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정부 실력자 '방송장악' 충성맹세"
        2010년 12월 24일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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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의 실력자가 지난 2006년 당시 정연주 KBS 사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청와대 고위 인사를 만나 방송 장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노조 장악을 자신하면서 충성맹세를 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23일 현 정부의 한 실력자가 참여정부 후반기인 지난 2006년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던 자신을 만나 "현재 사장이 방송 장악을 못해 비판 보도가 많다", "(방송 장악엔) 내가 적격이고, 노조 하나는 확실히 장악해 문제없도록 하겠다"고 사실상의 충성맹세를 했다고,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23일 밝혀 그 인사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양정철닷컴'(http://yangjungchul.tistory.com)과 인터넷한겨레에 실린 ‘청와대는 방송의 쪼인트를 이렇게 깠다’는 글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이같이 전하면서 섬뜩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양 전 비서관은 누가, 어느 방송사와 관련해 이런 발언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2006년 사장 임기 종료로 새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노조가 문제가 될 정도였던 곳은 KBS였다는 점에서 이 인사의 발언은 KBS 새 사장에 자신을 선임해달라는 ‘충성서약’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양 전비서관은 또 이 인사가 ‘해당 방송사 출신이지만 한나라당과 연관성이 깊고, 누가 봐도 아주 보수적 성향의 인사’라고 밝혀 KBS 출신임을 시사했다.

    양 전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와 방송의 관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와 방송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2006년 어느 날 풍경이 떠오른다. 모 방송사 사장 선임을 앞둔 시기였는데, 한 사장 후보가 저를 만나자고 집요하게,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연락이 왔다"고 회고했다.

    양 전 비서관은 "해당 방송사 출신이지만 한나라당과 연관성이 깊고, 누가 봐도 아주 보수적 성향의 인사였고, (내가) 만날 이유가 없어 피했다"며 "그런데 위계를 써서 제가 참석한 저녁 모임에 엉뚱하게 나타나 접근을 시도했다. 피하기 힘든 경로를 통해 어쩔 수 없이 만났을 때 그가 던진 말은 충격이었다"고 이렇게 전했다.

    "현재 사장이 방송을 장악 못해 비판적 보도가 많다, 확실히 장악해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 임기 말인데 (방송장악이) 중요한 문제 아니냐, 거기엔 내가 적격이다, 특히 노조 하나는 확실히 장악해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그럴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나를 밀어 달라, 난 한나라당 사람이 아니다, 믿고 도와달라, 이런 얘기였습니다. 사실상의 충성맹세이자 은밀한 다짐을 한 것입니다."

    양 전 비서관은 "’사장 선임 결정권을 가진 분들은 이사회 이사들이니 그 분들 만나 (선거운동) 잘해 보시라’고 돌려보냈지만, 씁쓸했다"며 "방송에 대한 시각이 섬뜩했다"고 평가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양정철닷컴 

    그는 "그 분이 이 정권에서 아주 잘 나가고 있고, 그 분의 명예가 있으니 누구인지 밝히지 않겠다"며 "이 얘기를 소개한 이유는, 참여정부 청와대에도 그런 인사들이 줄을 댔는데 방송장악에 노골적인 이 정권 아래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한 번 짐작해 보시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청와대-방송 관계의 심각한 책임에 대해 양 전 비서관은 "양쪽 모두에 있다"며 "청와대 눈치를 보면서 방송을 통제하는 권력형 간부들이나, 순치된 내부 직원들 모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허망하게 방송이 청와대에 장악된 쓰라린 경험은 다음 청와대에 누가 들어가 국정을 운영하든 ‘밀어붙이면 된다’ ‘청와대가 그까짓 방송쯤이야’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아주 나쁜 선례, 대단히 치욕적인 학습효과를 만들어 준 셈"이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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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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