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줄푸세팀으로 복지 만들까?
        2010년 12월 28일 02: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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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출범시키면서 대권행보를 본격화하자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만큼, 그의 싱크탱크 구성을 통해 향후 박 전 대표의 공약과 정책 등을 예측-진단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이번에 모인 사람들은 소규모 그룹별로 박 전 대표와 알던 사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작업을 위한 네트워크지만 대선용 싱크탱크로서 적합한 형태는 아니”라고 말했다.

    "기존 복지시스템 낭비 요인 있어"

    하지만 학자와 정재계 인물, 전직 관료 등이 망라한 국가미래연구원이 박 전 대표의 정책의 산실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은 27일 열린 출범식에서도 정책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연구단체임을 밝혔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박 전 대표를 포함해 총 78명의 발기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산업무역경영분야에 12명, 문화예술사회 2명, 보건의료안전 8명, 교육노동 5명, 법정치 7명, 거시금융 5명, 재정복지 6명, 농림수산 7명, 과학기술방송통신 4명, 국토부동산해운교통 3명, 환경에너지 2명, 외교안보 10명, 행정 5명, 여성과 홍보 각 1명 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안에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경제 정책통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한구 의원을 비롯, 성균관대 안종범 교수, 연세대 김영세 교수, 영남대 최외출 교수 등 2007년 대선부터 박 전 대표를 위한 정책연구모임을 꾸려왔던 ‘5인 스터디 그룹’멤버도 참가했다. 이사장은 서강학파로 분류되는 김광두 서강대 교수가 맡았다.

    이번에 참여한 인사들의 핵심이 이미 2007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표를 도운 바 있고 대부분 보수진영 인사들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광두 이사장의 경우, 박근혜 전 대표의 ‘줄푸세’ 공약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줄푸세’를 내세웠던 2007년 대선과는 달리 ‘복지국가’를 전면에 세운 만큼 국가미래연구원에서 관련 정책들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구 의원은 “다음 정부에서는 재정문제가 아마 제일 골치 아픈 문제 중의 하나가 될 것이지만 복지는 더 확충해야 한다”며 “새 시대에 맞는 복지시스템을 갖추고 제도 정비와 재원 마련을 해야 하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상당 정도 깊게 연구를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수면 아래 인사들도 있을 것"

    다만 이 의원은 “재원은 기존 복지시스템에서 낭비되는 것을 정리하고, 또 필요하다면 다른 세출 쪽에서 또 줄일 것도 있다”며 “복지를 꼭 필요한 사람한테 필요한 때, 필요한 정도로만 지원해 주는 그런 복지제도로 개선해도 복지 체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고 말했다.

    하지만 싱크탱크의 경제 분야에 속한 인원들이 대체로 ‘서강학파’로 평가받는 사이에서 국가의 역할이 중시되는 복지국가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정복지를 담당하는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뉴라이트 출신이다.

    진보정당의 한 관계자는 “대체로 복지-진보 쪽보다는 보수진영의 사람들이 싱크탱크에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들이 복지국가를 위한 정책을 어떻게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학계의 한 인사는 “박 전 대표 싱크탱크의 근간을 이루는 서강학파는 어떤 특징적인 공통의 정책이 있다기보다는 박정희 시대 경제관료들을 역임했던 사람들”이라며 “당시에는 중화학 공업 중심의 국가주도개발경제를 집행했던 사람들이지만 이들은 대체로 이후 자유시장경제로 입장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노동 쪽 관련된 사람은 그나마 이종훈 교수 한 명인데, 이 사람도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노동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이명박 정권의 눈치를 보는 학계 인사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은 수면 아래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있을 것"이라며 "내가 알기로 들어갈 만한 인물은 빠졌고, 그 인사를 따르던 후배 몇 명이 이번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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