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애들 한대 갈긴 게 뭔 잘못이냐?
By mywank
    2010년 12월 30일 01:47 오후

Print Friendly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언론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어버이’라는 이름과 걸맞지 않게, 난동, 난입, 폭행 등이 이 단체의 움직임에 자주 따라 붙는다.

기자는 그 동안 취재 현장에서 어버이연합의 ‘나이 드신’ 회원들의 ‘무모한 행동’을 여러차례 보아왔다. 오래 전 ‘서울대 교수 시국선언 기자회견’, ‘촛불 1주년 토론회’ 때에도 소동을 벌였으며, 지난 해 10월에는 시민단체인 ‘희망과 대안’ 창립식에도 난동을 피워서 행사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지난 29일 기자는 어버이연합 회원의 폭행에 직접 피해자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인 윤정규 노인에게 느닷없는 폭행을 당했다. 얼굴 왼편을 가격 당해 지금도 얼굴이 부어있고 상처도 생길 정도가 됐다.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어서, 병원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명박 시대 들어서, 우파나 보수로 부르기도 어려운 조직들이 막가파식 행동을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조계사에 난입해 소란을 피운 고엽제전우회 경우가 그렇고, 어버인연합의 이번 서울시의회 행패도 맥을 같이 한다. 시간이 거꾸로 흘러 마치 자유당 시절을 연상케 한다.

취재 중에 당한 ‘어버이의 테러’

사건 개요는 이렇다. 29일 오후 2시, 2011년도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항의하는 어버이연합 회원 20~30여명이 시의회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이 이들을 막자 어버인여합 회원들이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예산안 처리에 반발하며 시의회 청사 진입을 시도하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기자는 취재를 위해 신분을 밝힌 뒤 어버이연합 회원인 윤정규 씨에게 “어르신, 이곳에 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다.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 그는 "이거 무상급식 찬성하는 사람 아냐?"라며 오른손으로 기자 얼굴을 가격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회원 4~5명이 달려들어 욕설과 함께 발길질을 퍼부었다.

이유도 알 수 없는, 느닷없는 폭행을 당한 뒤 가해자와 함께 남대문 경찰서로 향했다. 남대문경찰서 조사 과정에서 그의 진술은 듣는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노인이 애들 뺨 한 대 갈긴 게 뭐가 잘못된 것이냐”며 오히려 호통을 치고 나섰다.

우리가 극복했다고 믿어왔던 민주화 이전 시기의 논리, 반공의 이름으로 민주화 운동을 ‘빨갱이’로 몰고, 권력의 안위가 민중과 국가의 앞날보다 더 중요했던 시기, 반대자들은 폭력을 앞세워 제거해야 되는 대상일뿐이던 그 시절이 이들의 폭력과 논리에서 다시 부활하는 듯하다. 이들의 단순폭력의 배경이 되는 ‘시대적 징후’-우파의 ‘백주 폭력’에 관대한 경찰력 등-가 섬뜩하다. 도대체 이들에게 ‘완장’을 채워준 건 누구이고, 무엇일까?

"노인이 애들 뺌 한대 갈길 게 뭔죄?"

어버이연합 측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안보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안보강연회를 단순히 ‘안보 연설’뿐만 아니라, 회원들을 포함한 공원에 있는 노인들을 조직하고 그날의 ‘집단행동’을 권유하는 자리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의회 본회의 직전 벌어진 이들의 소란 역시 안보강연회 ‘지령’에 따른 집단행동인 듯하다.

사건 직후 기자의 트위터(@mywank)를 통해, 어버이연합 회원의 폭행 사실을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들에게 알렸다. 이후 ‘리트윗'(RT)를 통해 관련 소식이 전파됐고, ‘멘션’(mention)을 통해 위로와 경찰 조사와 소송에 대한 조언 등이 이어졌습니다. 어버이연합의 실체와 트윗 공간의 우호적 분위기가 오버랩 된 하루였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