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싸움 끝에 복직했다
        2010년 12월 28일 12: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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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당원이라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되고, 두 번의 해고를 당한 성향아씨는 내년 1월부터 공단으로 출근한다. 지난 10월 28일 대법원이 ‘성씨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두 번이나 그를 내쳤던 공무원연금관리공단도 결국 승복하고 성씨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3년간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은 것.

    소속된 지부도 동료 조합원도 없던 성 씨에게 공공노조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성씨는 “여행을 가도 여럿이 패키지로 가야 싸지고, 물건을 사도 공동구매를 해야 싼 세상인데, 한명이 투쟁하는데 이렇게 해주는 데는 없다.”라며 공공노조에 감사를 표했다. 다음은 성향아 씨와 나눈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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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향아씨.

    – 소감이 어때요?

    = 너무 좋죠. 요즘 같은 때 비정규직이 복직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제 나이에 그런 조건으로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게 다행이고 그렇죠.

    성향아 씨는 해고 후 생계 문제로 손해보험회사에 비정규직으로 취직했다. 한달 동안 200군데 이상 이력서를 냈지만 나이 제한 때문에 대부분 면접조차 보지 못했다고 한다. 공단에서 하던 일이 요양급여 심사일이라 그나마 경력직으로 지금 일하는 손해보험회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실제 업무가 너무 달라서 일한 지 1년 반이나 지난 지금까지 퇴근 후 관련 서적을 보면서 공부를 해야 했다고 한다.

    – 3년 동안 힘든 고비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 사실 처음 해고됐을 때가 사실 제일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민주노동당 당원이라고 해고 통보받았을 때, 직장상사들이 불러다 ‘잠깐 탈당했다가 다시 가입해라. 그러면 안 잘린다’고 엄청 설득했거든요. 공도 많이 들이면서. 그때 갈등이 심했어요. 근데, 그걸 넘어서고 나니까 오히려 별로 힘들지는 않더라구요.

    – 그래도 이후에 힘든 일이 많았잖아요. 그러면서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해 본적은 없어요?

    = 한 번도 없어요. 무엇보다 저자신에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게됐으니까요. 사실 해고되면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물론 취직하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18년간 직장생활 하면서 한번도 잘못된 걸 따지거나 한 적이 없거든요. 좀 맘에 안 들어도 다른 사람 비위맞추는 성격이예요. 근데, 공공노조와 함께 싸우면서 여러 사람들한테 배우고 하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성향아 씨에게는 소속된 지부도 동료 조합원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의 집회에는 항상 많은 조합원이 연대의 이름으로 함께했다. 기업별 노조가 아닌 공공노조라는 산별노조에 소속돼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해고되기 전에도 성향아 씨는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집회 같은 데를 나름대로 많이 다녔다. 그러면서 노조는 다 그러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겪어보니 ‘당연한 게 아니더라‘고 했다.

    – 성향아 씨에게 공공노조는 어떤 존재였어요?

    = 사실 돈 주고 어디다 의뢰했으면, 이렇게 해줬겠어요. 나 하나를 위한 집회에 100명씩 모이곤 했잖아요. 여행을 가도 여럿이 패키지로 가야 싸지고, 물건을 사도 공동구매를 해야 싸잖아요.(웃음) 어딜가도 여러사람이 대우받고 특혜받는게 당연한데, 한 명이 하는데 이렇게 하는데는 없어요.

    그리고 공공노조는 전문가예요.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전문가죠. 법률적인거나 교섭이나, 전문적인 노하우가 있는 사람들이 모이니까 시너지가 만들어진다고 할까요. 해고자 입장에서는 자신보다 훨씬 힘이 센 회사와 싸울 때 이런저런 감정적인 판단을 많이 하게 되거든요. 정말 화가 날 땐 가서 불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인데, 이런 감정적인 부분을 잘 들어주되, 최선의 판단을 하게끔 해줬어요.

    – 혼자라서 부담되는 점도 있었겠어요.

