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과 인문학을 한 틀 안에서
    By mywank
        2011년 01월 15일 09: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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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로호 같은 우주 로켓에는 고체연료보다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액체연료는 초냉각된 수소와 산소를 말한다.(중략) 이 액체연료는 우주 로켓을 발사하기 직전에 탱크에 주입하는데 액체연료의 온도를 목표 온도까지 순간적으로 올릴 때 회돌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우주선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 사용되는 액체연료 탱크나 우유를 포함한 음료의 살균을 비롯한 실용적인 용도를 위해서는 회돌이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용기를 설계한다. (중략) 액체연료 탱크와는 반대로 포석정은 회돌이 현상이 발생하도록 제작되었다.”(『과학 삼국유사』 중)

    지난 1959년 스노우는 케임브리지대학교 강연에서 과학과 인문학의 단절을 ‘두 문화’라는 단어로 규정했다.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간격이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오늘의 한국에서는 단지 고등학교 때 수학 점수가 좋다는 이유로 이과를 선택하고, 수학 점수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문과를 선택하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왜 수학·물리학을 잘 아는 변호사가 될 생각을 하지 않고, 글 잘 쓰고 철학에 정통한 과학자·의사가 되지 못 하는가? ‘두 문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인문학을 한 틀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의 틀에서 과학자와 인문학자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우리의 유산에서 과학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책 표지 

    『과학 삼국유사』와 『과학 삼국사기』(이종호 지음, 동아시아 펴냄, 16,000원 동일)는 삼국시대의 과학적 소재를 실마리로 해 현대 과학의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일종의 ‘한국과학사’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여러 번 통독하면서 찾아낸 과학과 관련된 사실들을 동서양 근현대의 사례들을 통해 비교·설명하면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를 보면, 놀랍게도 ‘최신 공상과학소설’(Science Fiction)에서 다룰법한 신기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우리의 유산에 대해 잘 몰랐으며, 상대적으로 이런 것을 발굴하는데 게을리 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역사서인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있는 과학을 찾아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한국과학사의 높은 위상을 알게 되면서 뿌듯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박택규 건국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는 “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두 문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융합을 이루었다"며 "이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유산에도 과학이 있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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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이종호 :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학위와 ‘카오스 이론에 의한 유체이동 연구’로 과학 국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학시절 프랑스 문부성이 주최하는 우수논문제출상을 수상하고 해외유치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과학기술처장관상, 태양에너지학회상, 한국과학저술인협회 저술상, 국민훈장석류장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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