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그에서 리니지까지
By mywank
    2010년 12월 18일 09: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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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게임을 할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즐겁기 때문이다. 재미있지 않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매일 게임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공식 게임이건 도박이건 아니면 자생적인 놀이의 형식이건, 게임이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구성원들에게 인정받고 도전하고 싶은, 그래서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이기고 싶은 원초적인 욕망이 바로 게임의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본문 중)

   
  ▲표지

‘PC방 죽돌이’와 ‘사회적 루저…. 게임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게임 시장이 날로 커지고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며 친분을 맺고 즐거움을 얻게 된 지 오래지만, 게임은 여전히 도박, 마약 등과 함께 현대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게임의 문화 코드』(이동연 지음, 이매진 펴냄, 13,000원)는 문화 연구자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쓴 책으로, 저자는 “단순히 게임에 얽힌 부정적인 ‘현상’에만 주목하면 본질을 보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게임을 단순한 산업 콘텐츠가 아니라 문화 텍스트로 정의한 뒤 게임 문화를 새롭게 조명한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놀이 문화의 역사, 게임의 인류학적 코드, 디지털 문화 부족과 웹 공간의 세컨드라이프 분석 등을 통해 게임을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게임 문화와 관련해 ‘중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담긴 용어 대신 ‘몰입’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게임과 몰입이 왜 문제인지부터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특히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시각에서 무조건적으로 ‘게임 금지론’을 펼치기보다는 생애주기론을 도입해 세대별로 다른 접근을 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또 고전 비디오게임 ‘갤러그’, 최신 온라인게임 ‘리니지2’ 등의 게임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그 안에서 기호학, 정신분석학, 미학, 인류학 등의 코드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 책이 단지 현재의 디지털 문화에만 초점을 맞춘 건 아니다. 게임의 어원에 ‘놀이’와 ‘사냥’이라는 뜻이 담겼듯이 저자는 신들이 주사위를 던져 세계를 분할했다는 이야기, 고대 원주민의 풍습인 포틀래치 등 게임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결국 『게임의 문화 코드』는 문화의 일부분이면서도 연구 대상에서 밀려나 있던 게임을 양지로 불러내는 동시에, 게임을 좀 더 명확하게 분석하고 사회문화적 가치와 의의를 인식하게 해준다. 이를 통해 게임 산업 종사자는 물론, 게이머에서 자녀가 게임에 빠질까봐 걱정하는 부모들에 이르기까지 게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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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이동연

1965년 서울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메타비평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상지대학교 겸임교수, 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지난 2005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한국예술학과에 재직 중이며,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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