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 학생, 음악인 '연대의 힘'
    By mywank
        2011년 01월 05일 0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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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측의 일방적인 집단 해고에 반발하며 점거 농성 중인 홍익대 청소·시설관리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홍대 및 인근 대학교의 학생들과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의 연대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어 확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성 거점인 홍대 주변의 지역적인 특성과 문화적인 요인들이 함께 어울어지면서, 노동자들의 투쟁에 ‘활기’를 붙어넣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홍대에만 볼 수 있는 투쟁 문화

    지난 4일 저녁에는 홍대 일대에서 활동하는 ‘단편선’, ‘조한석’, ‘쏭’, ‘악어들’ 등의 음악가들이 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홍대 본관 1층 사무처 앞(로비)에서 공연을 하며 투쟁에 함께했다.

    음악가들은 현재 홍대 주변 재개발에 맞서고 있는 칼국수 집 ‘두리반’ 투쟁에도 결합하면서,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에서 ‘자립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투쟁과 함께하기 위해, 상황이 허락된다면 농성장에서 ‘2차 공연’도 진행하겠다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홍대 본관 1층 사무처 앞에서 열린 음악가들의 공연 모습 (사진=네티즌 ‘문문’) 

    음악가 ‘단편선’은 “이번 사태는 음악가들이 많이 활동하는 홍대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역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음악가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연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대 두리반 투쟁 때와 같이, 앞으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방식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부담 없고 즐겁게 투쟁하고 끈끈하게 연대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어제(4일) 농성장 앞 공연을 보며 노동자들이 즐거워하셨고 반응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또 뜻을 같이하는 홍대 학생들은 최근 자발적으로 ‘청소노동자와 함께하는 홍익대 서포터즈’(홍대 서포터즈)라는 학내 모임을 구성하고 농성에 동참하고 있다. 또 연대, 이대, 명지대 등 인근 대학교의 학생들도 투쟁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하며 ‘노학 연대’의 끈끈함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학생-음악가들의 지역 연대

    ‘홍대 서포터즈’에서 활동하는 박창현 씨(영문학과)는 “학교에서 노조를 설립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홍대 학생들이 ‘서포터즈’라는 학내 모임을 구성했다”며 “현재 노동자들의 농성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들과 함께 이번 사태의 문제점을 알리는 학내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는 ‘서포터즈’에서 활동하는 홍대 학생과 시간표를 짜서 결합하는 인근 대학교의 학생들을 합쳐 10~20여 명이 농성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홍대 주변에 대학교들이 밀집한 이유도 있겠지만, 앞서 연대, 이대 등에서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 당시 연대가 이뤄진 점도 영향을 적지 않게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연대 학내 모임인 ‘살맛’에서 활동하는 김성우 씨(사회학과)는 “홍대 주변에 대학교들이 몰려 있어, 투쟁에 동참하기 쉽고,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껴져 학생들의 연대가 더욱 긴밀히 이뤄지는 것 같다. 연대, 이대, 명지대 등 인근 대학을 비롯해, 멀리는 성신여대, 고대 학생들도 결합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도 이번 사태에 더욱 관심을 갖고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대 학생이 농성장에 붙인 응원 메시지 (사진=@dongjin9164

    하지만 이런 지역차원의 연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홍대 총학생회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맹비난하는 등 ‘나홀로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김용하 홍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4일 총학 홈페이지에 쓴 글에서 “현재 계절학기가 진행 중이고 기말고사 기간이다. 외부 사람들이 주도한 집회로 인해서 위화감을 조성하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학생들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지난 3일에 있었던 농성 도중, 학생이 폭언을 듣고 폭행을 당한 사실을 직접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홍대 총학 "외부세력 주도, 위화감 조성"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총학 홈페이지에 남긴 글에서도 “일부 학생들과 공공노조에서 제기한 ‘학교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최저입찰제로 용역업체를 선정해 청소노동자 복지문제에 소홀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며 “외부 정치세력과 결탁, 사실과 무관한 내용을 게재해 여론을 조성하고 언론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노동자 복지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으며,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노조가 설립된 서울지역 대학교의 청소·시설관리 노동자들도 해고된 홍대 노동자들을 위한 연대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연대, 이대 등의 청소·시설관리 노동자들은 오는 11일 결의대회를 열고 홍대 측을 규탄할 예정이며, 집회 장소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 부근이 검토되고 있다.

    이재용 공공노조 서울경기지부 조직차장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서울지역 대학교의 청소·시설관리 노동자들과 함께 대응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홍대 두리반, 마포 성미산 대책위와 신촌·홍대 일대의 노점상단체 등 지역 단위들과 연대하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해 홍대 측을 압박하기 위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과도 적극적으로 연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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