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중, 정리해고 통보 '일단' 보류
    By 나난
        2011년 01월 05일 05: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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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중공업이 1년만에 또다시 생산직 400명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을 밝혀 노사 간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사진=이은영 기자)

    5일로 예정됐던 351명(희망퇴직자 49명 제외)에 대한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예고통보가 노사 간 협의 시작으로 보류됐다. 노사는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협의를 진행하며 “대화중에는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금속, 2천명 영남권 결의대회

    일단 노사 간 대화가 시작된 만큼 지난해 이어 또 다시 불거진 정리해고 사태가 극적 합의를 이루며 마무리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3시, 금속노조가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영남권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정리해고 반대’를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2,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2009년 12월에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든 한진중공업을 규탄했다.

    채길용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한진중공업은 1년에 한 번씩 정리해고하는 악질적인 사업장”이라며 “흑자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어 또 다시 정리해고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진중공업의 현금자산 보유액이 2010년 3월 현재 1조 원이 넘고, 지난 10년간 4,277억 원의 흑자를 낸 것을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산직 400명에 대한 정리해고 입장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정리해고의 이유로 경영악화를 꼽는 회사 측을 비판했다.

    박유기 "고용보장 통한 정상화를"

    특히 지난해 2월 노사 간 맺은 “정리해고 철회” 합의가 휴지조각이 된 상황에 대해 “합의서 작성 후 6개월 만에 또 다시 정리해고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결국 지난해 12월 15일 생산직 400명을 해고하겠다며 스스로 합의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2011년 새해 첫 집회가 정리해고 사업장인 것에 안타까워하며 “가족 같은 사원 400명을 쫓아내며 회사 측은 희망찬 새해를 말하고 있다”며 “정리해고가 아닌, 고용보장과 협의를 통한 회사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와 이혜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도 참석해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방침을 비판했다. 조 대표는 “정부는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이해도 없이 어떻게 복지국가를 말할 수 있느냐”며 “세계 7위의 경쟁력을 말하는 국가라면 공장 이전을 통한 정리해고가 아닌 고용보장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진중공업 측이 계속된 흑자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대한 수주에만 집중할 뿐 영도조선소에 대한 수주노력은 물론 투자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번 정리해고는 경영상의 이유가 아닌 (필리핀의 저렴한 인건비를 통한) 자본의 추가 이윤 착취를 위한 것”이라며 “부당한 정리해고”라고 비판했다.

    2,000여 명의 금속노조 영남권 조합원들은 이날 집회를 마치고 한진중공업 R&D센터가 있는 중앙동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해산 집회를 가졌다.

       
      ▲ 애초 정리해고 예고통보가 예정됐던 5일, 금속노조가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영남권 결의대회를 개최했다.(사진=이은영 기자)
       
      ▲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3년치 물량을 확보한데 반해 영도조선소의 지난 2년간 수주량은 ‘0’건이다. 이에 회사 측은 영도조선소 생산직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사진=이은영 기자)

    노사협의 진행 중 정리해고 신고서 제출한 적도

    한편, 한진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협의를 진행했으며, 오후 5시경 속개한다. 한진중공업지회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 노사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으며, 노조가 요구한 △정리해고 철회 △물량 확보 등 7가지 사안을 포함한 정리해고 관련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사는 정리해고 예고통보 하루 전인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이번 협의는 지난 3일 회사 측이 ‘인력조정 노사협의 개최를 요청’하며 마련된 것으로, 그간 노조가 주장해 온 7가지 사안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이뤄졌다.

    하지만 4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 노사 첫 만남은 1번의 정회 후 오후 9시 50분까지 진행됐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노사 대화 중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하지 말라”는 노조의 요구에 회사 측은 “책임진다”, “믿으라”고 답하며 5일로 예정된 해고예고는 잠정 보류된 상태다.

    한편, 금속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일단 대화를 이유로 정리해고자 명단 발표를 보류했지만, 지난 1년간의 상황을 돌아보면 언제든 정리해고 카드는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노사 협의를 지켜봐야겠지만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2월 3일 한진중공업 측은 노사 협의가 진행되고 있던 시간 부산지방노동청에 352명에 대한 정리해고 신고서를 제출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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