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 재학·졸업생, '총학생회' 성토
    By mywank
        2011년 01월 07일 01: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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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청소·경비·시설 노동자 점거농성을 맹비난한 성명으로 공분을 샀던, 홍익대 총학생회(회장 김용하)가 이번에는 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에 난입해 소란을 부려 논란이다. 이에 홍익대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어용 총학”이라는 분노 섞인 표현이 나오는 등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고, 트위터를 통해 의견을 모은 홍익대 졸업생들은 총학생회와 학교 측의 태도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전달하기도 했다.

    비난 성명 이어, 집회현장 소란까지

    현장에 있던 노동자·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2시부터 홍익대 본관 앞에서 열린 학교 청소·경비·시설 노동자들의 집회가 끝나갈 무렵, 김용하 총학생회 회장이 단과대학 학생회장 5~6명과 함께 느닷없이 현장에 나타났으며, 그는 문화공연 중이던 가수의 마이크를 빼앗아 “계절학기 기말고사 기간이니까, 방해하지 말라” 식의 발언을 하며 집회 중단을 요구하며 소란을 벌였다.

       
      ▲지난 6일 집회현장을 찾은 김용하 홍익대 총학생회장(좌) 이숙희 홍익대분회장에게 말을 걸고 있다.(사진=참세상 윤지연 기자) 

    이날 집회 참가자들의 제지로 김용하 회장 일행은 현장에서 쫓겨났지만, 이를 두고 홍익대 노동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숙희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울경기지부 홍익대분회장은 “사전에 양해를 구해 발언해도 되지 않겠느냐. 느닷없이 찾아와 소란을 부리는 태도는 뭐냐. 차라리 총학이 가만히 있는 게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용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울경기지부 조직차장은 “어제(6일) 문화공연은 집회 후반부에 진행됐다. 총학 측이 정말로 시험을 보는 학생들을 생각했다면,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찾아와서 주최 측의 양해를 구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느냐”며 “집회가 끝날 때 쯤 갑자기 찾아와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는 것은, 의도적으로 노동자들의 집회를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홍익대 총학생회 측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추우나 더우나, 학생들이 깨끗하고 편안한 환경 속에서 학습에 정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청소·경비 노동자들에게 총학이 선봉에 나서 적극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했으나, "외부 세력의 학내 점거농성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라도 반대하는 입장이며, 학생들의 편의나 학습에 지장을 주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음을 밝히는 바이다”라며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앞서 총학생회 측은 지난 4일에도 검거농성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총학 측은 오는 10일 오후 5시 홍익대 가람홀에서 학교 청소·경비·시설 노동자 문제에 대한 학생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홍익대 학생들의 비판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홍익대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인 ‘홍익인닷컴’에 글을 남긴 ‘다마가젤’(닉네임)은 “총학 의견이라고 올라온 글은 자신들이 ‘학교 대변인’이 된 것 마냥 학교 입장만 전달하고 있다. ‘어용’이라는 걸 오히려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용 총학, 학교 대변인" 비아냥

    ‘나그네1’(닉네임)은 “그동안 청소 아줌마들은 싸우는 법을 모르고, 법적인 문제도 해결할 줄 몰랐던 분들이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호소할 길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개입’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과연 총학이 단독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반면 홍익대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총학에서 최우선적으로 할 일은 외부단체를 몰아주는 것”(닉네임:물쥐), “청소 노조는 기본적으로 지지하지만, 외부세력 개입은 절대 반대”(닉네임:Mai1968) 등 일부 학생들의 ‘총학 지지’ 글도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에서 의견을 모은 홍익대 졸업생들은 지난 6일 ‘홍익인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니들이 홍익을 알아??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홍익대가 되십시오. 인간을 먼저 바라보습시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익대 분회 측에 전달했으며, 현재 학교 정문 앞에 걸려 있다. 

    홍익대 총학생회 측의 태도에 대해, 트위터 여론도 들끊고 있다. 트위터리언 @OVER_LR은 “홍익대 학우들은 총학생회장을 대의원대회에서 ‘탄핵’하고 다른 단체와 연대해 파견근로자를 양산하는 악법철폐 투쟁을 확산시키기를”이라고 촉구했으며, @namhoon은 “홍대 앞에서 카페를 하지만, 정말 ‘개와 미군 그리고 홍대 총학은 출입금지’라고 써 붙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썼다. 

    @dogsul은 “홍익대 총학이 청소 할머니들(노동자들)의 해고를 방관하면서 펴는 논리가 ‘외부세력 개입’인데, 기가 차네요. 그분들이 가입한 노조는 ‘산별노조’입니다. 산별노조는 상급 노조에서 협상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요. 말 그대로 (총학의 논리는) 비겁한 변명입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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