    = 한마디로 제가 ‘민폐’였어요.(웃음) 그것도 해고되고 나서 노조에 가입했거든요. 조합원이 많아서 규모에 보탬이 되길 하겠어요, 조합비를 많이 내서 재정에 도움이 됐겠어요. 거기다 한 명이 싸우지만 들이는 품은 같잖아요. 보도자료를 내는 것도, 집회를 준비하는 것도, 법률자문을 받는 것도 규모가 많은 지부나 똑같이 해야하니까.

    11월 말에 대법원에서 복직하라는 판결이 났지만, 공단은 성향아 씨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단 인사과를 찾아가니 복직을 미루기 위해 이런저런 절차상의 핑계를 대기 급급했다고 한다. 순탄치 않은 앞날이 그려지는 대목이다.

    – 공단이 2008년에 복직시켰을 때도 조직적으로 왕따를 시키고, 결국 4개월만에 해고했잖아요. 복직되고 그런 동료들하고 함께 생활해야하는데 걱정되지 않아요?

    = 복직 때문에 찾아간 인사과 사람이 “성향아 씨만 상처받은 거 아니다. 우리도 상처받았다”고 하는 거에요. 그러면서 “공단에서 결정한 게 아니고 법에서 이겨서 온거 아니냐. 성향아 씨 복직한 걸 끔찍하게 생각하는 공단직원도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에 뜨거운 것이 치밀었지만, 참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며칠 잠을 못잤어요. 내가 공단에 인기투표하러 온 것도 아니고, 생계 때문에 먹고 살려고 온 건데, 그때 뭐가 당당하지 못해서 받아치지 못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다시 그 상황이 되면 꼭 그 말을 꼭 하고 싶어요.

    그리고 첫번째 잘리고 복직했을 때 제가 참 잘 못했어요. 사실 그렇게 동료들이 괴롭힐지 몰랐거든요. 어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나 봤지. 정말로 그런일이 있을줄은… 그래서 마음에 준비도 안돼 있었고. 이제 복직하면, 당당하게 행동하려구요. 밥 먹잔 소리 안 해도 제가 가서 먹자고 하고, 아니면 다른 약속을 잡는다던가. 제가 뭐 부끄럽고 잘못한일 한 게 없으니까 이제는 당당할려구요. 진짜로. (웃음)

    – 복직하면, 별정직(정규직) 전환 심사를 받는다고 들었어요.

    = 처음 해고될때부터 저 때문에 만들어진 자리니까 제가 들어가서 별정직 전환 받는게 그동안 저 때매 한 고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일일 것 같아요. 안되면 또 싸워야죠. 당연히.

    – 민주노동당 당원이라는 이유로 이런 일이 생긴 건데, 민주노동당원이라는게 어떤 의미였어요?

    =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춤을 배우던, 등산을 가던 말이죠.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권리는 있잖아요. 민주노동당에 2000년에 입당했거든요. 공단에는 2003년 들어왔으니 입사 전부터 당원 활동을했는데, 5년만에 갑자기 당원이라고 나가라고 하니 납득이 안됐죠.

    민주노동당가입이 범죄가 아닌데, 부당한 압박에 밀려 탈퇴하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마음을 믿고 행동했기 때문인것 같아요.

    성향아씨는 사내에서 이라크 파명문제나 이주노동자 문제를 알려 70여명의 동료로부터 서명과 모금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민주노동당원이라는게 알려진것 같다고 했다. 연말이다. 아직도 추운 거리에서 잠을 자며 농성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그에 비하면 성향아 씨는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성향아 씨는 지난 2003년 10월 공무원연금공단 요양비 심사업무 담당 비정규직으로 입사했다. 2007년 12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에 따라 별정직(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었으나, 공단은 ‘공단 직원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사규를 들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성향아 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고, 원직복직 결정에 따라 2008년 6월 복직했다. 하지만 공단측은 그해 10월 또다시 해고를 통보했다. 공단은 별정직 전환심사 자격이 있는 성향아 씨에게 1년짜리 계약서를 내밀었고 이를 거부하자 바로 계약해지한 것이다.

    이후 성향아 씨는 소송을 제기했고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라도 장기간에 걸쳐 반복하여 계약을 갱신을 한 경우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봐야 한다”는 기존 판례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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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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