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1만명 계약해지 직면
By 나난
    2011년 01월 12일 01: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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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부터 지금까지 학교 사서로 횟수로 7년째 근무 중입니다. 지난 2007년 9월엔 무기계약이 된 상태이고요. 그런데 지난해 3월 새로 온 여 교장선생이 인건비를 줄여 다른 데 쓸 명목으로 ‘오는 3월까지 다른 곳을 알아보라’는 식으로 사직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저는 과학보조입니다. 1월초 학교 과학 인턴교사를 채용하라는 공문이 왔다고 합니다. 단, 현재 과학보조가 있는 학교는 이번에 예외라고 하면서, 내년에 인턴교사를 채용하겠다며 1년 후 퇴사를 생각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라고 합니다. 과학보조는 학교 자체예산으로 채용한 것이고, 인턴교사는 정부에서 돈이 나오는 것이라, 학교에서는 당연히 인턴교사를 채용하겠다는 것입니다."

"학교 회계직으로 5호봉의 호봉제 직원입니다. 갑자기 학교가 학급수가 줄어 예산이 삭감됐다며, 더 이상 호봉을 인정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애초에 계약을 체결했을 때는 매년 기능직 10급 1호봉을 준해서 호봉상승이 된다고 했지만 학교는 예산을 핑계로 일방적으로 5호봉으로 호봉을 묶겠다는 것입니다. 학급수가 줄어든 것이 나만의 잘못이 아닌데, 왜 나 혼자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학생 수, 예산 감소 등을 이유로 오는 2월 계약해지에 직면한 학교비정규직 수만도 1만 명에 달하고 있다.(사진=이은영 기자)

새 학기 시작을 앞둔 2월, 기대와 설렘보다 해고의 위험에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학교비정규직이다. 다가오는 2월 전체 학교 비정규직 10만5,000여 명 중 1만 명이 계약해지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추진위원회와 전교조, 공무원노조 교육청본부는 12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수 감소, 예산 감소를 이유로 하는 계약해지는 물론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하는 만2년을 앞두고 계약을 하지 않으려고 사실상 해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들에 대한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 수 감소나 예산 감소를 이유로, 학교비정규직을 해고하거나 임금을 삭감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 운영지원비 폐지에 따른 학교재정 대책이라며 호봉제 직원을 연봉제로 강제 전환하기도 한다.

"사람 더 필요한데 오히려 쫓아내"

이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실제 학교 현장에선 고용 감소가 아닌 신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비정규직 노조추진위에 따르면 현재 학교당 급식실 조리종사원 수는 학생 수 150명 당 1인(초등학교), 120명당 1인(중고교)으로 배정돼 있다. 이들은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통받고 있다”며 “급식실의 경우 초등학교 100명 당 1명, 중․고등학교의 경우 70여 명당 조리종사원 1인을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의 교육청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교육’을 지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학교현장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고통을 강요하는 일들이 무수히 벌어지고 있다”며 “저임금과 온갖 차별을 감수하는 힘없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이유로 잘려 나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교과부는 전체 교직원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학교 비정규직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으며 직무유기하고 있다”며 “교과부는 적극적으로 학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하며,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대책도 교육재정을 늘려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진위는 오는 18일 전국여성노조와 함께 이 같은 요구를 밝히며 서울 세종교육인적자원부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정규직 노동자 임금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알리며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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