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의 저항이 법을 진화시킨다
    By 나난
        2011년 01월 08일 03: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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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공장을 점거하며 ‘정규직화’를 부르짖었던 현대차 비정규직, 용산 남일당 빌딩 옥상에 올라 뜨거운 불에 탔던 용산의 철거민들, 한미FTA를 반대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를 수 밖에 없었던 허세욱 열사, 이들은 저항하는 인간, 『호모 레지스탕스』(박경신, 해피스토리, 15,000원)들이다.

    저항하는 인간

       
      ▲책 표지 

    이 책은 비정규직, 도시빈민, 농민, 여성, 미성년 학생 등 사회적 소수이자 약자인 사람들이 저항을 통해 현실을 개혁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레지스탕스 총서’로 나온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개혁하고자 했던 현실이 구체적이고도 제도적임을 알게 된다.

    그들은 부당한 현실적 상황과 그 상황을 제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법, 양자 모두에 저항하고 마침내 법을 창조함으로써 역사의 진보를 추동했다. 그들의 분투는 결과적으로 정의가 들어설 수 있는, 상식적이고 체계적인 정의의 토대, 즉 대강의 정의(rough justice)를 만들어 낸 것과 다름없다.

    이 책은 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법조인 7명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한다. 그것은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며 동시대인 2010년을 공유하고 있다. 그들은 경제, 사회, 환경, 역사, 문화, 종교라는 인간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줄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했던 사건들을 정리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대의 요구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용기있는 행위가 법체계의 긍정적인 변화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부당한 현실에 저항이라는 행위로 맞서지 않는 인간은 사회적인 무생물과 다름없다는 사실과 함께.

    법을 진화시키는 용기있는 투쟁들

    이 책의 제1부는 빵을 위한 투쟁기는 경제의 영역에서 다루어 질 수 있는 이야기다.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없는 도시빈민들의 고단함이 짙게 묻은 장이다. <판자촌에 쏘아올린 작은 공>은 거주이전의 자유와 전입신고라는 행정제도가 극빈층을 사회적 유령으로 만들고 있음을 고발한다.

    <1300일의 해고>는 정리해고라는 일방적인 사용자의 횡포를 ‘콜트악기 정리해고에 관한 판결’을 통해 정치하게 기술하고 있다. <배부른 자여, 비정규직에게 날개를!>은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를 일방적으로 해고한 현대자동차 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헐벗은 사람들이 거대한 권력 앞에 기죽지 않고 짱돌을 들었을 때, 짱돌은 결코 그들의 발등을 찍지 않음을 보여준다.

    제2부 사회 속에서 행진하라는 사회적 영역의 이야기이다. <떡값검사를 떡값검사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삼성 비자금과 연루된 떡값검사를 공개한 노회찬 의원의 명예훼손죄를 다룬다. <집회하러 상경하는 농민을 저지한 경찰은 유죄? 무죄?>는 한미 FTA 반대집회를 위해 입성한 농민들에게 공권력을 행사한 경찰의 경솔함을 고발한다.

    <대강의 정의가 상식이 되는 나라, 좋지 아니한가?>는 망원동 수재사건과 김포공항 소음소송을 통해 단수가 아닌 복수로 움직이는 시민의 힘이 얼마나 큰지 살피고 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에서는 촛불시위가 범국민적 항의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진 이후 야간집회를 법적으로 금지한 사정이 기록되어 있다.

    제3부 환경, 진짜 눈물의 공포는 환경의 영역인데, 새만금 사업의 해악성을 알린 꾸준한 움직임이 거의 완공된 공사조차 잠시나마 중단시킬 수 있었음을 <90% 진행된 공사도 중단시킬 수 있다>를 통해 그리고 있다.

    제4부 틀어진 역사 바로잡기는 역사의 영역이다. 관습적으로 유지되어온 기조가 명문화되었을 때 인간을 기본권을 얼마나 침해할 수 있는지 <출가한 딸은 제사를 지내면 안되나?>,<종잇조각만으로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없다>를 통해 비판하고 있다.

    제5부 미디어 민주주의는 문화의 영역이다. 유명가수의 노래와 춤을 따라한 어린 딸의 동영상을 올린 것이 저작권 침해 판정을 받아 지리한 싸움을 해야 했던 아버지의 이야기가 <저작권, 어린 딸의 재롱잔치를 위법으로 만들다>에 담겨 있다.

    마지막 6부 종교, 진리, 그리고 인권은 종교적 영역의 이야기를 다룬다. <학내 종교의 자유, 그 까칠함의 벽을 넘다>에서는 대광고등학교 재학 중 강제적인 종교교육에 염증을 느끼고 목숨 걸고 항거한 강의석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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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박경신

    박경신 : 고대 법대 교수
    박주민 : 변호사
    양홍석 : 변호사
    최중영 : 변호사
    허진민 : 변호사
    손익찬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중.
    최종연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중.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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