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의 슬픔, 투쟁의 무기로 벼려진다
    By mywank
        2011년 01월 17일 02: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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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끝나지 않은’ 용산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사태의 근본 원인이 된 재개발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17일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주간’이 선포됐다. 추모주간을 맞아, 용산참사 발생 2년이 되는 오는 20일까지 재개발지역 순회방문, 강제퇴거금지법 토론회, 추모영상 상영회, 서울역광장 추모문화제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 김석기 전 경찰청장 등 용산참사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나 진상 규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반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망루농성을 벌인 철거민들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용산참사의 원인이 됐던 재개발 지역의 강제퇴거(철거)는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17~20일 용산참사 2주기 추모주간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사회당 등 야4당과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빈민연합 등 106개 단체로 구성된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추모위)는 17일 오전 11시 건물이 철거돼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옛 남일당 자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주간’을 선포하고 향후 계획과 입장 등을 밝혔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추모위 관계자들이 17일 옛 남일당 자리에서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 추모주간’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추모위 측은 우선 17일 기자회견 직후 2개조로 나눠, 성남 단대동·서울 상도동·홍대 두리반과 서울 신계동·김포 신곡동·인천 도화동 등 주요 재개발지역을 순회 방문에 나섰다. 또 오는 18일에는 ‘용산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박래군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 제도 개선위원회’(용산 진상규명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18일 오후 1시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 1부는 ‘끝나지 않은 용산’이라는 주제로 개발 현장 실태 보고, 개발 및 강제퇴거 현장 증언 등이 이뤄진다.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토론회 열려

    2부는 ‘용산참사 재발을 위한 강제퇴거금지법’이란 주제로 미류 주거권운동네트워크 및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와 변창흠 세종대학교 교수가 각각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의 의의 및 향후 추진방향’, ‘도시개발의 문제점과 강제퇴거금지법’이란 제목의 발제를 맡으며, 서종균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민병덕 민변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특히 이날 토론회장에는 용산참사 희생자 5명이 몸에 지니고 있던 유품과 남일당 건물 철거 전에 수거한 망루 내 물품 등이 전시될 예정이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19일 오후 4시에는 서울 피카디리 극장 3관에서 ‘2주기 추모 상영회, 용산 끝나지 않은 이야기’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상영회에는 용산참사 문제를 다룬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와 ‘용산, 남일당 이야기’ 등의 영상물이 무료로 상영된다.

    용산참사 2주기인 오는 20일에는 낮 12시 용산참사 희생자들이 안장된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2주기 추모제 및 추모비 제막식’, 오후 7시 서울역광장에서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등 끝나지 않은 용산참사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대규모 ‘2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역광장 대규모 추모문화제

    17일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강실 용산 진상규명위 공동대표는 “지금 남일당 건물이 철거되고 망루가 없어졌지만, 용산참사 유가족과 우리들에게는 많은 고통이 남아있고 피해자인 철거민들은 ‘가해자’가 돼 감옥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용산참사 2주기를 맞아 마음이 안타깝다. 다시 힘을 모아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희망을 모으자”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옛 남일당 건물 자리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용산참사의 진실도 가릴 수 없을 것이다. 법원이 망루농성 철거민들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역사는 앞으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할 것”이라며 “용산참사 문제를 역사에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용산참사를 잊지 않고,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우선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렇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용산참사 2주기를 맞아 민중의 생존권 주거권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정의를 이뤄낼 수 없다”고, 안효상 사회당 대표는 “남일당 건물은 우리 사회에 ‘양심의 지점’이다. 용산참사 2주기를 맞아 우리들이 다시 이곳에 모인 이유는 양심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고, 용산참사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리고 말했다.

    장영희 전국철거민연합 사무처장은 “지금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강제퇴거(철거)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용산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용산참사 유가족인 고 이상림 씨의 부인 전재숙 씨, 고 양회성 씨의 부인 김영덕 씨,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 윤용헌 씨의 부인 유영숙 씨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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