 중앙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며 “과천에서 ‘폐기물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통해 폐기물의 운반, 수거 등을 과천에서 직접 해야 한다는 간단한 개정안도 시의회에서 보류되고 말았는데, 이 싸움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사회로 이상선 공공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직부장이 발제를 맡았고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장, 김성우 연세대 ‘살맛’ 학생, 영화배우 김여진 씨, 유인덕 국가인권위 인권정책과장, 한원순 덕성여대 청소용역 노동자, 황순식 과천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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